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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한국, 미국산 사과 수입 허용하라”…美, 해마다 집요한 요구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4-04-05 09:18
조회
36

2024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 주요 내용과 농업계 반응 
검역 절차 신속한 진행 요청
자몽·핵과류 등도 개방 압박
농민단체들 “과수산업 붕괴
기반·경쟁력 강화 힘 쏟아야”


3면_미국사과

사과가 물가상승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쓴 시점에서 미국 정부가 또 한번 사과 수입 개방 절차를 신속하게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 우려를 낳는다. 사과 수입 검역을 완화하라고 부채질하는 일부 언론 보도와 미국 측 압박이 겹친 상황을 두고 농업계는 국내 과수 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과 수입을 강하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2024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를 통해 “(사과·배 등을 포함한) 미국 농산물의 한국시장 접근 요청이 한국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계류돼 있다”며 “미국 정부는 한국 검역본부 측에 해당 품목의 수입 허용 절차를 더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USTR은 2018년부터 7년째 NTE를 통해 한국 사과·배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2018년 NTE에서는 “한국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미국산 사과·배 수입을 요청했다”며 “사과·배 시장 개방을 위해 한국 정부를 지속적으로 ‘압박(Press)’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는 ‘압박’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으나 예년과 같이 사과를 비롯한 주요 과일의 ‘수입위험분석 이행’ 요구를 비중 있게 다뤘다.



미국은 1993년 우리 정부에 사과 수입위험분석을 신청했다. 현재 8단계 가운데 2단계(수입위험분석 착수)를 마치고 3단계(예비위험평가) 진행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동식물 위생·검역(SPS) 조치에 관한 협정에 맞춰 국내 금지 병해충의 유입을 막는다는 취지로 분석 절차를 면밀히 이행하고 있다. 충분한 위험 분석 없이 수입이 허용될 경우 외래 병해충 유입, 생산량 감소, 타작물로 피해 확산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들여온 사과묘목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과수 화상병 때문에 2015∼2023년 매년 평균 612억원의 손실·방제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USTR은 “미국과 한국은 미국산 과일의 시장 접근을 허용하기 위해 2023년 8월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SPS 위원회와 11월 열린 한·미 식물검역전문가 회의에서 과일 수입위험분석 절차 이행을 논의했다”며 사과 수출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미국이 사과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건 사과와 관련한 국내시장 규모와 관세 여건이 미국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2016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산·외국산 사과에 대한 선호가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시장 개방에 따른 사과산업의 연평균 피해액은 40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USTR은 사과뿐 아니라 과일시장 개방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번 NTE에서 ▲텍사스산 자몽 ▲캘리포니아산 핵과류(넥타린)의 수입위험분석 절차를 신속히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미국 오리건주산으로 제한된 블루베리 수입을 미국 전역으로 넓혀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국내 과수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주요 농민단체들은 ‘시장 개방’이 아닌 ‘산업 기반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상임대표 최흥식)는 3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과일 가격이 상승하자 일부 언론에서는 수입 검역 완화가 대안인 양 계속해서 보도했다”며 “섣부른 사과 수입은 병해충 확산이나 산지 혼란을 초래해 국내 과수산업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2024∼2030)’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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