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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시장 풀린 수입과일…‘득보다 실’ 걱정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4-03-27 09:05
조회
30

정부, 바나나·오렌지 등 들여와 
시중보다 최대 20% 저가공급
공급 장기화땐 국산 타격 우려
사과·배 대체할수 있을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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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이마트 서울 양재점 과일 코너에 바나나와 망고 등 수입 과일이 가득 쌓여 있다.

25일 오전 이마트 서울 양재점 채소과일 코너. 쨍한 주황색 오렌지가 산을 이뤘다. 그 옆으로는 샛노란 바나나와 망고가 가득 쌓여 있다. 수입 과일 매대 옆으로 국산 사과·참외가 진열돼 있다.

한 중년 여성이 한봉지당 4∼7개씩 담긴 사과 한봉을 들고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사과 한봉당 소비자가격은 1만3900원. “알이 작긴 하네” 하고 고민하던 여성은 사과 한봉을 카트에 담고 옆 매대로 걸음을 옮긴다. 이어 한개당 2380원에 판매하는 태국산 망고를 만져보더니 3개를 골라 담는다.

과일류 물가안정을 위해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직수입한 바나나·오렌지 1700여t이 21일부터 시장에 풀렸다. 시중가보다 최대 20% 저렴한 가격이다. 정부는 기존 파인애플·망고·체리 등 5종에 이어 아보카도·자몽·두리안·만다린·키위·망고스틴 등 직수입 과일품목을 11개까지 확대해 공급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정부의 수입 과일 공급 폭탄 전략에 힘입어선지 사과 소비자가격은 조금씩 내리고 있다. aT에 따르면 사과 10개당 상품 기준 소비자가격은 2만4919원으로 한달 전(2만9259원)보다 15% 하락했다.

그러나 물가안정에 획기적인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표현찬 서울 가락시장 서울청과 경매부장은 “사과·배를 찾던 소비자들이 오렌지·바나나 가격이 싸다고 해서 구매가 옮겨가진 않을 것”이라며 “바나나 수요는 건강식이나 아침식사 대용으로 고정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올해 수입한 오렌지는 국산 만감류에 비해 당도가 떨어져 재구매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는 생소한 수입 과일에 소비자 입맛을 길들이는 것은 물론 국산 과일·채소 입지를 스스로 좁히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도수 한국참외생산자협의회장(경북 성주 월항농협 조합장)은 “올해 과일값이 급격히 올라 정부가 정책적으로 수입 과일을 확대하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이러한 기조가 장기적으로 유지된다면 국내 과일·채소 농가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그는 “특히 지금은 2월부터 계속된 일조량 부족 등으로 참외 작황이 좋지 않아 시세가 높은 편이지만 5월에 접어들면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도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2월1∼28일 가락시장에 반입된 참외 물량은 237t이다. 전년 같은 기간(249t)과 비교해 4.8% 줄었다. 2022년 같은 기간(531t)과 비교해서는 55.4% 감소했다.

물가정책의 직접 당사자인 소비자단체 관계자조차 비슷한 걱정을 내놓는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수입 과일의 공급 확대가 장기화하면 국내 소비자들이 우리 과일에 대한 입맛을 잃어 국산 과일이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발생한 저온피해·탄저병 등에 따른 올해 국산 과일값 대란은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예견한 일이었던 만큼, 국산 과일값을 잡고자 무작정 수입 과일을 늘리기보다는 변화하는 기후환경에 맞춰 우리 과일의 지속가능한 생산기반을 갖춰나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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