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민선 9기 지방정부 상당수가 재정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광역단체는 ‘감액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며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농업예산도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지 못해 하반기 지역 농정사업 추진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경기도가 파산을 호소할 만큼 심각한 처지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취임 한달여 만인 8월5일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하고 비상 대책을 추진 중이다. 그 일환으로 1300여개 사업비 5465억원 삭감을 뼈대로 한 ‘2026년 2차 추경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8월5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추경안에서 축소·조정된 사업 가운데 농업분야도 적지 않다. 핵심 경영안전망으로 꼽히는 농작물재해보험이 대표적이다. 당초 본예산으로 36억원이 배정됐는데, 이 중 10억원(28%)이 깎였다. 삭감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농가의 보험료 자부담이 늘어 가입 확대도 요원해질 공산이 크다. 경기지역 농가의 재해보험 가입률은 35% 수준으로 전국 평균(55.5%)보다 낮다.
일부 농업지원금도 조정될 전망이다. 친환경 생태보전 재배 장려금 예산이 줄어 하반기에는 지급단가가 1㏊당 49만원에서 32만원으로 낮아진다. 도내 친환경 재배면적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와 거꾸로 가는 처사다.
당초 180억원을 편성했던 농수산물 할인쿠폰 예산은 남아 있는 42억원이 전액 삭감됐다. 경기도는 불용 예산을 없앴다는 입장이지만, 추석을 앞두고 민생 안정 효과가 큰 사업을 조정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현장 반응이다.
충남과 전북도 재정 악화 영향으로 지출사업을 정비하면서 농정사업이 유탄을 맞았다. 이런 지방 재정의 악화 배경으로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취득세 감소가 우선 꼽힌다. 취득세는 지방 재원의 주요 축인 지방세의 세목 중 하나다. ‘지방세통계연감’에 따르면 2024년 지방세입 중 취득세가 22.8%로 가장 많다. 인구감소·지역소멸로 지방 부동산 거래절벽이 고착화하면서 지방세수가 줄어드는 실정이다. 실제 경기도는 도세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취득세가 2022년 11조원에서 올해 8조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지방정부의 지출 요인은 누증되는 상황이다. 아동기본수당과 같은 국비·지방비 매칭 복지정책이 확충되면서다. 현재 17곳 대상인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도 내년 35곳으로 늘어난다. 국비(1조3658억원)에 상응하는 재원 마련은 지방정부 몫이다. 한정된 재원이 복지사업에 먼저 투입되면 농정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밭기반정비사업·농산어촌개발 등 지방사무로 이관된 다른 농정사업까지 연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관행적인 예산사업을 줄이고 지역 여건에 맞는 정책사업을 짜임새 있게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궁극적으로는 세제 개편을 통해 지방세입 기반을 탄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취득세 의존도가 높은 지방세는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면서 “법인세 등 국세 일부를 지방에 이전하고 현행 부가가치세액의 25.3%인 지방소비세율을 인상해 지방세입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