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2024 청년 농부 공감 콘서트
한농연경기도 등 200여명 참석
30명 성공사례 사례집 엮고
선배 농업인과 토크 콘서트도
경기도 청년 농부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성공 비법을 전하고, 고민을 나누며 농업의 미래를 모색하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한농연경기도연합회(회장 정정호) 주최로 지난 11월 19일 화성시 라비돌리조트 신텍스에서 열린 ‘2024 청년 농부 공감 콘서트’에서다.
이날 도 연합회는 경기도 내 성공한 청년 농부를 대상으로 ‘청년, 농업에서 길을 찾다’라는 제목의 ‘2024 경기도 청년농업인 우수사례집’을 발간하고 ‘청년농부 토크콘서트 및 우수사례집 발간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청년 농부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고충을 해결하고 지원 대책과 경기농업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한농연경기도연합회 임원 및 각 시군연합회 선배 농업경영인, 경기도청, 경기도농업기술원, 한국농어촌공사경기본부, 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 농협중앙회 경기본부, 청년 농부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선 청년농부 성공사례 주인공들의 홍보영상물 상영을 시작으로 총 30명의 청년농업인 성공사례가 소개된 ‘2024 경기도 청년농업인 우수사례집’ 전달식을 가졌다.
이어 사례집 주인공인 청년 농부들이 농촌에 정착, 농사를 지으며 겪었던 고민과 애로사항, 또 성공 농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등을 담은 사례를 발표하며 참석한 선배 농업인과 솔직담백하게 이야기하는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우수사례집’은 청년농업인의 성공적 농업·농촌정착 사례로 확산될 수 있도록 책자뿐만 아니라 E-book·USB로도 제작돼 경기 관내 농업관련 기관에 제공될 예정이다.
정정호 한농연경기도연합회장은 개회사에서 “청년농업인들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 도입, 여러 분야와의 융합을 시도하는 노력들은 우리 농업의 새로운 활력이자 희망”이라며 “한농연경기도연합회는 청년농업인들이 농업·농촌에 조속히 정착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청년농업인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발굴해 경기도와 정부가 실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열린 선배 농업경영인들과의 토크콘서트(1)에서는 △스마트 농업시대 △청년 농부의 추억 △청년 농부를 바라보는 오해와 편견 △나의 목표 그리고 꿈 미래를 말하다 라는 4가지 주제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또한 ‘청년농부, 현장에서 답을 찾다’라는 주제로 열린 공감 토크콘서트(2)에서는 농업관련 기관 실무자들이 참석해 청년농부들의 고민과 애로사항, 정책개선, 지원대책 등에 자유로운 토론과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도 연합회는 농협중앙회 경기본부와 함께 경기미 소비촉진 일환으로 참석자들에게 여주쌀 200포(1포 4kg)를 나눠주고 ‘밥이 보약이다. 밥심! 쌀심! 아침밥 먹고 힘내세요!’ 캠페인도 전개했다.
또한 청년 농부들이 땀 흘려 생산한 쌀과 포도, 신선채소, 대추, 배, 꿀, 가공식품 등의 농특산물 홍보·전시 및 시식회도 열려 호응을 얻었다.
한편 도 연합회는 이날 우수 청년농업인에 대한 심사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표창 2명과 농협중앙회장 표창 2명 등 4명을 수상자로 선정, 청년 농부들의 사기진작에도 기여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표창 선정자=윤동민(의왕시), 지은정(남양주시)
△농협중앙회장 표창 선정자=김창민(포천시), 이철용(남양주시)
#성공사례1=경기 의왕시 초평동 ‘초원 새싹농장’ 윤동민(35) 대표
‘샐러드·쌈채소’ 온라인 판매 집중…소비자 반응 좋아 매출 쑥
용인서 사회복지사 근무하다
스마트팜 채소 매력에 빠져
독학으로 농사 땐 ‘3년 시련’
후계농 선정 이후 정상화
지난해 샐러드 카페도 오픈
체험·가공 등 사업 준비 중
용인시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던 중 노인 일자리 창출 업무를 하다 우연히 스마트팜을 접하고 흙 없이 재배되는 신선 채소 매력에 빠져 2019년부터 샐러드·쌈채소 농사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농업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 유튜브와 농업 서적 등을 통해 독학으로만 농사를 지었던 탓에 3년 동안 큰 시련을 겪으며 혹독한 세월을 보냈다.
다시 마음을 고쳐 잡고 청년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돼 다양한 기술 교육과 정보습득, 벤키마킹 등을 통해 농장 운영을 정상화시켰다. 특히 최근 트렌드를 고려해 샐러드·쌈채소를 재배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으며, 고품질 채소 생산은 물론 마케팅·유통까지 체계적으로 이뤄져 4년 차인 현재 연매출 11억원을 올리고 있다.
생산된 채소는 대부분 온라인 판매다. 별도 유통과정 없이 직거래 판매로 싱싱하고 건강한 채소가 공급돼 소비자 반응이 굉장히 좋다.
1차 생산뿐 아니라 직접 생산한 원물을 활용한 샐러드 판매를 위해 농장에서 근거리에 위치한 수원시 성균관대 인근에 지난해 샐러드 카페 ‘美는 샐러드’를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샐러드 샌드위치를 비롯한 다양한 샐러드 제품을 맛볼 수 있어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농업은 생산·판매·마케팅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행위들의 집합체, 즉 비즈니스다.
단순 작업은 직원들에게 위임하고 사업주는 작업 효율화와 홍보방안, 제품개발에 집중해야 하고 부가가치 상승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농산물 자체만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농민·소비자단체와 채소를 주제로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생산·수확 체험과 가공까지 아우르는 ‘샐러드·쌈채소 6차 산업’을 추진한 계획이다.
#성공사례2=경기 평택시 진위면 ‘슬기로운 청년농부’ 이승호(33) 대표
배 선도농가 아버지 이어…‘스마트 스토어’로 매출 날개
7년간의 미국 생활 접고
대 이어 배 농사 뛰어 들어
다양한 영농기술 습득하고
브랜드 만들어 온라인 집중
라이브커머스 시장도 진출
배 탄산음료 개발도 나서
경기 평택에서 태어나 중학교 3학년때 미국 캔자스주에서 유학을 시작했다. 미국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IT업계로 진로를 희망했다. 코로나 여파로 잠시 한국에 들렀을 때 당시 지역에서 유기농 인증 배 선도농가로 유명했던 아버지의 의외의 권유와 융복합농업에 대해 알게 되면서 7년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2021년 3월부터 대를 이어 배 농사에 뛰어들었다. 지난 3년간 갖은 노력을 기울이며 배 농사에 모든 시간을 바쳤다. 다양한 영농기술을 습득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배 농사가 손에 익을 무렵 지난해 초 ‘슬기로운 청년농부’ 타이틀로 스마트 스토어에 진출해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SNS 영상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에 나섰고, 평택시농업기술센터의 라이브커머스 과정도 수료, 현재까지 수차례에 걸쳐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며 단골 고객을 확보해 브랜드 파워를 키웠다.
이는 미국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점을 충분히 살린 것이다.
지난해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돼 아버지로부터 유기농 배 과수원 2만6400㎡(8000평)도 물려 받았다. 아버지와 연간 500톤의 배를 생산해 1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스마트 스토어와 라이브커머스 등을 시작하면서 이 플랫폼으로만 월 1000만원이 넘는 매출이다.
이러한 결과로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EPIS)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주최한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우수사례 수기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또 EPIS가 주최한 ‘2023 청년농업인 팀 프로젝트 활성화 지원사업’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한국·일본·중국 협력사무국(TCS)과 전북특별자치도가 공동으로 개최한 청년 농업인 지도자 프로그램 한국 대표로도 참가했다. 앞으로 원물 90%의 국내산 배 탄산음료를 개발해 음료 시장을 석권하는 게 꿈입니다. 이를 위해 연구실에서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중이다.
# 공감 토크 콘서트(청년농부, 현장에서 답을 찾다)
“청년후계·창업농 공공 임대농지 확보 위해 최선”
Q 김성운(양평군)-한국농어촌공사는 청년 농업인이 생애 첫 농지를 취득할 때 지원해주고 있는데 공사의 공공임대용 비축농지를 청년농업인에게 매매 해 줄수 있는지?
A 김진성 한국농어촌공사경기지역본부 농지은행관리부 대리=현재 상황에서는 임대가 원칙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청년농업인들의 매매 수요 증가와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해 본부에 지속적으로 건의, 청년농업인 안정 영농에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
Q 김성운(양평군)-한농연경기도연합회의 ‘청년농업인 분과’ 조직은 왜 없는가?
A 정정호 한농연경기도연합회장(좌장)=청년후계농업경영인 육성을 위해 심도 있는 논의와 대책을 수립한 후 ‘청년농업인 분과’를 내년에 신설할 예정이다.
Q 박노영(이천시)-이천시는 매년 40~50명 가량의 청년후계·창업농이 선발되고 있지만 농어촌공사의 임대 농지는 턱없이 부족해 경쟁이 치열하고 농지를 받지 못하는 청년농부들이 부지기수다.
A 김진성 대리=경기본부에서 매년 공공 임대농지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청년농업인 수요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350ha 가량의 공공임대 농지를 확보해 청년농업인에게 골고루 배정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농지임대 수탁사업과 개인소유 농지 임대차 등도 활용해 더 많은 청년농업인이 혜택 볼수 있도록 하겠다.
Q 문지숙(안성시)-대추 농사가 큰 호응을 얻어 규모를 늘리려고 농지를 알아보고 있는데 땅값이 너무 비싸다. 2019년 청창농 지원자금도 완료돼 원금·이자 갚기도 벅찬데 청년농업인을 위한 지속적인 예산지원이 요원하다.
A 김진성 대리=농업진흥지역 내에 있는 농지는 39세 이하 청년농에게 생애 첫 농지 취득 지원사업을 통해 3.3㎡당 8만8000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농지 선임대 후매도 사업’도 있는데 이는 청년농이 희망하는 농지를 공사가 매입 후 청년농이 매도를 목적으로 조건부 장기 임차(최장 30년)한 뒤 원리금 상환이 완료되면 소유권을 이전하는 사업이다.
A 김현영 농협중앙회경기본부 농촌지원단장=청년농들이 영농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경기본부와 중앙회 차원에서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
Q 지은정(남양주)-청년농들이 가공농식품 등을 판매하려는데 식품이다보니 법규 강화로 어려움이 많다. 청년농들이 생산한 참신한 가공품을 소비자에게 홍보하고 직거래 판매할 수 있는 공공의 공간시설 지원이 필요하다.
A 배소영 경기도청 농식품유통과장=지난해 공유주방 사업을 추진했는데 효율성이 떨어져 지원이 중단됐다. 도내 93개 지역 로컬푸드 직매장을 비롯한 관내 다양한 유통시설에 청년농 농식품 판매 등의 지원방안을 모색하겠다.
Q 정정호 회장-농산물 생산을 목적으로 이용하는 농로와 농막 등은 농업직불금에서 배제돼 현장 농가들의 불만이 많다. 개선대책이 필요하다.
A 송금숙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경기지원 경영직불팀 과장=농작물 생산에 이용되는 농지만 해당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렵다. 그러나 영농 현장과 괴리된 사업은 개선될 수 있도록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
Q 정정호 회장-어린 세대에게 농업의 중요성 인식과 농산업분야 진출 확대를 위해 글로벌화 시대 초중고 4-H학생들의 선진 외국 견학 프로그램 지원이 필요하다.
A 김시열 경기도농업기술원 인력육성팀장=경기도 차원의 선진 외국 농업연수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수년전부터 재정 악화로 사업이 중단됐다. 앞으로 청년농들의 해외 선진 영농 벤치마킹을 위해 농업관련 기금을 활용한 해외 농업연수를 추진할 계획이다.
Q 김성운(양평군)-정부 예산 부족으로 배정된 자금이 고갈돼 청년후계·창업농들이 지원을 못 받고 있다. 도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A 배소영 과장=이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경기도도 농식품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도 차원에서 다각적인 청년농업인 지원사업을 추진하겠다. 특히 내년에 200억원의 예산을 들여 ‘경기도 농산물 할인쿠폰 사업’을 추진하는데 청년농들이 생산한 다양한 농산물이 많이 판매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