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뉴스

농업뉴스

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제목[농민신문](사설)전수조사 후폭풍 심각…농지 운용원칙 바꿔야2026-06-29 17:05
작성자 Level 10
외지인 농지 수요 사실상 씨말라 
농지 활용도 높이는 계기 삼기를

정부가 5월부터 전국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비농민 소유 농지와 무단 휴경지를 가려내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바로 세우겠다는 취지에서다. 경자유전은 해방 후 소작제를 청산하고 농업 생산기반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전수조사가 본격화하면서 농지 거래가 사실상 자취를 감추는 등 경자유전에 근거한 농지 운용은 한계에 달했다는 게 농업계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본지가 보도한 경남 의령의 한 고령농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사가 심해 농기계도 못 들어가는 1157㎡(350평) 규모의 농지를 수년째 휴경하는데, 팔리지도 않고 공공기관에 무상으로 제공하려 해도 아무런 답변조차 없단다. 이런 가운데 전수조사에서 불법 휴경으로 적발되면 토지 가액의 25%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례처럼 전국의 많은 고령농이 비슷한 처지라는 게 문제다.

특히 경자유전을 강조하며 전수조사를 하다보니 농지 거래는 사실상 얼어붙어 외지인의 수요는 씨가 마른 상황이다. 세계에서 가장 노령화된 우리 농업구조상 은퇴농이 급증하면서 상속을 통해 비농민 소유 농지도 계속 늘 수밖에 없다. 2025년 기준 전체 농지의 약 44%를 차지하는 임차농의 경작 비율이 앞으로 80%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예측은 결코 과한 수치가 아니다.

현실을 외면한 채 전수조사에서 경자유전 잣대만 들이댄다면 얻는 것 못지않게 잃는 것도 클 수밖에 없다. 최근 국회에 올라온 ‘경자유전 원칙 개선과 농지법 개정 요청에 관한 청원’은 그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청원에선 1948년 소작제 철폐를 위한 시대적 산물인 경자유전 원칙이 지금은 국민 재산권을 침해하고 농촌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로 변질했다고 호소한다. 정부는 이런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된다.

전수조사는 농지 이용 실태 파악과 향후 활용 대책을 세우는 데 필요한 조치다. 다만 경자유전 원칙 확립과 불법 방지에만 초점을 둬서는 안된다. 핵심은 소유가 아니라 활용이다. ‘경자유전’에서 ‘농지농용(農地農用)’으로의 대전환은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농지 임대차를 양성화하고, 장기 임차권 보호와 농지은행 확대를 통해 농지의 효율화를 높이는 게 관건이다. 전수조사는 농지 운용 원칙 대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