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지방소멸대응기금이 10년 운용 기간의 중반부를 돌면서 전환점에 섰다. 2022년 도입된 이 기금은 2031년까지 연 1조원 규모로 투입돼 인구감소지역과 인구감소관심지역의 정주여건 개선 등에 쓰인다. 하지만 도입 5년차에 접어들면서 집행 부진과 효과성 논란이 동시에 제기된다. 예산 소진이 아니라 실제 지역 변화를 기준으로 운용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성적인 문제로는 저조한 집행률이 꼽힌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2022∼2025년 기초지방자치단체의 기금 집행률(누적)은 67.1%로, 특히 인구감소지역에서 집행 부진 기조가 심각했다. 나라살림연구소 분석 결과, 기금 배분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구감소지역의 연간 집행률은 2024년 기준 31.9%에 불과했다. 송윤정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부지 문제로 인한 대상지 변경, 토지 보상 절차 지연, 낮은 효과성으로 인한 사업 변경 등 지방재정 집행 부진의 전형적인 사유가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책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쟁점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기금사업 추진 이후 4년간(2022∼2025년) 인구감소지역의 평균 인구증가율은 대조군 대비 0.6%포인트 높게 추정됐을 뿐이다. 국토연구원의 분석에서도 체류인구 증가와 관광 지출 확대 등 일부 지표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지만, 정주여건 개선이나 일자리 창출이 지역 내 인구 정착으로 이어지는 경로는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성 논란의 배경에는 성과관리 체계의 한계가 자리한다. 상당수 기금사업이 시설 조성 중심으로 추진되지만, 해당 사업이 어떤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에 대한 지표는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안소현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사업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성과지표가 명확하게 설정되지 않은 채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연구원은 대안으로 예산 소진율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사업 지연 원인을 조기에 파악하는 ‘신호등 방식’의 상시 관리체계를 제안했다. 사업 상황을 녹색·황색·적색으로 나눠 정상 사업은 자율성을 보장하고, 황색·적색 사업에는 컨설팅, 집중관리, 사업 변경 등 후속 조치를 연계하는 방식이다.
기금 배분 방식도 성과 중심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봤다. 국토연구원은 성과평가 반영 비중을 초기 10%에서 향후 최대 90%까지 단계적으로 높여 지방정부가 계획서 작성보다 실제 성과 창출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주·방문·체류 인구, 이용자·수혜자, 일자리 창출 등 공통 성과지표를 도입하고, 계획 단계부터 기준치와 목표치를 연결하는 성과관리 체계를 갖추자는 취지다.
김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