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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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농민신문]경기 남부 벼 도정수율 급락…양곡업계 “경영 부담”2025-05-30 10:30
작성자 Level 10
예년 평균보다 최대 11%P 하락 
폭우·이상고온에 수발아 확산 

“품종 특성 맞춰 적기 모내기를”
07면_경기 남부 벼
경기 남부지역의 2024년산 벼 도정수율이 크게 떨어져 미곡종합처리장(RPC)들이 수익성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수확기에 경기 평택 팽성농협 RPC에서 농가들이 출하한 벼를 투입구에 넣는 작업을 하는 모습.

2024년산 경기 남부지역 벼의 도정수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지역 내 미곡종합처리장(RPC)이 수익성 악화 등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 남부지역 농협과 민간 RPC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2024년산 벼의 도정수율은 61∼67%로 예년 평균 72%보다 최소 5%포인트에서 최대 11%포인트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안성·평택·화성과 여주·이천 등에서 도정수율 하락이 심했다.

도정수율은 벼를 도정했을 때 쌀로 나오는 무게 비율을 뜻한다. 예년에는 100㎏을 도정했을 때 72㎏가량의 쌀이 나왔지만, 올해는 61∼67㎏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수치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4월 발표한 쌀 관측 자료에 나온 2024년산 전국 평균 도정수율(69.4%)보다도 2.4∼8.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는 또한 농협경제지주가 자체 조사한 4월 전국 농협 RPC 평균 도정수율 69.1%와 경기지역 평균 도정수율 68.8%보다도 낮다.

일부 지역에서는 제현율(벼의 껍질을 벗겨 현미가 나오는 비율)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된 반면 도정수율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겉보기에는 품질 변화가 없는 듯하지만 정미 과정에서 쌀로 나오는 비율이 줄어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여름철 폭우와 늦가을까지 이어진 이상고온에 따른 수발아 피해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시 벼 낟알이 이삭에서 싹을 틔우는 수발아 현상이 확산되면서 벼 품질 저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승용 평택 팽성농협 RPC 부장장은 “벼 특등급에서 도정수율이 더 낮게 나타나 특등급 쌀 물량을 확보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벼를 쌀로 가공하는 대신 벼로 판매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양곡업계 한 관계자는 “도정수율이 크게 떨어져 차라리 벼로 파는 게 손해를 덜 볼 수 있어 낮은 값에 처리하는 곳도 늘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전국적으로는 쌀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지역 쌀값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어 RPC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농협 RPC 관계자는 “도정수율 하락으로 생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경기쌀 가격이 이미 다른 지역 쌀 가격보다 높아 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석재현 이천남부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도정수율이 2023년산보다 5% 이상 떨어져 올해 쌀 원가가 15억∼18억원 늘었지만, 판매가격은 그대로여서 지난해보다 경영 부담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 현상이 점차 심화됨에 따라 유사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경기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이상기후 여파로 해마다 봄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농가들이 일찍 모내기를 하려는 경향이 늘고 있다”며 “올해와 같은 수발아 등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품종 특성에 맞춰 적기에 모내기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