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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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농민신문]“국산 화훼농가 두번 죽이는 꼴”…공영공판장까지 ‘수입꽃 취급’ 본격화2026-07-08 09:53
작성자 Level 10
정부, 거래 투명성 확보 취지 
가격 경쟁력 떨어져 농가 반발 
원산지표시 단속 강화가 우선 
일각 “양성화 수익 환원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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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화훼공판장 경매장에서 화훼류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농민신문DB

정부가 외국산 화훼류를 국내 유일 화훼 전문 공영공판장에 상장 거래하는 것을 본격화했다. 농가들은 그러잖아도 잇단 시장개방으로 국산 화훼류의 설 자리가 좁아진 상황에서 공영공판장마저 외국산 화훼류 취급에 나선다면 국내 화훼농가를 두번 죽이는 꼴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일각에선 외국산 꽃 거래 양성화에 따른 수익을 농가에 돌려주는 것을 전제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aT 연구용역 발주 이어 농식품부도 추진 의사 밝혀=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6월24일 ‘수입 화훼의 효율적 유통 관리 방안 용역’이란 제목의 입찰공고를 냈다. 공고의 제안요청서엔 연구 용역은 ‘화훼 유통 경로 투명성 확보를 통한 국산 화훼 소비기반 보호, 국내 수입 화훼 유통현황 조사 등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됐다. 눈길을 끄는 건 ‘수입 화훼의 공영공판장 유통 대비 제도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부분이다. 업계에선 이에 주목해 정부가 aT 화훼공판장에 외국산 화훼류 취급을 사실상 본격화한 것으로 본다.

실제로 aT 화훼센터 화훼사업지원부 관계자는 “그동안 농가 반발과 경매장 포화 등을 이유로 공영공판장에서 외국산을 취급하지 않았지만, 외국산 시장규모가 커지고 민간시장 거래도 확대됐다”면서 “공영공판장 상장을 통해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상장 수수료를 국내 화훼농가 지원 재원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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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화훼공판장의 외국산 화훼류 취급은 그간 업계의 뜨거운 감자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1년 12월말 펴낸 ‘제1차(2022∼2026년) 화훼산업육성 종합계획’엔 ‘화훼 유통의 투명성 제고’ 방안 중 하나로 ‘수입 화훼의 도매시장 상장 유도 방안’이 담기기도 했다. 하지만 농가 비판이 쏟아지면서 수면 위로 부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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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지난해 11월 aT가 ‘수입 화훼 관리제도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것이 알려지면서 다시 쟁점으로 부상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가들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공판장 여건, 유통관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외국산 화훼 상장 경매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가 “가격 경쟁에서 국산 더 밀리고, 외국산 꽃 원산지표시 강화가 먼저”=하지만 일선 영농현장에선 반대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나타났다. 경기 파주에서 30년 넘게 절화 장미를 재배 중인 박인수씨(68)는 “외국산 화훼를 공영공판장에 상장할 것이라면 전량 상장해야 한다”면서 “일부만 공판장에 올리고 나머지는 기존처럼 민간시장에서 유통한다면 외국산에 유통 명분만 쥐어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의 절화 장미 재배농가 이수정씨(46)도 “공영공판장은 설립 취지상 국내 농업과 생산자 보호가 우선 아니냐”면서 “외국산이 화훼공판장에 들어오는 순간 가격 경쟁에서 국산은 밀릴 수밖에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정수영 경기도장미연구회장은 “외국산 꽃 유통관리를 투명하게 한다는 것이 목적이라면 공영공판장 상장보다 원산지표시 단속 강화와 수입물량·유통경로 조사가 먼저”라고 꼬집었다. 일선 꽃집은 물론 시중의 유사 도매시장에서 원산지표시가 엉망인 것은 놔둔 채 외국산 꽃에 대해 공영공판장 유통경로를 제공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유통 정상화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기성 한국백합생산자중앙연합회장은 “외국산 화훼 상장수수료 수입을 국내 농가의 수수료 인하나 포장재비 지원 같은 농가 환원사업, 경쟁력 제고사업 등에 쓴다면 외국산 꽃의 제도권 유통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인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