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안성에 있는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강원 강릉 돼지농가에서 16일 발병한 이후 7일 만이다. 안성은 ASF가 2019년 9월 국내 첫 발생한 이후 사육 돼지는 물론 야생멧돼지에서도 검출되지 않은 지역이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송미령·농림축산식품부 장관)는 23일 안성의 한 돼지농장에서 ASF 발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농장은 2600마리를 사육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수본은 농장주에게서 돼지 폐사 신고를 접수한 이후 정밀 검사를 시행한 결과 발병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중수본은 해당 농장에 초동방역팀·역학조사반을 파견해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는 ASF 긴급행동지침(SOP) 등에 따라 모두 살처분에 들어갔다.
중수본은 안성을 비롯해 인접한 경기 평택·용인·이천, 충남 천안, 충북 진천·음성 6곳 시·군의 돼지농장·도축장·사료공장 종자사와 차량에 대해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ll·스탠드스틸)’을 발령했다. 스탠드스틸 발령 기간은 23일 오후 6시부터 25일 오후 6시까지 48시간이다.
중수본은 공동방제단 방역차 17대, 지방정부 보유 방역차 36대, 농협 임차 방역차 7대 등 가용한 소독 자원을 총동원해 안성과 인접 6개 시·군에 자리한 돼지농장 638곳과 주변 도로를 집중적으로 소독하는 중이다. 또한 농식품부 1명과 검역본부 2명으로 구성된 중앙기동방역기구 인력을 발생 농장에 파견해 살처분과 매몰, 잔존물 처리 등 현장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수본은 발생농장 방역대(반경 10㎞·방역지역) 내 농장 38곳과 발생농장과 역학관계가 있는 농장 49곳에 대해서는 긴급 정밀검사에 돌입했다. 역학관계가 있는 동일 도축장 방문 역학농장 139곳을 대상으로는 임상검사를, 76대의 차량에 대해서도 세척·소독을 각각 시행 중이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가 23일 회의를 열고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아울러 중수본은 17일부터 전국에 발령한 위기 경보 ‘심각’ 단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방역대와 역학 관련이 있는 농장 226곳을 대상으로 1·2차 임상·정밀검사를 7일 이내에 조속히 마무리하고, 이동 제한이 해제될 때까지 매주 1회 임상검사를 진행해 추가 발생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또 경기권역 내외로 돼지(모돈 등) 이동 때마다 임상·정밀검사를 벌인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는 위험지역 농장 이상 유무 확인을 위한 전화 예찰을 매일 할 계획이다. 전국의 모든 양돈농장을 대상으로 ASF 발생 상황을 전파하고 농장 소독과 차단방역 수칙 등을 방역본부와 한돈협회 등을 통해 집중 홍보한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강릉 사례와 마찬가지로 경기 안성은 그간 야생멧돼지에서도 ASF 검출이 없었던 데다 양돈농장이 밀집된 지역이라는 점에서 상황을 좀 더 엄중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거 발생 통계를 보면 가을철과 함께 1월은 ASF 발생 빈도가 높은 시기로 방역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기온이 낮아 소독기 동파 등으로 소독 효과가 떨어지기 쉬우니 지방정부와 축산관계자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방역관리에 온 힘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경기도는 방역지역 내 추가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주요 도로와 농장 진입로 소독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의심 증상 발견 때 즉시 신고하도록 농가 지도·홍보를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철저한 방역 조치와 역학조사를 지시했다. 총리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김 총리가 현지에서 ASF 발생 상황을 보고받고 이 같은 긴급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농식품부를 향해 "발생 농장 등에 대한 출입 통제와 살처분, 일시 이동 중지, 집중 소독 등 SOP에 따른 방역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역학조사를 통해 발생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에너지환경부에는 "발생 농장 주변의 멧돼지 흔적, 서식 밀도조사를 포함한 야생 멧돼지 폐사체 수색 및 포획 활동, 울타리 긴급 점검 및 취약 구간 보완 등에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농식품부에 따르면 2025~2026년 ASF 발생 농장은 모두 8건으로 늘어났다. 다음은 시기별 발병 지역이다. 경기 양주에서 2025년 1월20일, 1월28일, 3월16일 연속 3차례 발생했다. 이어 경기 파주(7월16일)·연천(9월14일), 충남 당진(11월24일)에서 나왔다. 올들어선 강원 강릉(1월16일), 경기 안성(1월23일)에서 발병했다. 2019년 9월 국내 최초 발생 이후 양돈장 발생 사례는 모두 57건이 됐다.
김보경 기자 bright@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