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비수도권 재정수입 증가분
수도권보다 10배 이상 크고
인구감소 지역, 비감소의 1.3배
지역균형발전 목표 달성 위해
재정상태 열악한 지역 기부엔
세액공제 혜택 확대 등 제안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으로 수도권에 비해 비수도권이, 비인구감소 지역에 비해선 인구감소 지역의 재정수입 발생분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고향사랑기부제의 궁극적 목표 달성을 위해선 재정상태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에 대한 기부엔 세액공제 혜택을 늘리는 등 인센티브가 제공돼야 한다는 제안이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전영준 부연구위원과 홍근석 연구위원은 최근 지방행정연구에 발표한 ‘고향사랑기부제의 재정적 효과 분석’ 논문에서 고향사랑기부제의 지방재정 확충과 지자체 간의 재정격차 완화 요인 효과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2023년 한 해 동안 이뤄진 총 52만6305건의 기부 정보를 활용했다. 기부 정보엔 기부자의 기부금액 및 등록 주소지, 기부 대상 지자체, 제공받은 답례품 금액이 포함됐다. 여기에 전국 지자체를 비수도권과 수도권, 인구감소 지역과 비인구감소 지역, 재정자립도 상·하위 20%로 각각 나눠 이들의 재정수입 발생분을 비교했다.
그 결과 기부자 가운데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 일부가 존재한다는 가정을 적용하면 전국 243개 지자체에서 약 402억3600만원의 재정수입이 발생한 것으로 산출됐다. 이 가운데 비수도권 174개 지자체의 재정수입 발생분은 약 367억2400만원이고, 수도권 69개 지자체의 재정수입 발생분은 약 35억1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즉,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으로 비수도권과 수도권 지역 모두 재정수입이 증가할 수 있지만, 증가분은 비수도권이 수도권 대비 10배 이상 크다는 결론이다.
인구감소 지역과 비인구감소 지역의 비교에서도 재정수입 양상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기부자 가운데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 일부가 존재한다는 가정 적용 시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된 89곳의 재정수입 발생분은 약 229억8200만원이고, 비인구감소 지역 140곳의 재정수입 발생분은 약 174억3300만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비인구감소 지역 대비 인구감소 지역에서 약 1.3배의 재정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재정자립도 상·하위 20% 지자체 간의 비교에서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 일부 존재를 가정한 경우 재정자립도 하위 20% 지자체 50곳에서의 재정수입 발생분은 약 143억3700만원이며, 재정자립도 상위 20% 지자체 50곳에선 약 33억4200만원의 재정수입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자립도 하위 20% 지자체가 재정자립도 상위 20% 지자체보다 약 4배 이상의 재정수입 발생분이 큰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볼 때 2023년 한 해의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은 지자체의 모금액 또는 재정수입 발생으로 대표되는 양적 측면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궁극적 정책목표인 질적 측면에서 일정한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다만 △원활한 제도 운영을 위한 행정력 부족 △모금액에 관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 발생 △지자체 간의 경쟁 등과 같은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다. 더욱이 현재 기부금 모금 주체로 기초 지자체와 광역 지자체의 역할이 중복되고, 기초 지자체 대비 광역 지자체 모금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상황을 고려할 때 기초 지자체에 한해 모금을 허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제도 목표 달성을 위해 인구감소 지역 등 경제상황이나 재정상태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의 기부에는 세액공제 혜택을 늘리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더 많은 기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