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산 벼 매입가를 지난해 대비 동결·인상한 농협·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엔 우대 혜택을, 인하한 RPC엔 불이익을 준다. 내년에 조합원에게 이익을 환원하지 않는 농협 RPC의 정책 지원도 축소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 벼 매입자금과 고품질쌀유통활성화사업 지원 정책을 이같이 개편한다고 23일 밝혔다. 개편방안 추진을 통해 RPC의 벼 매입가 결정에 영향을 주고, 이미 매입가를 정한 RPC도 가격을 조정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18일 기준 농협 RPC 131곳 가운데 60곳이 올해산 벼 매입가를 결정했다.
우선 올해산 벼 매입가를 지난해 이상으로 정한 농협·민간 RPC에 대해 내년 정부 벼 매입자금(1조3000억원)과 고품질쌀유통활성화사업(221억원) 지원금액을 확대하고, 벼 매입자금 금리인하를 추진한다. 특히 벼 매입가를 지난해보다 인상한 RPC에는 벼 매입자금에 대한 가점(5점)을 준다. 가점에 따라 평가등급이 1단계 높아지면 지원규모 한도 확대로 금리가 0.5%포인트 인하된다. 벼 매입자금 가운데 ‘수확기 매입실적’에 따라 배정되는 우대자금(올해 약 1500억원)도 올해산 벼 매입가를 지난해 대비 동결·인상한 RPC에만 배정한다.
반면 벼 매입가를 지난해보다 낮춘 RPC에 대해선 정부 벼 매입자금 지원규모 한도를 축소하고 금리를 0.5%포인트 올린다. 우대자금도 지원하지 않는다.
내년에 조합원에게 산지 쌀값 상승에 따른 이익을 환원한 농협 RPC에는 환원규모에 따라 벼 매입자금 지원규모와 금리를 우대한다. 이익을 환원하지 않은 농협 RPC에 대해선 벼 매입자금 지원규모 한도를 축소하고 추가 금리를 적용한다.
RPC별로 수립한 ‘이익 환원 사업계획서’에 따른 2025년 당기순이익 대비 이익 환원 비율 실적을 기준으로 내년 정부 벼 매입자금과 고품질쌀유통활성화사업에서 가점을 차등 부여한다.
최명철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정부가 올해산 초과 생산량 5만6000t보다 많은 시장격리(20만t), 피해벼 등 매입(4만5000t)을 추진한 수급 상황과 농가소득 안정 등을 감안해 RPC가 벼 매입가를 정할 수 있도록 개편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정부양곡의 시장 유통을 우려하는 산지 유통업체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기 위해 산물벼 인수와 2025년도 정부양곡 사료용 특별 처분 등 후속 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