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해수위의 농촌진흥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연구개발 예산, 가루쌀 정책 등이 주요 현안으로 다뤄진 가운데 권재한 농촌진흥청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구개발 예산 확대 한목청 “가루쌀 밀가루 대체 불가” 추궁 우리밀 활성화 정책 강화 주문 밭농업 기계화율 지지부진 질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0월 11일 농촌진흥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농업 연구개발 사업의 실태를 점검하고 개선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쌀 생산 조정과 밀가루 소비를 대체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가루쌀 육성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매년 국정감사에 다뤄진 바 있는 밭농업기계화율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는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농진청 연구개발 예산 확대 시급 2024년도 농촌진흥청 연구개발 예산의 대폭 삭감에 따른 문제 제기와 함께 2025년도 예산 회복에 대한 주문이 이어졌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전남 영암·무안·신안) 의원은 “우리나라와 EU의 농림수산식품 분야 기술격차가 2020년에는 3.2년이었는데 2022년에는 3.4년으로 더 벌어졌다”며 “그럼에도 농촌진흥청의 연구개발 예산은 2023년 7612억원에서 2024년 5823억원으로 24% 삭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4년도 예산을 편성할 당시 지역농산물 소비 확대를 위한 생산안정화기반기술개발과 농식품 및 농산업 기술 수출지원 사업의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중단돼 문제가 있다”며 “이 사업의 19개 세부과제에 372억원이 투입됐었으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함에 따라 예산만 낭비한 격”이라고 질타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전북 정읍·고창) 의원은 “2025년도 농촌진흥청 연구개발 사업비가 6096억6100만원으로 올해 대비 고작 4.7% 증가에 그쳤다. 2023년 7611억7500만원보다 19.9% 부족하다”며 “농업 연구개발 수요가 많은데도 농진청의 연구개발 예산 확대에는 소극적인 것은 현 정부의 농업 분야에 대한 경시 풍조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기구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충남 당진)은 국감을 주재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선진 주요 국가의 농업 연구개발 예산을 보니 평균 증가율이 미국 5.6%, 일본 14.1%, 독일 6.1%, 네덜란드 7.3% 등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4.5%에 그쳤다”며 “네덜란드는 열악한 조건에서도 미국에 이어 농식품 수출 2위 국가로 연구개발로 승부를 걸고 있다. 식량자급률을 끌어올리는데 농촌진흥청의 역할이 매우 크기 때문에 연구개발 예산을 더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루쌀 전면 재검토해야 쌀 생산조정과 수입 밀가루 소비를 대체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가루쌀 정책은 실효성이 없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전북 군산·김제·부안을) 의원은 “일반 쌀과 가루쌀 재배농가의 소득을 따져보면 직불금을 제외할 경우 가루쌀의 소득이 감소한다”며 “가공 수율도 일반쌀보다 5% 떨어지고, 소비자 판매와 제고 관리 비용도 더 들어간다. 고비용 구조로 정책의 실효성이 있는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사인한 관련 자료에는 가루쌀이 수입밀 대비 3배 비싸고 제분량도 적어 비용도 높은 것으로 보고돼 있다”며 “게다가 가루쌀 구곡은 상품성이 급격히 떨어져 가공에 부적합하고 밀가루 대체가 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은 “가루쌀인 바로미2 품종은 수발아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농진청은 문제점을 숨기고 농가에 보급해 피해가 불거졌다”며 “가루쌀 정책을 폐지하고 우리밀 활성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권재한 농촌진흥청장은 “직불금을 포함하고 타작물을 이어짓기 하면 가루쌀 재배농가의 소득이 더 높다. 수발아를 개선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실증 연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 밭농업 기계화 대책 이번 농촌진흥청 국감에서 밭농업 기계화율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주문이 빠지지 않았다.
이만희 국민의힘(경북 영천·청도) 의원은 “밭농업 기계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농업인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부족한 농업 인력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밭농업 기계화율이 지난 5년간 60% 초반대로 정체돼 있다. 그럼에도 농촌진흥청의 밭농업 기계화에 대한 신규 연구개발 과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의원은 “고추 자급률이 2022년 기준 33%에 추락했는데 노동과 생산비가 많이 투입되기 때문”이라며 “이에 앞서 농진청이 일시 수확형 고추 품종 확대 보급하고 수확 기계도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2004년 이후 품종 개발은 물론 수확기계 개발도 멈췄다”고 질타했다.
김선교 국민의힘(경기 여주·양평) 의원은 “농촌진흥청이 29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81종의 농기계를 개발했지만 이 중에서 34종은 보급 대수가 50대 이하에 그쳤다”며 “수집형 양파 수확기, 양파 정식기, 들깨콤바인 등이 보급되지 않았다. 농업현장 수요에 걸맞은 농기계를 개발해 보급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권재한 청장은 “밭농업 기계화는 농업인이 기계화로 인한 소득 증가 인식, 임차 농기계 확대, 농산물 유통 단계의 기계화 저해 요인 해소 등의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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