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배면적 감소한데다 병충해 등으로 수확량도 줄어 벼 매입량 작년보다 감소 전망 '과도한 불안심리 자제' 분위기
올해 수확기 농협이나 민간의 벼 매입물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에 2024년 쌀 수급이 안정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 쌀 저가 판매를 지양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농협경제지주와 현장 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에 따르면 현재까지 농협의 벼 매입물량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10월 29일 기준 2024년산 농협 자체 벼 매입물량은 총 106만2000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의 113만1000톤에 비해 6만9000톤이 적은 수치다. 올해 벼 매입 계획의 절반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벼 매입실적을 단정 짓긴 어렵지만 흐름상 지난해에 비해 매입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공통적인 예상이다. 실제 10월 22일 기준으로는 농협 자체 벼 매입물량은 71만7000톤으로 전년 동기 72만1000톤에 비해 4000톤이 줄었다. 그 결과 일주일 사이에 6만5000톤이 작년에 비해 덜 매입된 상황인 것이다.
현장의 반응도 비슷하다. 지역 농협 통합RPC의 얘기를 종합하면 올해 벼 매입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7~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원인은 당장 올해 재배면적이 감소했고, 여기에 병충해에 따른 피해벼 증가와 수확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도정수율이 지난해 73% 수준에서 올해는 70~71%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의 한 농협 통합RPC 대표는 “지역 표본농가를 조사해 보니 생산량이 7.8% 정도 감소했다. 수율도 작년에 비해 1.5% 정도 덜 나와 올해 벼 매입물량은 7%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남의 한 농협 통합RPC 대표도 “작년보다 10% 정도 매입물량이 줄어들 것 같다. 재배면적도 줄었지만, 작년보다 수확량이 많이 줄었다”며 “다른 지역도 많게는 10% 가량 수확량이 줄었다는 얘기가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올해 벼 매입물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시장에서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말자는 당부도 나온다. 과거의 사례에서 쌀값이 불안 심리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이 큰 것을 볼 때 과도한 불안감으로 저가 판매에 나서지 말자는 것이다.
변상문 농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은 “정부가 시장격리 20만톤 발표도 했고, 피해벼도 전량 매입하는 등 수확기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전년에 비해 재고물량도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농협 등 산지유통업체에서 조급하게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저가판매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상임대표 최흥식)도 지난 11월 1일 성명을 통해 쌀값 반등을 위한 산지유통업체의 전향적 역할을 촉구했다. 한종협은 “쌀값 반등을 위한 골든타임인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산지유통업체의 결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실제 생산량에 대한 부정적 변수가 농후한 시장 상황과 더불어 벼 수매가격이 쌀값 상승에 기여하는 효과, 특히 수확기 쌀값이 공공비축미 가격과 쌀 재배농가의 소득에 직결되는 점 등을 볼 때 산지유통업체들이 쌀값 안정을 위한 역할에 더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한종협은 정부에도 수확기 쌀 수급안정 대책에 입각한 후속 조치를 강력히 단행하고, 특히 쌀 저가판매와 신·구곡 혼입 등 쌀값 반등을 저해하는 시장교란 행위에 대한 강도 높은 점검과 제재를 요구했다.
한편, 정부는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한 추가대책을 내 놓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4년산 공공비축미 중 산물벼 8만톤을 12월부터 전량 인수해 시중에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정부양곡 30만톤을 내년에 사료용으로 특별처분해 재고 부담도 완화해 나가는 한편, 신·구곡 혼입 등 시장교란 행위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