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산물 가격은 뒷걸음질치고 비료값·인건비 같은 경영비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상황에서 무기질비료 가격 지원은 꼭 필요합니다.”
한해 농사를 준비 중인 농촌 전역에서 국회가 논의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무기질비료 가격보조 및 수급안정 지원사업’ 예산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농가들은 2025년도 예산에 무기질비료 지원 예산이 한푼도 포함되지 않은 현실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
◆생산비 오르고 채산성 악화…“지원마저 끊기면 안돼”=통계청이 매년 내놓는 ‘논벼(쌀) 생산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논 1㏊에 투입되는 비료비는 2020년 51만6930원에서 2023년 72만9980원으로 40% 이상 급증했다. 종묘종자·비료비·사료비 등을 포함한 ‘재료비지수’도 지난해 132.5를 기록해 기준연도인 2020년보다 32.5% 높은 수준으로 농가 경영을 압박한다.
올해는 수도작용 무기질비료의 농민 판매 기준가격이 평균 5.9% 인상됐다. 이대로라면 농민 실부담액은 25% 급증하게 된다.
충남 당진시 송악읍에서 9.9㏊ 규모로 벼농사를 짓는 윤창근씨(59)는 “나날이 오르는 비료값을 감당하고자 측조 이앙 방식으로 전환해 비료 사용량을 최대한 줄였는데 이제 더는 사용량을 줄일 수 없다”면서 “물가 상승으로 기존 농자재 지원을 유지해도 빠듯한데 있던 것도 없앤다니 분통 터진다”고 말했다.
농가들은 농자재값 상승과 정부의 농산물 수입 확대 정책이 겹치면서 인건비조차 못 건질 정도로 농가 수익성이 바닥이라고 토로한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에서 벼와 생강 농사를 짓는 박순길씨(68)는 “해마다 금액은 감소했지만 보조금 덕분에 부담을 덜고 농사에 전념할 수 있었다”며 “4년 전보다 비료 가격이 2배 넘게 오르고, 올해도 추가적으로 인상되는 어려운 농촌현실을 정부가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11㏊ 규모로 벼와 밭농사를 짓는 김준경씨(67·충북 충주시 수안보면)는 “비료값이 오르면 투입량이 줄어 농업 생산량이 감소하고 결국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장 올 농사 준비해야 하는데…농가 한숨=한해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 2∼3월에 무기질비료를 줘야 하는 농가들은 걱정이 크다. 비료를 사러 갔다가 빈손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까지 있다.
충남 보령시 남포면에서 보리·콩 1.3㏊, 벼 3.3㏊ 규모로 농사를 짓는 김찬기씨(73)는 “2월 중에는 보리밭에 비료를 줘야 해 최근 농자재센터를 방문했지만 올해 정부의 무기질비료 보조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는 소식에 발길을 일단 돌려야 했다”면서 “추경이 편성될지 모른다는 희망으로 최대한 기다려보자는 심정이지만 비료 살포 시기는 놓칠 수 없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남 장흥군 장흥읍에서 9만9173㎡(3만평) 규모로 쌀농사를 짓는 안삼규씨(74)는 “봄에 모내기를 앞두고 무기질비료를 20㎏들이 300포대 정도 사용하는데 1포대당 3000∼4000원씩 오르면 그만큼 손실을 보게 된다”며 “쌀값이 반등하고 있지만 생산비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인데 지원을 늘리긴커녕 있는 지원마저 끊다니 농사를 하지 말란 이야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3월이면 무기질비료를 준비해야 하는데 농업 관련 이슈는 정치권의 관심 밖이라는 생각에 농민들만 애가 탄다”고 하소연했다.
◆추경에 반드시 포함돼야=농민들은 올 농사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추경에 예산을 편성해 무기질비료 지원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충북 괴산군 청안면에서 33㏊ 규모로 벼·담배·배추를 재배하는 신연종씨(60)는 “추경에 예산이 포함될 거라 기대를 걸고 있다”며 “농업이라는 생명산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여야가 힘을 합쳐 지원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경씨도 “비료는 단순히 농자재가 아니라 농업의 생명줄”이라며 “국회는 농민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고 안정적인 식량 공급을 위해서라도 무기질비료 지원 예산을 꼭 편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