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통계청, 2023년 농림어업조사
조사 이래 처음…사상 최저치
감소세 해마다 점점 가팔라져
인구 200만명선 사수도 ‘위태’
70세 이상 농가비중 가장 높아
청년농 5439가구 ‘역대 최소’
전업농도 전년 대비 6% 줄어
판매액 연 1000만원 미만 과반
통계청은 매년 ‘농림어업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농가의 규모·분포·구조·경영상태를 파악한다. 그간의 조사 결과를 보면 농가규모는 갈수록 쪼그라들고 농민들은 나날이 늙어갔다. 악화일로를 걷던 상황은 지난해 더 심각해졌다. 통계청이 18일 내놓은 ‘2023년 농림어업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 100만가구 선이 무너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령 농가인구 비율은 처음으로 전체 농가인구의 절반을 넘어섰고 청년농민수는 사상 최저점을 찍었다.
◆농가 100만가구 붕괴…가파른 감소세=1970년대까지 유지됐던 농가 200만가구 선은 1982년 깨졌다.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다 2015년부터 100만가구대를 겨우 지켜왔다. 2019년(100만7158가구) 바닥을 친 후 2020년(103만5193가구) 다시 조금 느는 듯하더니 이듬해부터 다시 내림세를 탔다. 결국 지난해 농가수는 99만9022가구로 주저앉았다. 농가수가 100만가구 아래로 떨어진 건 1949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문제는 이같은 감소세가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농가수 감소율은 2021년 0.4%(3983가구)에서 2022년 0.8%(8413가구)로 두배 증가했다. 지난해 감소율은 2.3%(2만3775가구)로 전년보다 3배 가까이 커졌다.
이에 따라 전체 가구에서 농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9∼2020년 5%에서 2021년 4.8%, 2022년 4.7%, 2023년 4.6%로 쪼그라들었다.
농가인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22년 216만5626명으로 전년보다 2.3%(4만9872명)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는 208만8781명으로 3.5%(7만6845명)의 감소폭을 보였다. 농가인구 200만명 선 사수도 위태로워진 형국이다. 총인구 대비 농가인구 비율은 2020년 4.5%에서 2021년 4.3%, 2022년 4.2%, 2023년 4.0%로 낮아졌다.
◆농가인구 2명 중 1명 고령…청년농 역대 최저=통계청은 농가규모 감소의 주원인으로 고령에 따른 농업 포기, 전업 등을 꼽았다. 실제로 65세 이상 고령농가 비율은 2020년 42.3%, 2021년 46.8%, 2022년 49.8%에서 지난해 52.6%로 처음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고령인구 비율(18.2%)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농촌이 늙어가는 속도는 유독 빠르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고령인구 비율이 전년 대비 0.8%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같은 기간 농가 고령인구 비율은 2.8%포인트 뛰었다.
연령별로 보면 농가인구 가운데 70세 이상이 36.7%(76만7380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60대(30.7%)·50대(14.9%)·40대(5.5%)가 그 뒤를 이었다. 연령대 가운데 70세 이상 농가인구만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10세 미만은 18.5%, 40대는 13.1%, 20대는 12.1% 줄어드는 등 다른 연령대는 모두 감소했다.
농가 경영주의 고령화도 심각해졌다. 70세 이상의 비중이 47.8%(47만7323가구)로 가장 많았고 60대(34.2%)·50대(14.2%)·40대(3.3%) 순으로 나타났다. 농가인구와 마찬가지로 농가 경영주 역시 유일하게 70대 이상의 연령대만 전년보다 2.6% 늘었다.
이같은 흐름에 따라 청년농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영주가 40세 미만인 농가는 2020년 1만2426가구에서 2021년 8477가구, 2022년 7036가구로 내림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5439가구까지 떨어졌다. 특히 모든 연령대 가운데 전년 대비 가장 큰 감소율(22.7%)을 보였다. 전체 농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0.7%에서 지난해 0.5%로 곤두박질쳤다.
◆팍팍한 농촌 살림살이=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축산물 판매금액이 1억원 이상인 농가는 4만2457가구로 전년보다 9.7%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 농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에 불과하다. 농축산물을 팔아 연간 1000만원도 벌지 못하는 농가의 비중은 64.5%로 여전히 전체 농가의 절반 이상을 웃돈다.
순수하게 농사만으로 먹고사는 전업농가는 2022년 59만9374가구에서 지난해 56만3649가구로 6% 줄었다. 전업농가 비율은 58.6%에서 56.4%로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겸업농가는 43만5372가구로 전년보다 2.8% 늘었다. 겸업은 농업수입이 농업 외 수입 대비 같거나 많은 ‘1종 겸업’과 농업 외 수입이 농업수입보다 높은 ‘2종 겸업’으로 나뉜다. 지난해 1·2종 겸업농가는 각각 전체 농가의 10.3%·33.2%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