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어기구)는 24일 농림축산식품부 및 소관기관에 대한 종합감사를 열고 수확기 쌀값 대책, 지역농축협 수익성 개선방안, 벼멸구 피해 보상 기준 완화 등 정부 대책을 점검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어기구)가 지난 24일 농식품부 및 소속기관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여야의원들은 국감기간에 제기한 농업·농촌의 현안에 대한 정책대안 및 수감기관의 책임 있는 답변, 발전적 제도개선 방안 마련 등을 주문했다. 특히, 수확기 쌀값 및 식량안보 제고 방안,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지역농축협의 경영개선 방안 등에 대한 요구가 이어졌다. 불법농약 단속 강화, 농작물이나 농기계 등의 보험관련 제도개선 등도 촉구했다.
수확기 쌀값 대책 촉구…곡물자급률 19.5% 불과, 식량안보 강화를
이원택 더불어민주당(군산·김제·부안을) 의원은 지난 7일 있었던 농식품부 국정감사에 이어서 수확기 쌀값 제고 방안 마련을 다시금 촉구했다. 이 의원은 2024년도 계약재배 수매가격을 확정한 14개 지역의 농협RPC(미곡종합처리장) 조사를 통해 “지역농협 RPC의 신곡 매입가격이 5000~6000원 하락했거나 전년수준에서 동결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2024년 신곡의 산지쌀값이 정곡 80㎏기준 10월 5일에는 18만8156원에서 10월 15일에는 18만4848원으로, 1.8%, 3308원이 하락했다. 이원택 의원은 “올해는 흉년인데다가 벼멸구 피해에 등급도 낮다. 여러 고충이 있는 농민들을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여러 번 요구하는데, 이런 속도로 가면 정말 걱정이 된다”면서 “수많은 농민들이 농지에서 일을 하게 해야지 아스팔트로 나오게 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 수확기에 농민들이 위안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작정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의 곡물자급률 평균이 70% 이상인데 우리나라는 2021~2023년 평균 19.5%에 불과한 만큼 해외곡물망 확보 등 식량안보를 강화하라는 주문도 나왔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제주 갑) 의원은 “곡물자급률은 한 나라의 식량안보를 나타내는 지수인데, 우리나라는 2022년 세계식량안보지수 39위로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보다 뒤처진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2022년 12월에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 방안’을 통해 2027년까지 곡물수입량 중 국내기업의 해외유통망 활용비중을 18%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문대림 의원은 “최근 2년간 우리기업이 확보한 해외곡물망을 통한 수입비중이 0%대”라면서 “정부가 내놓은 해외곡물망 확보 지원 융자사업 실적이 없다는 것은 식량안보위기에 손 놓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질타했다.
쌀 매입과 관련된 왜곡된 보도에 대한 대응도 주문했다. 2023년의 경우 공공비축미곡 9916억원, 시장격리 15만톤 2199억원, TRQ(저율할당관세)수입쌀 40만9000톤에 4791억원이 사용됐다. 이에 대해 임미애 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은 “‘남아도는 쌀 구매하는데 1조7000억 사용한다고?’라는 제목의 기사를 본적이 있냐”고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에게 따졌다. 그는 “이 기사를 접한 국민들은 쌀값 하락에 항의하는 농민들을 매우 이기적인 집단으로 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공공비축미는 식량안보를 위해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TRQ수입쌀은 정부가 의무적인 행위를 하면서 쓰인 돈이지 남아도는 쌀을 격리하기 위해 사용된 예산이 아니다”고 지적하고, 기사정정 보도를 요청했는지를 추궁했다.
지역농축협 수익성 악화…경영개선 방안 마련 주문
군이나 면단위 지역농축협이 신용손익에서 경제손익을 충당하는 비중이 50%대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경영개선 방안을 주문했다. 이만희 국민의힘(영천·청도) 의원은 “지역농협이 경제사업을 하는데, 기본적으로 농민들한테서 이익이 날 수 있는 구조는 아니고, 농협이 자체적인 신용사업을 통해 경제사업을 할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그런데 20년 전에 만들어진 비조합원들에 대한 이용한도를 계속 묶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농축협의 경우 2005년부터 대출을 비롯해 비조합원의 사업이용량이 50% 이내로 범위가 설정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만희 의원은 “지역농협이 활동할 수 있는 범위를 좁혀 놓은 것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이미 비조합원의 사업이용량이 50%에 근접한 지역농협이 790개 이상으로, (전체 지역농축협)의 70% 이상 된다”고 지적했다.
박덕흠 국민의힘(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은 지역구 농축협들의 손익현황을 제시하고, “경제사업, 교육지원 사업 등의 손실을 신용사업 수익으로 보전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신용사업은 23억4100만원에서 44억1000만원까지 흑자인 반면 경제사업의 경우 적게는 13억9100만원, 많게는 28억5700만원까지 적자다. 박덕흠 의원은 “과거에는 농가인구는 많고 대출가용자원은 부족할 수 있어 조합원 대출을 우선시 했던 것 아니겠느냐”면서 “농가인구가 급격하게 줄고, 고령화되고 있는 만큼 이런 부분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온라인 판매 불법농약 단속·벼멸구 피해보상 기준 완화를
김선교 국민의힘(여주·양평) 의원은 2019년부터 2024년 9월까지 유통단계 불법농약 적발내역 500건을 분석해 온라인 유통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농약은 등록된 점포에서만 판매하고 온라인 판매는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부정유통의 경우 오프라인은 2022년 이후 없는 반면, 온라인은 2022년 10건에서 2023년에는 44건, 올해는 9월까지 24건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또, 김선교 의원은 해외에서 구매한 제초제를 보여주면서 “2019년 PLS(농약허용기준강화제도)가 시행되고, 등록되지 않은 농약은 사용을 금지하는데도 불법농약이 활개치고 있다”면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아 농업인들의 건강을 해치고, 농산물과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만큼 단속을 강화하고, 온라인판매 농약과 관련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은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에 비해 10% 높은 벼멸구 재해의 피해보상 기준 완화를 요구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 시 농약대 보상 최소피해율은 20% 이상이고, 대파대 보상 최소피해율은 70% 이상인데, 벼멸구 재해는 각각 30% 이상과 80% 이상으로 돼 있다는 것이다. 문금주 의원은 “이상고온으로 발생한 벼멸구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해준 것은 감사한데, 그때만 좋았다”면서 피해율 29%를 인정받은 논을 보여준 후 “30% 미만이기 때문에 보상을 받을 수 없다. 농민들을 위해 살펴봐 달라”고 덧붙였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증평·진천·음성) 의원은 통계를 비롯해 농기계 사고에 대응하는 정부의 시스템이 부실하다고 질타했다. 임호선 의원은 “경운기 52만대가 움직이고 있는데 농기계보험에 가입된 것은 1만대로 100대 중 2대만 가입하고 있다”면서 농기계마다 보험을 계약하는 방식이 아니라 동일증권(2대 이상의 차량소유주가 차량보험을 통합해 관리하는 제도)방식, 농장단위 계약방식 등도 검토해볼 것을 주문했다. 또한 자동차보험에 농기계 특약을 추가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뭔가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지 농기계 사고에 (농민들을) 노출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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