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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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한국농어민신문]한국 쌀값, 일본의 1/3…'급등 프레임' 틀렸다2026-03-11 10:16
작성자 Level 10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최근 일부 정치권과 언론이 ‘쌀값 급등’ 프레임을 제기하고 있지만 실제 가격 수준과 소비 구조를 보면 과장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쌀값은 일본보다 크게 낮은 수준인데다 정부가 상당량을 복지용으로 저가 공급하고 있어 소비자 부담을 단순 가격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쌀값 한국 1.5만 vs 일본 4.9만···가계 지출비중 한국 0.5% vs 일본 2.1% '격차'


한국농어민신문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aT KAMIS)와 일본 농림수산성이 최근 발표한 ‘쌀 월간 보고서(2월호)’를 토대로 최근 5년간 서울(2022년까진 전국 조사만 진행)과 도쿄의 쌀 소비자 가격을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 쌀값이 일본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서울의 소매 쌀값은 5kg 기준 1만3410원이었으며 일본 도쿄의 경우 대표 품종인 고시히카리는 2만1890원, 고시히카리 외 품종은 1만9868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3월 5일 기준 934.58원을 적용했다.


이 같은 격차는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과 생산 조정 정책 등의 영향으로 일본의 쌀값이 급등하기 시작한 2024년 중반 이후 더욱 벌어졌다. 지난해 서울은 1만4745원, 도쿄는 4만6067원을 기록했고 국내에서 ‘쌀값 급등’이라는 보도와 정치권 발언이 이어졌던 올해 1월에는 각각 1만5760원과 4만9692원으로 격차가 3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장기 통계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평균 소비자 쌀값은 서울이 kg당 2707원, 도쿄는 5544원으로 일본이 두 배 수준이었다.


다른 식료품과 비교해도 쌀 가격의 상대적 위치는 뚜렷하다. 국제물가통계(Numbeo)에 따르면 지난 1월 쌀의 대표적인 대체 식품으로 꼽히는 빵 가격은 kg당 한국이 약 9000원, 일본이 약 5600원으로 한국이 60%가량 높았다. 다른 식료품과 달리 쌀 가격만 일본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는 셈이다.


가계 지출 구조에서도 쌀이 차지하는 부담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대한곡물협회 조사에 따르면 가계 총지출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0.5%, 일본은 2.1% 수준으로 한국 소비자의 부담이 일본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취약계층엔 복지용 쌀 저가 공급···소비자 부담 완충 역할


특히 한국은 해외에서 찾아보기 힘든 저소득층 대상 쌀 현물 공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차이다. 정부는 매년 약 17만톤, 즉 시장 유통량의 약 7%에 해당하는 쌀을 복지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공급 단가는 일반 시장가격보다 훨씬 낮다. 생계·의료급여 수급자에게는 kg당 250원, 주거·교육급여 및 차상위계층은 1000원, 기초생활보장시설은 1257원, 무료급식 및 구호용은 360원 수준이다. 일반 소비자 가격이 kg당 약 3100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은 가격이다. 이 때문에 실제 취약계층이 체감하는 쌀 소비 부담은 통계상 소매가격보다 훨씬 낮게 나타난다. 


소비자도 ‘비싸다’ 인식 안해···실제 가격·소비구조 근거 ‘급등 프레임’ 사실과 거리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도 ‘쌀값 급등’이라는 인식과는 거리가 있는 결과가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26’에 따르면 전국 패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쌀 가격에 대해 ‘저렴하거나 적절하다’는 응답은 51.4%로 절반을 넘었다. ‘비싸다’는 응답 가운데서도 ‘다소 비쌈’이 43.9%, ‘매우 비쌈’은 4.7%에 그쳤다. 


밥 한 공기 가격을 300원으로 제시했을 경우에도 ‘비싸다’는 응답은 10.5%에 그친 반면 ‘저렴하다’(53.9%)와 ‘적정하다’(35.6%)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최근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전반적으로 가격 수준을 과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우세한 셈이다.


한태희 대한곡물협회 상무는 “국내 쌀값은 우리와 유사한 소비 구조를 가진 일본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협회 조사에서도 빵 등 주요 가공식품 가격은 한국이 일본보다 높은 반면 쌀 가격은 크게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우리나라는 취약계층에게 쌀을 현물로 직접 공급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쌀값이 다소 상승하더라도 소비자 후생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고,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병완 한국쌀산업연합회장(농협RPC전국협의회장)은 “농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해선 안 된다”며 “적정한 쌀값 등 농산물 가격 보장은 농업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안정적인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한 생산 기반 유지와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수년간 약세였던 쌀값이 이제 안정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급등’으로 규정하는 것은 쌀 산업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프레임”이라며 “주식인 쌀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