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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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한국농어민신문]내년 농식품부 예산 22.2조···가격·재해 안전망은 ‘찔끔’2026-09-03 15:07
작성자 Level 10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올해보다 10.4% 늘었지만
기본소득·상생기금이 증액 주도
 

농산물가격안정제 91억 편성
농작물 준보험도 77억 그쳐
“농가 체감 예산 미흡” 지적

전체 예산 비중 2.71%로 하락

2027년도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안이 22조2215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올해 20조1362억원 대비 2조853억원(10.4%) 늘어나 증가액과 증가율 모두 2000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그러나 농산물 가격안정과 재해 대응 등 농가가 체감할 수 있는 경영 안전망 예산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증액분 가운데 미래대응기금(1조1921억원)과 농어촌상생협력기금(2000억원)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 반면 새로 도입할 예정인 농산물가격안정제와 농작물 준보험제도 등은 각각 91억원과 77억원에 그쳤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7년도 농식품부 예산안을 의결했다. 증가액은 2조853억원, 증가율은 10.4%로 기존 예산 증가 추이를 크게 웃돌며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됐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8월 31일 브리핑에서 “미래대응기금으로 편성한 1조1921억원이 포함됐으며, 농지관리·농산물가격안정·FTA·축산발전 등 4개 기금의 누적 채무 3조1000억원 상환분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올해보다 25.7% 늘어난 25조3081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대응기금은 농어촌기본소득(1조1658억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농식품부 예산은 국가 전체 예산 증가율에 못 미치면서 국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77%에서 내년 2.71%로 0.06%포인트 낮아진다. 이날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내년도 국가 전체 예산 규모는 820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8%(93조원) 증가했다. 
 

8월 31일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내년도 예산안 발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8월 31일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내년도 예산안 발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농업계에서도 예산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농어촌기본소득과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등에 집중된 반면 기존 농업 지원사업의 확대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도 공익직불 예산은 3조615억원으로 처음 3조원대에 진입하지만, 증가액은 올해보다 912억원(3.1%) 늘어나는 데 그쳐 농업계가 요구해 온 5조원 목표와는 여전히 괴리가 크다. 특히 주요 농산물의 가격 하락분을 지원하는 농산물가격안정제에는 신규 예산 91억원만 편성됐다. 보험 운영이 어려운 작물을 보험과 유사한 방식으로 지원하는 ‘농작물 준보험’ 예산도 4개 품목군에 77억원만 반영됐다. 

강정현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전체 농업 예산이 늘어난 것 자체는 환영할 일이나 재정 대비로 보면 사실상 농업 예산은 정체된 수준이라 아쉽다”며 “증액분 중 상당 부분이 농어촌기본소득, 농어촌상생기금 등에 편중된 반면 가격안정제 등 농가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예산 비중은 미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올해 농산물 가격 폭락, 생산비 상승·소득 정체 문제를 해소할 뚜렷한 예산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노후 저수지 관련 예산은 늘었지만, 정작 필요한 노후 용배수 시설 현대화 예산도 부족해 보인다”고 짚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내년도 농식품부 예산안이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된 데 대해 환영하면서도, 미흡한 예산 편성은 국회 심의 단계에서 보완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농연은 “농산물 가격안정제의 경우 농산물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통해 품목과 기준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그 결과를 반영해 필요한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야 한다”며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농업SOC 투자 확대도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농지이양은퇴직불 역시 신규가입자 뿐만 아니라 기존 가입자의 단가 인상을 위한 필요한 재원이 확충돼야 하고, 무기질비료 가격보조 및 수급안정 사업 예산도 추가로 편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정부 출연금이 편성된 데 대해서도 “자유무역협정(FTA) 피해 산업을 지원·보전하기 위한 취지로 조성된 기금의 본래 목적을 고려해 기업 출연금과 정부 출연금의 운용을 구분하고, 농정 당국이 현장 수요를 반영한 운용 재량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적 장치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내년도 농업 분야 기금 7개 중 농지관리기금·농산물가격안정기금·FTA기금을 ‘농업발전기금’으로 통합한다. 통합 후 지출 규모는 올해 5조5000억원(농지 2조7000억·농안 2조5000억·FTA 3000억)에서 내년 6조3000억원으로 확대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지·농안기금은 법상 농특회계 등에서 전출받을 근거가 없어 부족 재원의 상당수를 공자기금 예수에 의존해 왔고, 이 과정에서 매년 원리금 상환 부담이 쌓여왔다”며 “이번에 법 개정을 통해 농특회계 재원을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일부 채무도 정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