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마당

농업뉴스

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한국농어민신문)농번기에 불법 근로자 단속…“올 농사 어쩌나”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4-04-11 09:29
조회
29

농장주 모르고 고용했다 낭패
당장 대체인력도 없어 발동동


[한국농어민신문 송해창 기자]



4월 7일 천안지역 한 농민이 밭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4월 7일 천안지역 한 농민이 밭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농장주라고 다 알고 고용하는 게 아니에요. 이번 단속으로 불법 신분인 걸 알게 된 경우가 상당합니다. 인근 과수원은 외국인근로자 12명 중 7명이 잡혀갔어요. 하필 농번기에 단속하면 올해 농사는 어떡합니까?”





4월 7일 오후 2시경 천안에서 만난 김 모(53) 씨가 한숨 쉬며 말했다.

그는 “불법 고용을 옹호하는 게 아닙니다. 그러나 당장 대체할 인력이 없어요. 정부가 농촌의 현실을 외면해 마음 아픕니다”라고 덧붙였다.

충남 천안지역 농민들이 법무부의 불법 외국인근로자 단속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본격 농번기를 앞두고 벌어진 단속에 한 해 농사를 걱정해야 한다는 푸념이 나온다.

농업계에 따르면 3월 초부터 천안에서 불법 외국인근로자 집중 단속이 실시되고 있다. 농업계는 한 달 새 약 300명의 불법 근로자가 단속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평년 대비 3배가량 단속됐다는 추산이다.

7일 오후 3시경 만난 임 모(66) 씨는 단속으로 인한 인력난을 토로했다.

천안에서 배농사를 짓는 그는 “배농사는 3~4월이 중요하다. 3월에는 배나무 가지를 끈으로 묶는 유인작업, 4월에는 화접작업을 해야 한다”며 “둘 다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하나 지역 내 인력이 대폭 줄었다. 최근에서야 인근 주민들끼리 도와가며 유인작업을 마쳤다”고 했다.

이어 “단속 이후 인건비만 하루 2만원 이상 올랐다. 이마저도 구하지 못해 난리”라며 “이미 천안은 외국인근로자들 사이에서 기피지역으로 불린다더라. 올해 농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막막하다”고 푸념했다.





일부 농민은 단속에 따른 억울함을 쏟아냈다.

같은 날 오후 5시경 만난 김 모(57) 씨는 “농민들은 인력사무소, 기존 외국인근로자 등을 통해 신규 인력을 소개받는다. 소개 과정에서 여권, 비자 등을 살펴 불법 여부를 확인한다”며 “이번 단속 과정에서 위조된 것임이 밝혀졌다. 농민들도 피해자인데 불법 고용에 따른 벌금까지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지역 정치권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천안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최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가 현실을 외면하고 대책없이 단속에만 몰두하고 있다. 농번기에 집중단속은 농사를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며 “법무부가 이치에 맞게 유연하고 신중히 대응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천안지역 한 국회의원 후보는 최근 자료를 내고 “천안은 배농사 가구가 많아 화접 시기에 턱없이 일손이 부족하다. 이런 농촌 사정을 법무부 측에 지속적으로 설명해 왔다”며 “농번기만이라도 단속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해 긍정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한 단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천안지역 단속 관련 “특정 시·군·구 불법 체류 외국인 단속 현황은 별도 작성·관리하지 않는다”며 “지역 구분 없이 농촌 인력 부족, 파종기·수확기 등 시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속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업경영인경기도연합회를 후원해 주시는 회원사 여러분의 소중한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