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밭작물 기계화율은 67.0%인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 때(2021년)와 견줘 3.7%포인트 올랐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10년간 상승폭이 최대 2.0%포인트인 것을 고려하면 두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라면서 고무적이라는 반응을 내비쳤다. 하지만 밭작물 기계화율은 2017년 이후 7년째 60%대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갈 길이 여전히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진청이 최근 내놓은 ‘2023 농작업 기계화율 통계’를 보면 밭작물 기계화율은 2015년 58.3%에서 2017년 60.2%로 올라선 이후 2019년 61.9%, 2021년 63.3% 등 꾸준히 증가했다. 논벼 기계화율은 2015년 97.9%에서 지난해 99.7%로 100%에 근접했다.
농작업 기계화율 통계는 농진청이 지난해 1월1일∼12월31일 표본농가 1500곳을 대상으로 기계 사용 현황을 조사해 분석한 것이다. 조사는 현지 면접 방식으로 2년마다 이뤄진다. 표본농가는 전국 150곳 읍·면·동, 300곳 마을(행정리)에서 선정했다. 밭작물 품목은 콩·감자·고구마·무·배추·마늘·양파·고추 등 8개다.
농진청은 조사에서 밭작물의 농작업을 경운·정지, 파종·아주심기(정식), 비닐 피복, 방제, 수확 등 모두 5단계로 나눴다. 이 중 파종·정식과 수확 단계의 기계화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지난해엔 두 분야에서 기계화율이 크게 진전됐다는 게 농진청의 해석이다.
파종·정식 단계 기계화율은 2015년 8.9%에서 지난해 18.2%로, 수확단계 기계화율은 같은 기간 23.9%에서 42.9%로 상향했다. 특히 마늘의 수확 기계화율은 59.7%로 직전 조사때보다 15.9%포인트, 양파 정식은 22.7%로 6.6%포인트 증가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밭작물 수확 때 기계화율은 2021년보다 10.5%포인트, 파종·정식 단계 땐 5.6%포인트 상승했다”면서 “이는 밭농업 기계화 촉진을 위한 농기계 보급 정책과 연구·개발이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밭작물 가운데 배추·고추·무의 파종·정식, 수확 단계 기계화율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추의 기계화율은 56.2%지만 파종·정식, 수확 단계에선 모두 0%였다. 고추도 전체 기계화율은 48.9%지만 파종·정식, 수확 단계에선 각각 0.3%·0%였다. 무는 파종·정식에서 나타난 기계화율이 8.3%, 수확은 5.7%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