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토론┃벼 재배면적 조정 어떻게 할 것인가 감축 필요성엔 공감…“8만ha 목표는 재조정해야” 주제발표 l 유례없는 감축면적에 “현장 수용 한계 …속도 조절” 한목청 종합토론 l “논콩 등 대체작물 공급 과잉...가격 하락 우려 덜어줘야”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김경욱 기자]
본보가 17일 '벼 재배면적 조정,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서 개최한 긴급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그 필요성에 일정 부분 공감하면서도 유례없는 8만ha 감축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속도 조절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벼 재배면적 8만ha 감축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정부는 쌀의 구조적인 공급과잉을 해소하지 않으면 쌀값 불안정을 막을 수 없다며 벼 재배면적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유례없는 대규모 면적 감축, 지나치게 빠른 속도 등으로 식량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바람직한 해법 모색을 위해 본보가 개최한 '벼 재배면적 조정 어떻게 할 것인가' 긴급토론회 내용을 지상중계한다.
일시 : 2025년 3월 17일 14시 장소 :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13층 강당 주최·주관 : 한국농어민신문
#주제발표1/정부의 벼 재배면적 조정 방안 “공급과잉 해소해야 쌀농가 소득 안정”
지역 여건 맞춰 5개 유형별 감축계획 수립 지자체 중심으로 농업인 참여 유도해야
공공비축미 배정물량 예년보다 일찍 통보 전략작물직불 예산 2440억원으로 확대 조사료 생산기반 확충 예산 우선 지원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산업과장=국내 쌀 산업은 만성적인 공급 과잉이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우선 재배면적 감소율보다 소비량 감소폭이 더 크다. 2018년 61.0㎏이었던 1인당 쌀 소비량은 2023년 56.4㎏까지 감소했다. 해당 기간 동안 소비량은 7.5% 감소했지만 벼 재배면적은 4.1%(2018년 73만8000ha→2023년 70만8000ha)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런 영향으로 그동안 쌀은 남았고 정부는 쌀값 지지를 위해 2005년 이후 12차례 쌀을 시장 격리했다. 여기에 벼 재배면적 감축과 타 작물 전환 등을 유도했다. 하지만 시장 격리 효과는 크지 않았고 공급 과잉을 개선하긴 어려웠다. 결국 수확기 쌀값은 하락했고 농가 소득 감소로 직결됐다. 쌀 농가 소득률은 2005년 이후 60%에서 정체됐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2월 쌀 산업의 구조적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수급안정을 위해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추진했다. 벼 재배면적 감축 목표는 8만ha다. 그동안 평년작을 기준으로 20만~25만톤 남은 물량을 면적으로 환산하면 5만ha가 넘는다. 여기에 타 작물 등으로 전환했다가 쌀값 안정에 대한 기대감과 영농 편의성 등으로 다시 벼 재배로 회귀하는 면적이 발생했다.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8만ha를 감축해야 쌀 수급이 안정된다고 판단했다. 2024년도 쌀 생산량을 기준으로 도별로 감축면적을 배분했다.
사업 주체인 시·도(시·군·구)가 감축 계획을 수립해 이행한다. 감축은 지역 여건에 맞게 시행할 수 있도록 5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농지전용 △친환경 인증 △전략·경관작물 재배 △전략·경관작물을 제외한 타 작물 재배 △부분 휴경 등 자율 감축이다.
유형별로 설명하면 우선 농지전용은 실제 개발행위가 발생해 올해 벼 재배가 불가능한 농지가 해당된다. 친환경 인증의 경우 일반 벼에서 친환경 벼로 전환해 올해 친환경 인증을 신규로 받은 농지에 한정된다. 일반 벼와 비교해 생산단수가 감소하는 부분을 고려해 감축 실적은 20%를 인정한다.
전략·경관작물 대상품목은 (하계)두류·조사료·가루쌀·옥수수·깨(참깨·들깨)다. 올해 하계 전략작물과 경관보전 직불에 참여한 신규 농지가 해당된다. 타 작물 전환은 전략·경관작물 외에 지자체 예산으로 지원하는 품목에 적용된다. 논에 하우스를 설치해 벼 대신 시설작물 등을 재배하면 인정한다. 자율 감축은 앞서 말한 네 가지 유형 외에 휴경 또는 부분 휴경을 이행하는 경우다.
이번 정책의 중심은 지자체다. 농업인들이 친환경 인증 전환과 전략·경관작물, 타 작물 재배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 지자체가 지역농협과 생산자단체 등과 협약을 맺어 부분휴경에 참여하도록 안내하는 등 관할 농업인들의 동참을 독려하길 바란다. 다만, 소농들이 부분 휴경에 참여하는 것보다 공공비축미 참여 농가 등 관리되는 농가를 중심으로 참여할 것을 권장한다. 정부는 지자체의 효율적인 이행관리를 위해 위성 등을 활용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지원한다.
정부는 벼 재배면적 조정제 이행 여부와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우선 벼 재배면적 감축이 우수한 지자체에 공공비축미를 우선 배정하고 부진한 지자체는 차등 감축한다. 지자체가 참여농가에게 우선 배정할 수 있도록 공공비축미 배정물량을 예년보다 일찍 통보하려고 한다.
전략작물직불금은 지난해 1865억원(4만5000ha·하계)에서 올해 2440억원(6만1000ha)으로 확대했다. 신청면적이 예산을 초과해도 기본직불금 불용액 등을 활용해 지원할 방침이다. 또 전략작물산업화 지원 사업(533억원)과 조사료 생산기반 확충 사업(857억원) 등의 예산은 전략작물로 전환하는 곳에 우선 지원한다.
친환경 인증으로 전환한 벼는 전량 공공비축미로 매입한다. 친환경직불금도 ha당 유기 95만원, 무농약 75만원, 유기지속 57만원으로 인상했다. 지자체는 자체 사업 대상자를 선정할 때, 농협은 RPC 계약재배와 농기계 등을 지원할 때 감축 참여 농가에 우선 지원하거나 우대하도록 하고 있다.
벼 재배면적 조정제로 쌀의 공급 과잉을 해소하고 농가 소득 안정, 고품질 쌀 생산 유도, 쌀 소비 감소 대응, 정부의 재정 부담 감소 등을 기대한다. 이 제도를 통해 쌀 생산량을 조절해 과잉 생산으로 인한 쌀값 하락 문제를 해결하고 농가 소득이 안정되길 바란다.
#주제발표2/철원군의 벼 재배감축(부분휴경제) 연구 “부분휴경 농가수익 이전보다 4.7% 증가”
평당 2500원 보조금 ‘수매가 수준’ 전체면적 대비 단수 17.5~22.5% 감소 농가 필요성 공감하지만 참여는 머뭇
쌀 수익의 75~85% 수준 보전만 되면 전략작물직불 농가도 참여 의사 밝혀
▲김종화 강원대학교 교수=쌀은 소비 감소와 함께 가격이 하락하고 공급과잉에 따른 수매·보관 등의 정책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2020년 57.7㎏에서 2023년 56.4㎏으로 감소했고 쌀 도매가격은 2021년 5만4752원(20㎏·중품)에서 2023년 4만5215원으로 하락한다. 정부는 쌀값 안정 등을 위해 2023년 전략작물직불제를 시행했지만 강원도는 재배 작물 한계 등으로 정책적 효과를 보기 어려웠다.
이에 철원군은 쌀 산업 여건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과 유통 환경, 소비 수요 변화에 따른 선제 조치로, 벼 부분휴경제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철원군은 부분휴경제 시행에 따라 평당 2500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2024년 철원군 관내 농협의 수매가는 ㎏당 1830~1850원으로, 이를 평당 기준으로 환산하면 2507~2556원이다. 철원군의 보조금과 비슷하다.
벼 부분휴경제 시범사업 평가 관련 농업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철원군 농업인들의 91.7%는 벼 부분휴경제 사업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지역농협과 철원군농업기술센터 등이 열심히 홍보한 결과다. 이 사업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58.3%의 농업인이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52.1%의 농업인은 사업 효과가 있다고 응답했지만 참여 의사를 묻는 질문엔 36.2%만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농가들은 벼 부분휴경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참여를 망설이고 있었다.
벼 부분휴경제 시범사업을 통해 재배면적이 줄어들면서 전체면적 대비 단수는 17.5~22.5% 감소했다. 반면, 식재면적을 기준으로 단수는 6.25~7.5% 증가했다. 벼 부분휴경제가 쌀 감산과 수확량 증대 효과가 있었다.
부분휴경제에 참여한 122곳 논벼 생산농가의 수익성을 분석한 결과. 참여하지 않을 경우 최종수익은 502만3039원이다. 반면, 부분휴경제에 참여한 후 수익은 이전보다 4.7% 증가한 526만462원으로 나타났다. 부분휴경제에 참여한 농가는 논벼 생산 수입이 502만3039원에서 389만6646원으로 감소했지만 보조금(136만3816원) 지급으로 수익이 향상됐다.
재배면적별로 살펴보면 500평 이하 농가 수익은 참여하지 않았을 때보다 18.3% 증가했고 1000평 이하는 7.8%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1만평 이상 농가 소득도 부분휴경제에 참여한 경우 소득이 5.1% 증가했다. 즉, 부분휴경제 참여 농가의 수익은 보조금의 소득 보전 효과 덕분에 참여하지 않은 농가보다 4.7~6.2% 높았고 1000평 이하 소농에게도 소득 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철원군의 벼 부분휴경제와 유사한 정책사업으로는 전략작물직불제 등이 있지만 전략작물직불제는 논 필지를 전부 타 작물로 전환해야 한다. 반면, 부분휴경제는 논의 일부만 휴경을 유도한다. 인터뷰 결과, 전략작물직불제 참여 농가도 쌀 수익의 75~85%를 보존된다면 부분휴경제 참여 의사를 밝혀 해당 제도의 확장 가능성도 보였다.
다만, 농가들이 벼 부분휴경제 도입의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만족도와 참여의사가 다소 저조한 만큼 정책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 만족도를 높이고 미 참여 농업인의 참여 유도가 필요하다.
철원군은 2024년 33ha에 이어 올해 300ha(예산 22억5000만원)를 목표로 부분휴경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부분휴경제를 효과를 보려면 일부 농업인들이 부분휴경지에 총체벼 재배를 희망하는 만큼 전략작물직불제와 연계해 대체작물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 또 벼 부분휴경제의 지속적인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DB를 구축해 농업인 간 분쟁과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고 농가를 대상으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