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쌀값이 회복되지 않았다면 치솟은 생산비로 인해 농가들은 적자를 봤을 겁니다. 오른 쌀값만 강조하는 보도들은 이런 부분을 놓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생산자단체 관계자는 3월말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산 논벼(쌀) 생산비 조사 결과’ 보도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당시 대다수 매체는 농가 수익이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해 논벼 순수익은 10a당 42만7256원으로 2024년(27만584원)보다 57.9% 상승했다. 이런 상승률은 지난해 수확기(10∼12월) 산지 쌀값이 20㎏ 기준 5만7735원으로 2024년(4만6175원)보다 25.0% 상승한 데 기인한다. 하지만 논벼 순수익 상승률을 부각하면서 2024년 순수익이 2016년(18만1825원) 이후 가장 낮았다는 점은 간과했다. 상승률이 전년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2024년산 쌀값이 특히 낮게 형성되면서 기저효과로 발생한 착시에 가깝다. 논벼 생산비를 들여다보면 현재 농가의 수익구조가 얼마나 아슬아슬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 지난해 10a당 논벼 생산비는 92만1395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료·에너지 같은 투입재 가격이 오른 데다 인건비·토지용역비 등 농가 차원에서 제어하기 어려운 비용이 복합적으로 상승한 결과다. 구조적으로 논벼 생산비 상승률을 수익 증가율이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쌀값이 하락하면 농가들의 대규모 손실은 현실이 될지 모른다. 실제 10a당 논벼 생산비는 2020∼2025년 연평균 3.6%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논벼 소득은 연평균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심지어 연평균 순수익은 0.7%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쌀값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다. 새 기준은 이미 소비자들이 제시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1월 패널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쌀가격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들이 한포대당 6만원의 가격을 제시했을 때 70.9%는 ‘적정하거나 저렴하다’고 답했다. 밥 한공기(쌀 100g)당 300원에 대해선 89.5%가 ‘적정하거나 저렴하다’고 응답했다. 쌀 소매가격이 6만원을 넘은 이후 쏟아진 물가 우려 보도와는 정반대의 인식을 보여준 것이다. 소비자 인식 결과를 고려하면 최근 쌀값이 비싸다는 반응은 인위적으로 조작된 결과물일지 모른다. 실제 소비자 인식과 맞지 않는 보도들이 이어지면 물가당국의 과도한 개입을 불러와 값비싼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할지 모른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이민우 정경부 차장 minwoo@nong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