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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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문화일보]관세협상 ‘소고기·쌀’ 내주나…농민·소비자는 반발 기류2025-07-15 19:11
작성자 Level 10

통상당국, 미국과 농축산물 수입 확대 검토 시사
농민단체 “전국 농축산인 분노…더 희생할 여유 없어”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상 당국이 대미 관세 협상 논의에서 농축산물 수입 확대를 카드로 쓸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국내 농축산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이 수입 확대를 요구한 품목으로 미국산 소고기와 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농업인단체의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15일 통상 당국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 협상에서 에너지·농산물 등 자국 상품 구매 확대, 각종 ‘비관세 장벽’ 문제 해결 등을 집중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산물 분야에서 미국은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허용, 쌀 구입 확대, 감자 등 유전자변형작물(LMO) 수입 허용, 사과 등 과일 검역 완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대미 협상 타결을 위해 농산물 분야의 전향적 검토 가능성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여 본부장은 “우리가 미국뿐 아니라 동남아나 어느 나라와 통상 협상하든 농산물이 고통스럽지 않은 협상이 없었고, 그러면서 우리 산업 경쟁력은 또 강화됐다”면서 “농산물 부분도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민감한 부분은 지키되 그렇지 않은 부분은 협상의 전체 큰 틀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요구하는 농축산물 중에 소고기와 쌀 등이 특히 민감한 품목으로 꼽힌다. 30개월령 이상 소에서 광우병(BSE)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위험 물질이 검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한국은 30개월령 미만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고 있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도 수입하겠다고 했을 때 광우병 위험 소고기에 반대한다는 촛불시위가 번지기도 했다. 30개월령 이상 소 수입을 허용하면 소비자의 거부감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쌀도 민감 품목이다. 한국은 쌀에 513%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40만8700t(톤)을 저율관세할당물량(TRQ)으로 정해 5% 관세로 수입하고 있다.

이 밖에 LMO 수입 규제 완화도 미국의 요구 사항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3월 농촌진흥청은 미국 심플롯사의 LMO 감자에 대해 7년 만에 ‘적합’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 LMO 감자의 수입 절차는 마지막 관문인 식품의약품안전처 안전성 검사만 남겨 두게 됐다.

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올해 국가별 무역장벽(NTE) 보고서를 통해 미국 11개 주에서 생산한 감자, 미니 당근, 딸기, 냉동 라즈베리·블랙베리 수입을 요구 사항으로 반영한 만큼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사과는 미국 등 10여 개국과 검역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검역 협상이 마무리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

통상 당국이 사실상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농민단체가 즉각 반발하고 있다. 한우 생산자단체인 전국한우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여 본부장의 발언에 대해 “농축산업의 고통과 희생을 당연한 전제로 여기고 있다”며 “전국의 농축산인들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