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동안 이렇게 매출이 급감한 적은 없었어요. 너무 안 팔려서 생화를 갖다버렸어요.”
5일 낮 12시 서울 양재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 이곳에서 20년 넘게 꽃 도매업을 해 왔다는 60대 남성 송모씨는 시들어가는 꽃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따금 꽃을 사러 온 소매상들에게 송씨는 “5000원에 들여온 장미인데 3000원에 사가라”고 권유했지만 상인들은 “버리게 되면 연락달라”며 더 구입하지는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우려가 확산하면서 대학가를 비롯해 초·중·고교의 졸업식이 잇달아 연기되거나 취소돼 화훼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한 도매상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90% 감소했다”며 “경매시장에서 유찰된 꽃들이 시장 한구석에서 분쇄기에 갈려 버려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졸업 축하용 꽃다발에 주로 쓰이는 안개꽃은 한 주 만에 가격이 60% 넘게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