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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한국농어민신문]CPTPP 첫 농어업계 간담회 파행…“요식행위, 가입 추진 중단하라”2026-09-14 10:55
작성자 Level 10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한농연 등 농어업계 대표단
“피해 분석 등 기본 정보 공유 안해”
“정부 진정성 없다” 강력 반발
대규모 규탄 행동 예고

10일 오후 3시 세종정부청사 산업통상부에서 예정된 'CPTPP 유관업계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농어업 단체 대표자들이 모여 정부의 CPTPP 가입 중단을 촉구했다. 


10일 오후 3시 세종정부청사 산업통상부에서 예정된 'CPTPP 유관업계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농어업 단체 대표자들이 모여 정부의 CPTPP 가입 중단을 촉구했다.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검토를 공식화한 이후 처음으로 농어업 생산자단체들과 간담회를 마련했지만, 농어업계 대표단이 불참하면서 파행됐다. 농어업계 대표단들은 “가장 타격이 우려되는 농어업 분야의 피해 분석조차 공개하지 않은 채 이뤄지는 요식 행위”라며, 정부의 CPTPP 가입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10일 오후 2시 59분 세종정부청사 산업통상부 청사 앞.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된 ‘CPTPP 유관업계 간담회’에 참석하기로 했던 농어업계 대표자들이 회의 예정 시간인 오후 3시를 앞두고 청사 밖으로 나와 불참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회의 시작 전인 오후 2시 40분께 청사 안으로 들어갔지만, 청사 밖에서 15분가량 대기한 끝에 결국 발걸음을 돌렸다.


대표자들은 “CPTPP의 이해당사자이자 최대 피해자인 농축수산업계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정부가 자신들이 간담회 참석을 요청한 대표자들의 신원을 몇 번씩이나 확인하고, 회의장 내 항의 피켓과 머리띠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심지어 회의장으로 이동할 때 몇 명씩 짝을 지어 가라고 하는데, 우리가 죄인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것은 정부가 진정성 있게 대화를 하겠다는 자세가 아니라 가입 추진을 정해놓고 마련한 간담회에 들러리로 참석하라는 행태와 다름없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산업통상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사과를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흥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이 CPTPP 농어업 생산자단체 간담회의 불참을 선언하며, 가입 중단을 촉구하는 대정부 투쟁에 농어민의 결집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최흥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이 CPTPP 농어업 생산자단체 간담회의 불참을 선언하며, 가입 중단을 촉구하는 대정부 투쟁에 농어민의 결집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날 간담회는 정부가 최근 CPTPP 가입 검토 방침을 밝힌 이후 관계부처 합동으로 처음 마련한 주요 업종(농업, 수산업, 임업, 제조업) 단체 대표자들의 의견 수렴 자리였으나, 회의는 시작도 하지 못한 채 무산됐다.


농어업 분야에서는 최흥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노만호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장, 김희상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 이태용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최상태 한국전문임업인협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제조업 분야는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관계자들이 참석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흥식 한농연 회장은 “국가 기관을 많이 방문했지만, 이번처럼 심한 홀대는 처음”이라며 “더욱이 농어민 대표들에게 국가 전체 이익 규모나 예상 피해 규모 등 기본적인 협상 정보조차 공유하지 않은 채 갑자기 간담회를 소집했는지, 또 왜 비공개로 진행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진정성 없는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FTA 등 통상협상 때마다 대책을 세웠지만 실효성이 없었고, 그 결과가 지금 농민들이 겪는 고통으로 이어져 현장의 불신을 키웠다”면서 “일례로 한중 FTA 당시에도 산업통상부 장관이 10년간 상생기금 1조원을 조성해 피해 농가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민을 우습게 보고 더 이상 이런 식으로 대우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최 회장은 “오늘을 시작으로 농업과 어업, 축산, 임업 등이 똘똘 뭉쳐 ‘아스팔트 농사’를 짓고 정부에 맞서 제대로 투쟁을 해야 한다”면서 “CPTPP 가입 추진 전면 중단에 우리 농어업이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후 2시 산업통상부 청사 앞에서 농어민 100여명이 정부의 CPTPP 가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오후 2시 산업통상부 청사 앞에서 농어민 100여명이 정부의 CPTPP 가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표자들은 이날 오후 2시 청사 앞에서 CPTPP 가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농어민 100여명과 함께 항의 구호를 외치며 향후 대규모 규탄 행동 돌입 의지를 피력했다.


정부는 이번 간담회에 이어 15일 농식품부 차관 주재 농업 분야 간담회를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첫 간담회 파행으로 후속 일정 진행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CPTPP 가입 중단을 촉구하는 지역의 농어업계 목소리도 결집하고 있다. 한농연은 8일 전남, 9일 전북, 10일 충남·제주 등 도별 연합회를 중심으로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은 2003년 9월 11일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열린 멕시코 칸쿤에서 시장 개방 확대에 반대하며 자결한 한농연 전 회장 이경해 열사의 추모식(9월 11일) 즈음해 그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의미를 더하고 있다. 한농연 회원들은 “농업 희생을 전제로 한 일방적인 CPTPP 가입 추진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CPTPP 가입과 관련해 "정부 입장은 국익이나 민의에 반한다면 반드시 가입을 전제로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충분히 듣겠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며 “농업계 입장을 충분히 듣기 위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보완대책을 미리 수립한다는 게 어떤 의미에서는 가입을 전제로 검토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면서 “그 부분은 가입 결정이 된 다음에 생각해야 하는 것이고, 지금은 그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