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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한국농어민신문]국산 농축수산물 의무 사용 빠진 ‘군급식기본법’ 실효성 논란2026-02-10 10:10
작성자 Level 10

[한국농어민신문 손민정 기자] 


2024년 국내산 군납 비중 43.2%

2021년 81.6% 대비 급락 불구

국방부, “기존 제도 명문화한 것뿐”


국산·친환경 농산물 사용 의무화

품질 기준 명시 등 개정 촉구


군인 급식 질 향상을 위한 ‘군급식기본법’이 23일부터 시행됐지만, 정작 품질을 개선할 대책이 미비해 ‘이름뿐인 법’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먹거리단체 등은 입법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조달체계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국산 및 친환경 농산물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후속 입법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이달 23일부터 시행된 군급식기본법은 군급식의 질을 향상시키고 안정적인 공급으로 군인의 건강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제정된 법안이다. 이를 통해 군급식의 체계적인 운영 관리를 위해 ‘군급식위원회’를 설치하고, 군급식위탁공급업자의 과태료 세부 기준 마련 등 위탁 관리에 필요한 규정을 마련했다.


또 접경지역에 있는 부대 및 대규모 급식인원이 있는 부대는 해당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수산물을 우선적으로 납품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급식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국산 농축수산물 사용량을 확대할 방안은 사실상 전무해 법안 제정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이 지난해 국방부와 농협중앙회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산 농축수산물의 군납 비중은 2021년 81.6%에서 2024년 43.2%로 급감했다. 반면 경쟁입찰로 납품되는 가공식품의 비중은 2021년 18.4%에서 2024년 56.8%로 급등했고, 이마저도 국내산 원료 사용 의무가 없어 상당 분량이 수입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희 희망먹거리네트워크 상임대표는 “기본법을 제정했다는 사실보다, 그 안에 군 장병들이 건강하게 복무할 수 있는 실질적인 내용이 담겨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기본법은 위탁 관리에만 중점을 둬 민간 위탁 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고 비판했다. 수익을 내야 하는 민간 위탁은 구조상 값싼 수입산 식재료의 사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른 조항들도 품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정책이 아닌, 기존 제도를 명시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 물자관리과 관계자는 “접경 지역 농산물 우선 사용 조항은 권고적 성격의 재량 규정인 데다, 이미 접경지역지원특별법에 따라 시행돼 온 내용을 포괄한 것에 불과하다”며, “군급식위원회 역시 기존 ‘전군 급식정책심의위원회’의 명칭만 변경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군급식기본법은 기존 제도를 법적으로 명문화한 것에 의의가 있는 법으로, 제도 변화는 없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먹거리단체 등은 군급식의 품질 기준을 명시하고, 국산 및 친환경 농산물 사용 의무 조항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기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공공급식이 지역과 연계해 우수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려면, 이를 뒷받침할 공적 조달 시스템을 마련하고 식재료 품질 기준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며 “특히 군대의 경우 사단 차원에서 조례를 독자적으로 제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법률에 명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안나 경기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처장은 “공적 조달 체계 안에서 농가와의 계약재배를 확대해 안정적인 농산물 공급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산·친환경 농산물 사용이 우선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동시에 영양사 배치와 식단 개발 등을 병행해 우리 군이 먹는 급식의 품질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민정 기자 sonmj@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