농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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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조선일보]“농지값 하락 등 농촌엔 큰 혼란… 누가 책임지나”2026-09-22 10:01
작성자 Level 10

농지 처분 예외 사유 늘렸지만…

지난 5월 시작된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싸고 “정부가 땅을 뺏으려 한다” “투기꾼 잡겠다는 정책이 논에서 먹고사는 애꿎은 임차농을 잡는다” 등 농민 불안이 커지자 정부와 여당이 수습책을 내놨다. 투기를 제외한 관행적 임대차, 휴경 등은 농지은행에 맡기면 강제처분(매각)을 유예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농림축산식품부는 21일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농촌 현장에선 임차농이 대거 쫓겨나고, 농지 거래가 올스톱되고 농지값이 급락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설익은 정책은 ‘긁어부스럼’격이고, 대책은 때늦은 감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확립한다면서 농지조사를 시작했지만, 부작용만 커지는 양상이다. 이번 조사에는 예산 670억원이 들어갔다.

◇“투기와 농촌 관행 구분”

당정은 불법 임대차는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에 맡기면 합법화하기로 했다. 소유한 지 3년이 지난 농지는 농지은행에 위탁·관리를 맡기면 현재 임대차를 불법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실제 경작자가 합법적 임차인 지위를 얻어 농사를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추후 진행될 농지 보완 조사 대상에서도 아예 제외된다.

한편 농식품부는 당초 7월 31일까지였던 임대차 특별 정비 기간을 11월 15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 기간 농지은행에 임대 위탁을 신청하면 된다. 여러 명이 공유한 농지는 과반수를 차지하는 지분 공유자 동의로 농지은행에 맡길 수 있다.

현행 농지법상 개인 간 농지 임대차는 ▲1996년 이전 취득 농지 ▲1ha 이하 상속·이농 농지 ▲60세 이상인 사람이 5년 이상 스스로 경작한 농지 등의 경우에만 가능하다. 요건이 까다롭다 보니 상당수 고령자와 상속인은 구두 계약으로 경작을 맡기는 일이 많았다. 7월 끝난 1차 농지 전수조사에서도 위반 사유 1위가 불법 임대차(21.1%)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유한 지 3년 이상 되는 농지가 90%가 넘는다”며 “대부분 관행적 임대차는 억울하게 처분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무단 휴경도 마찬가지다. 고령자나 상속인이 농사를 짓지 않고 있는 농지, 팔려고 내놨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어 장기간 방치된 농지 등은 농지은행에 관리를 위탁하면 강제처분을 받지 않는다. 경작이 어려워 방치할 수밖에 없었던 맹지나 경사지는 농지은행이 맡아 활용 방안을 찾기로 했다. 영농형 태양광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경미한 불법 전용도 양성화

불법 전용 농지는 농지보전부담금을 납부한 뒤 사후에 전용할 수 있게 길을 터주기로 했다. 예컨대 신고나 허가 등 절차 없이 농지에 창고를 지은 경우 지금이라도 전용을 신청하면 부담금을 부과한 후 이를 받아주기로 했다. 1988년 이후 처음으로 실제 농지 이용상태와 대장을 일치시키는 작업이 추진되는 것이다. 다만 비닐하우스나 버섯재배기업 등 겉으로는 농지 이용인 것처럼 꾸며 놓고 안에서 식당을 운영하거나 태양광 발전에만 사용해 법에 저촉되는 경우에는 본래 용도로 쓰도록 교정 기간을 부여한다.

◇“이미 혼란 큰데, 누가 책임지나”

처분을 유예·면제하려면 국회가 근거법인 특별조치법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입법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무단 휴경과 관련해 자진정비 기간을 얼마로 설정할지도 논의 대상이다. 김홍상 농정연구센터 이사장은 “복잡한 농지 문제를 속도전으로 다루다 보니 혼란이 일어난 것”이라며 “이미 상당수 임차인이 쫓겨나고 농지 거래가는 급락했는데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말했다. 올 2분기(4~6월) 전국 농지 1㎡당 실거래가는 4만9017원으로 1년 전보다 8.1%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