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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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한국농어민신문]미수에 판로도 막혔다···농업계 흔든 ‘홈플러스 충격파’2026-07-13 13:28
작성자 Level 10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서울회생법원의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농산물 납품업체들의 미수채권 피해 현실화가 우려되고 있다. 미수채권 문제와 함께 판로 축소, 도매시장 물량 쏠림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 5월 10일부터 임시 휴업 중인 서울 홈플러스 잠실점. 김흥진 기자

서울회생법원의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농산물 납품업체들의 미수채권 피해 현실화가 우려되고 있다. 미수채권 문제와 함께 판로 축소, 도매시장 물량 쏠림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 5월 10일부터 임시 휴업 중인 서울 홈플러스 잠실점. 김흥진 기자


농협경제 연 1900억 거래 포함

1조원 농산물 시장 사실상 붕괴

도매시장 쏠림·가격 하락 우려

유통체계 재점검 목소리 고조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로 농산물 납품업체들의 미수채권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농업계는 미수채권보다 연간 1조원이 넘는 농산물 판매시장이 무너진 데 따른 산지 판로 축소와 가격 하락 압력을 더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대형 유통망 붕괴가 농산물 유통체계 전반을 흔들고 있다는 우려다.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는 홈플러스의 대금 미정산이 이어지자 지난 4월부터 농산물 납품을 중단했다. 그동안 농협경제지주를 통해 홈플러스에 납품되던 농산물 규모는 연간 약 1900억원에 달했다. 미수금은 약 20억원으로,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 회수 전망도 더욱 불투명해졌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정산이 이뤄지지 않아 3월 말까지만 거래한 뒤 납품을 중단했다”며 “미수금은 약 20억원 규모로, 농가들이 받아야 할 대금인 만큼 홈플러스 측에 지속적으로 변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채권은 공익채권으로 일반 회생채권보다 변제 우선순위가 높지만, 실제 변제 규모는 향후 자산 매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설명했다.


농업계는 미수채권보다 판로 상실을 더 큰 문제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유통망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산지판로도 함께 막히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경제지주는 온라인과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대체 유통채널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기존 물량을 모두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농협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 확대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기존 물량의 약 20%만 소화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농산물 가격 약세와도 맞물려 산지의 어려움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농산물 가격 하락이 생산량 증가와 소비 부진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지만, 홈플러스를 통해 유통되던 물량 일부가 도매시장 등 기존 유통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출하가 한꺼번에 몰렸고, 이 역시 가격 하락 압력을 키운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실제 홈플러스가 담당했던 농산물 시장 규모는 상당했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화성갑)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홈플러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홈플러스 전체 매출액 6조3873억원 가운데 농식품 매출은 약 3조700억원이며, 이 중 농산물 매출만 1조2470억원에 이른다.


농협 관계자는 “우리를 비롯해 다수의 농식품 업체가 4월 이후 홈플러스 납품을 중단한 것으로 안다”며 “홈플러스 비중이 높았던 지역과 품목은 도매시장 출하가 늘면서 기존 대형마트 납품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 농업법인 관계자도 “올해 농산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데에는 생산량 증가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국내 제2의 대형마트였던 홈플러스 유통망이 사실상 사라진 것도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대형마트로 가던 물량이 도매시장으로 몰리면서 산지 가격 하락 압력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잠실점의 7월 10일 오후 내부 매장 모습.

홈플러스 잠실점의 7월 10일 오후 내부 매장 모습.


유통구조 재편 과정에서 독과점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홈플러스 이탈 이후 소수 대형 유통업체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경우 가격 결정권이 일부 바이어에게 집중돼 농가 수취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 선택권 축소와 가격 부담 증가 가능성도 우려된다.


그동안 홈플러스 사태의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송옥주 의원은 “이번 사태는 단순한 미수채권 문제가 아니라 대형 유통망 붕괴가 농산물 유통체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 사례”라며 “과거 티메프 사태 당시처럼 미수채권 피해를 본 납품업체에 대한 저리 융자와 긴급 금융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송 의원은 “더 큰 문제는 홈플러스가 담당하던 시장 자체가 사라지면서 고품질 농산물을 공급해 온 생산 기반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는 점”이라며 “정부는 대체 판로 확보와 공공 유통망 보완, 대형 소매유통 중심의 가격 결정구조 개선 등 농산물 유통체계 전반을 종합적으로 재점검해 농업인은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유통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