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달콤한 유혹… ‘레드오션’에 빠지다 경기도 진입장벽 높이는 땅값 공공지원 자금 부족 불안까지 이미 포화상태가 된 딸기시장 섣불리 뛰어들었다간 ‘빚더미’ “쉬워보이는 딸기농사에 청년들이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 그대로 빚쟁이가 되는 거죠.” 경기도 농업이 쇠퇴일로다. 농업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공공 지원을 믿고 농업에 뛰어든 이들은 ‘청년농부 성공신화’를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지난 22일 만난 A(39)씨는 화성에서 딸기농사를 짓기 위해 수원에서 화성으로 귀농했지만 아직 농사 지을 땅조차 구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청년후계농에 선발됐지만 농사의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는 땅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나 경기도 지역 특성상 높은 땅값에 빚쟁이로 전락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망설임은 계속되고 A씨의 귀농 계획은 무기한으로 미뤄지고 있다. A씨는 “아무래도 딸기가 고소득 작물이니 딸기 농사를 짓고 싶어 이것저것 알아보는 중이라 내년엔 땅을 구하고 농사를 시작하고 싶은데 확신할 수가 없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A씨의 마음이 더욱 조급해지는 이유는 40세가 넘으면 청년농업인 지원 대상에서 탈락한다는 사실과 올해처럼 정부의 후계농육성자금이 조기소진되면 융자 지원조차 못받게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정부는 후계농육성자금을 통해 청년농업인 등이 농지·시설을 마련할 수 있게 창업자금을 저리 융자해준다. 최대 5억원 한도 내에서 연이율 1.5%(5년 거치 20년 분할상환)로 대출받을 수 있다. 그런데 대출조건이 좋아지고 선발인원을 늘리면서 정부 예산이 부족해 지난 8월 자금을 모두 소진했다. 지난해에도 11월에 자금이 소진됐는데 올해는 더 일찍 자금이 소진된 것이다. 이에 현재 이들의 신규 대출을 막아놓은 상태다. 도내 신청자도 청년후계농·후계농·우수후계농을 모두 합쳐 2022년 319명, 2023년 632명, 2024년 791명으로 늘어나고 있어 이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농업인들 사이에서는 지금 짜여진 내년도 예산으로는 내년 3월이면 자금이 다 소진돼 대출 지원을 받지 못할 거라는 흉흉한 소문도 돈다고 한다. 시작조차 불안한데 경기도에서 농업을 이어나갈 확신도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미 레드오션(포화시장)이 된 딸기 농사에 뛰어들었다가 빚만 쌓인 채 귀농을 포기해버린 상황을 주변에서 목격하자 섣불리 시작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A씨는 “딸기 농사라는 게 다른 작물들과는 달리 한 해 농사가 망해버리면 다음연도까지 쭉 타격을 받는다고 해서 더욱 고민이 된다”며 “경기도는 땅값이 비싸니 작은 면적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거의 다 딸기 농사와 체험농장을 병행한다. 이런 부분들에 경기도만의 특화된 지원제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재배기술이 부족해 농사가 망해버리면 다시 일어서기 힘들 것 같아 걱정이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