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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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농민신문][가축전염병 악재] 전국 확산 막을 긴급방역 사투…파주 구제역 백신접종 현장2026-03-02 15:43
작성자 Level 10
강화·고양 잇따라 구제역 발생 
전국 우제류 예방접종 앞당겨 
전문가 “백신 전반 재점검을”
8면 골든타임 사수하자 파주
24일 경기 파주시 파평면의 한 소 사육농장에서 김희원 파주연천축협동물병원장이 젖소에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파주시는 19일 고양 한우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이달 27일까지 관내 소·염소 등 우제류 전 개체를 대상으로 긴급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김 원장이 연속주사기로 목 근육 부위에 접종하는 모습(원 안 사진). 파주=김병진 기자

“아침 7시부터 시작해 저녁 7시까지 모두 7개 소농장에서 백신접종을 할 예정입니다. 점심시간 20분 빼고는 하루 12시간 내내 접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24일 경기 파주시 파평면의 한 젖소농장. 방역복을 차려 입은 김희원 파주연천축협동물병원장(한국우병학회장·공수의)은 영하권 날씨에 차갑게 식은 백신을 병째 미지근한 물에 담갔다. 적정 온도(15∼25℃)를 맞추기 위해서다. 김 원장은 “파주지역 공수의 12명이 매일 소·염소 농가 7∼8곳씩 방문해 1000마리 이상에 백신을 접종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고 말했다.

올들어 1월30일 인천 강화군, 2월19일 경기 고양에서 잇따라 소 구제역이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긴급 백신접종을 통해 전염병 확산을 막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특히 고양 발생 이후엔 인접한 4곳(서울, 경기 파주·양주·김포)의 우제류 20만여마리에 27일까지 긴급 접종을 시행했다. 당초 3월9일 개시 예정이던 전국 소·염소 대상 구제역 백신 일제접종 기간도 2월20일∼3월15일로 앞당겼다.

김 원장은 젖소 사육농가 이호동씨 농장에서 2개월 미만 송아지를 제외한 204마리에 백신을 접종했다. 현장은 말그대로 사투였다. 김 원장이 먼저 소 자동목걸이(개체잠금장치)에 잡혀 있는 젖소의 목이나 엉덩이에 주사를 놓으면, 이씨가 따라다니며 접종을 마친 소머리에 빨간색 래커 스프레이로 표시했다.

자동목걸이에서 벗어난 소에 대해선 수의사가 직접 우사 안으로 들어가 접종했다. 농장 관계자들이 소를 한쪽으로 몰아넣으면 김 원장이 틈을 타 민첩하게 목 부위에 구제역 백신주사를 놓았다. 한마리당 1000㎏에 육박하는 큰 소들이 주삿바늘에 놀라 날뛰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김 원장은 “자동목걸이가 잘 정비돼 있으면 접종이 그나마 수월하지만 덩치 큰 수소들이 축사에서 무리 지어 달려올 땐 발에 밟힐 뻔 하는 등 식은땀 나는 상황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생존권을 한번에 앗아가는 가축전염병이 가장 두렵다”며 “재산을 지키는 게 최우선이라는 마음으로 접종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사육마릿수 50마리 미만 농가나 고령농가엔 수의사와 포획 전문인력을 통한 백신접종을 지원한다. 50마리 이상 농가는 전업농가로 분류돼 자가접종이 원칙이다. 그러나 파주를 포함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선 전업농가에도 접종을 지원한다.

현장에선 예방 백신접종 전반에 대한 재점검 필요성도 제기됐다. 본지 취재 결과에 따르면 1·2월 발생한 강화군·고양 농장은 공수의가 지난해 9월 구제역 예방백신을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가 백신접종을 했는데도 구제역이 발생한 것이다.

김 원장은 “대동물 전문가들도 하기 어려운 백신접종을 농가가 자체적으로 담당하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실제로 농가를 돌다보면 냉장고 깊숙한 곳에서 유통기한이 수년 지난 백신이 쏟아져 나오거나 소 이력제상 등록되지 않은 개체가 발견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김성기 한국소임상수의사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올해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 혈청형은 모두 O형이어서, 백신으로 방어할 수 있는 범위에 있다”며 “원인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속한 일제접종으로 확산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파주=김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