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천장에 맺힌 물방울이 떨어져 피해를 입은 고추잎.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농민신문DB정부가 비보험작물을 대상으로 재해보상 제도를 도입한다. 준보험 수준의 ‘농업재해공제’ 방식으로, 연내 제도 설계를 마치고 내년 운영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국회에서 개정된 ‘농어업재해대책법’의 8월 시행을 앞두고 이런 내용의 작물 재해보상 신규 제도 운영체계를 수립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뀐 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농어업재해보험 상품 미출시 등 불가피한 이유로 농어업재해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농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정부는 농가경영 안정을 위한 제도로 농작물재해보험과 농업수입안정보험을 운용하고 있다. 올해 기준 농작물보험 대상품목은 78개, 농업수입안정보험은 20개로, 화훼·버섯 등 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품목의 농가경영 안전망이 보강돼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를 보완할 비보험 작물의 재해보상은 공제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북 증평·진천·음성)은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농업재해보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공제도 보험과 마찬가지로 가입자가 일정 금액을 정기 납부하고 재난·재해로 피해를 봤을 때 공제금 일부를 되돌려받는 구조다. 소규모 재배품목이나 일부 주산지 중심으로 재배되는 품목의 경우 보험 상품을 설계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다.
보험을 설계하려면 ‘보험업법’에 따라 보험료율을 산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생산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하고 정확한 수확량·가격 통계가 있어야 한다. 위험 분석도 가능해야 한다. 농작물재해보험에서 제외된 품목은 이같은 기초 자료·통계가 미비한 실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보험을 적용할 수 없는 품목이 피해를 봤을 때도 실효성 있게 보상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취지”라면서 “보험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용된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공제 대상으로 농작물과 농업시설뿐 아니라 임산물과 임업시설까지 포함했다. 또 농가의 부담이 낮아지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공제 부담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운영은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맡는다. 농금원은 제도 가동을 위한 전산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지원대상과 품목, 납부금, 보상금 등 구체적인 제도의 밑그림을 그리고 내년에 시범사업격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지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