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올해가 농지제도 대전환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작농 체제가 한계에 몰린 상황과 농지 이용 방식의 효율화로 농업생산성을 높이려는 정책 방향이 맞물리면서 농지 임대차 활성화 등의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GSnJ 인스티튜트는 최근 ‘2026년 한국 농업·농촌을 뜨겁게 달굴 다섯가지 위협과 기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하며 올해 집중적으로 다뤄야 할 핵심 농정의제 중 첫번째로 ‘농지제도의 혁신적 개편 모색’을 꼽았다.
보고서는 농지제도와 현실의 괴리가 심해지고 있다고 봤다. 우선 헌법은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현실에선 고령농 은퇴로 자작농 기반이 급격히 위축되고 이들 농지 대부분은 도시민 자녀에게 상속되는 실정이다. 기계화·전문화·집단화된 조직경영체 중심의 영농이 미래농업의 대안 중 하나로 제시되지만 농지 임대차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현행 ‘농지법’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GSnJ는 “경자유전 원칙에서 경자용전(耕者用田) 원칙으로 전환을 적극 모색하고 공론화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비농민의 농지 소유가 늘어나는 현실을 인정하되 이들의 농지가 농업에 이용되는 방향으로 제도적 틀을 정비하자는 의견이다.
그러면서 GSnJ는 영농 목적의 농지 임대차를 전면 허용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는 20여가지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또 임대차되는 농지의 양과 질, 사유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농지 임대차 신고제도’를 도입하고 인구감소지역에 한해 일반기업에도 영농 목적의 농지 임대차를 허용할 것을 건의했다. 일본은 농업법인이 아닌 일반법인도 전국 어디서나 농지를 빌려 농사지을 수 있다. GSnJ는 “농지를 소유하는 자가 경작하는 것이 아니라 농지를 효율적·생산적으로 이용 가능한 자가 안정적으로 경작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임대차의 원칙적 자유화라는 혁신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목할 점은 곧 촉발될 국회의 법 개정 논의 방향이다. 현재 여야를 막론하고 수십여건의 ‘농지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여기엔 ‘경자용전을 위한 임대차 활성화’와는 사실상 배치되는 주말·체험 영농족 등에 대한 농지 소유 규제 완화, 농지전용 규제 완화 등의 내용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농지법’을 관리하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관계자는 “그동안 농지 위 화장실·주차장 설치 허용 등 이견이 없는 사안을 주로 처리해왔는데 상반기 중에 농지의 소유와 전용, 임대차 등 굵직한 사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신년사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는 농지제도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개선하겠다”면서 “소유와 임대, 관리체계 등 전반적 개선사항은 농지의 활용과 보전을 조화롭게 고려해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석훈 기자 shakun@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