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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한국농어민신문]미국 대두 수입 압박···국내 콩산업 위협2025-10-22 10:53
작성자 Level 10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지금도 국내 대두 수입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산 대두 수입이 늘어나면 면적이 증가 추세인 국산콩 산업에 상당한 타격이 가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사진은 국산콩 수확 장면   한국농어민신문 DB

지금도 국내 대두 수입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산 대두 수입이 늘어나면 면적이 증가 추세인 국산콩 산업에 상당한 타격이 가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사진은 국산콩 수확 장면   한국농어민신문 DB


미·중 무역갈등, 수출길 막히자 
우리나라에 물량 분담 요청
콩 자급률·소비 확대 악재 우려


국내 콩산업에 새로운 악재가 떠올랐다. 국내산 콩 재배면적이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수입산과의 가격 격차와 판로 미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 수출길이 막힌 미국산 대두가 한국 시장 진출을 타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자칫 정부의 타작물 재배 유도 정책과 국산 콩 소비 확대 노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7일 기자 브리핑에서 ‘한미 관세 관련 농산물 개방 원칙이 달라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미 무역협상에서 농산물 관련 새로 들은 것은 대두 정도”라고 밝혔다. 미·중 무역 갈등 속에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거부하면서, 이에 대한 물량 분담을 한국 측에 요청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산 대두 수입이 늘어날 경우 콩 산업은 물론 국내 식량작물 산업 전반에도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부의 논 타작물 재배 유도 정책에 따라 콩 재배면적이 급증한 상황에서 시장 충격이 우려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해 콩 재배면적은 8만3133ha로, 지난해(7만4018ha)보다 12.3%, 평년(6만2212ha) 대비 33.6% 증가했다. 반면 연간 18만톤 이상이 들어오는 TRQ(저율관세할당) 대두 수입 물량은 kg당 1400원 수준으로 업계에 납품돼, 국내산 콩 가격과는 3~4배 차이가 난다. 국내산 재고량도 2024년 기준 6만톤에 달한다. 국산 콩 재고량은 2021년 5000톤에서 2022년 2만2000톤, 2023년 4만9000톤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가공업계의 국산콩 수요도 여전히 정체돼 있어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9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국내 콩 자급률은 약 35%에 불과해 논콩 재배 확대는 필요하지만, 문제는 국산콩과 수입콩의 가격 차이”라며 “이 격차를 줄이고 소비를 늘릴 수 있도록 가공업계가 수입콩 대신 국산콩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프리미엄 시장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미국산 대두가 대량 유입될 경우, 국산콩 자급률 제고 정책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나아가 논 타작물 재배 정책과 연계된 벼 산업에도 연쇄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미국산 대두도 이미 충분한 양이 수입되고 있다고 국산콩업계는 지적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두 수입량은 사료용 포함 114만8400톤으로 이 중 절반을 넘는 57만9000톤이 미국산이다. 

조영제 한국국산콩생산자연합회장은 “지금도 미국산 등 수입 콩이 국내 시장에 넘쳐나는데, 여기에 미국산 물량이 추가로 들어오면 국내 콩 산업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최근 잦은 비로 수확을 앞둔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정책의 초점을 현장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에는 전달 안돼
송 장관 “공식문의 없었다”


다만 농축산물 추가 개방 사안은 주무부처 통보 절차가 필요하지만, 아직 농식품부에 관련 보고가 전달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송 장관은 “(위 실장의 발언은) 언론을 통해 알았다”며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해 수출 공백이 발생한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농축산물 수입 관련해서는 아직 공식 문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대식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장은 “콩 재배면적 확대는 콩뿐 아니라 벼 산업에도 긍정적이었고, 이제 가격 격차 해소와 가공 수요 확대를 통해 산업 기반을 다지는 단계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산 대두가 대량으로 들어올 경우 콩 산업뿐 아니라 국내 식량작물 산업 전반이 큰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는 미국의 대두 수입 요청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고, 농식품부도 관련 설명이 들어오면 즉시 농업계와 협의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http://ww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