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의진 기자]
정부, 추석 대책기간 ‘900억원’ 예산 추가 투입 2023~2025 대형마트·온라인몰 지원 비중 ‘53%’ “정책적 목표 달성 어려워…농민 직접지원 필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농식품부)가 명절을 앞두고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금을 투입한 농축산물 할인지원에 가용예산 90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해당 사업은 유통업체에게 지원금이 주어지기에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수 차례 나온 바 있다. 더군다나 대형마트에 지원이 집중돼 정책 설계 상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역대 최대 규모+‘900억원’
지난 2020년부터 농식품부는 소비자의 물가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농축산물 할인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추석맞이 농축산물 할인지원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총 예산 590억원이 투입돼 주목을 받았다. 세부 항목은 △할인지원 200억원 △전통시장 환급행사 350억원 △농할상품권 40억원이었다.
지난 9일, 농식품부는 지난 발표가 있은 지 8일 만에 이번 추석 대책기간 지원 규모를 900억원 늘려 1490억원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세부 항목 중 추가 재원이 투입되는 것은 당초 200억원이었던 ‘할인지원’ 사업 비용으로, 무려 1100억원으로 증가했다.
할인지원은 대중소형마트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데, 사업자로 선정된 매장은 농축산물 할인율을 최대 40%까지 적용할 수 있으며, 1인당 사용할 수 있는 할인액 한도는 대책기간 동안 적용되지 않는다. 당초 지난 3일부터 오는 23일까지였던 대책기간도 일주일 늘어나 추석 연휴까지 포함한 오는 30일까지가 됐다.
농식품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할인지원이 적용된 매장은 △하나로마트 62곳 △이마트 156곳 △롯데마트 451곳 △GS리테일 593곳 등 대형마트들과 2198개 지역농협 하나로마트들, 그 외 중소형마트들로 구성돼 있다.

이마트는 농식품부 할인지원 대상상품에 한해 농축산물을 20% 추가할인하고 있다. 사과 2kg당 지원금은
그렇다면 이 매장들에서 ‘추석 성수품’의 대명사 사과의 가격은 얼마일까. 이마트는 농식품부 할인지원 대상상품에 한해 농축산물을 20% 추가할인하고 있다. 본지가 지난 8일 확인한 결과, 서울시에 위치한 이마트 A점포는 정가가 1만4980원으로 책정된 햇사과 6입 한 봉지를 농축산물 할인지원 명목으로 40%에 해당하는 6000원을 할인해 8980원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인근 하나로마트 B점포의 경우 정가 1만6200원인 햇사과 2kg을 20% 할인한 1만296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사과 2kg당 3240원이 마트에 할인을 위한 지원금으로 사용된 셈이다. 한편, 같은 날 안동농협공판장에서 거래된 홍로 사과 특품 7단(소과) 20kg은 평균 5만5856원으로, 2kg당 5586원이었다. 상품 7~8단의 경우 2kg당 3100원 꼴이었다.
경북 청송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농민 임형준씨는 “할인된 가격과 공판장 가격이 차이가 많이 날 텐데도 마트 측에 모든 지원금이 들어간다. 반면 농민은 혜택을 보는 것이 하나도 없지만 가격이 오르면 ‘물가상승의 주범’이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후재난으로 인해 폭증한 약제비 지원을 하거나 산지유통센터(APC) 선별비를 환급해주는 것이 물가 경감을 위해서도 훨씬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로 집중된 지원···“제도 손봐야”
임미애 의원실이 농식품부에게 제출받아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집행된 농축산물 할인지원금 총 2229억2200만원 중 48%에 달하는 1068억100만원이 대형마트·대형 온라인몰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이 할인쿠폰 방식에서 현행 할인지원 방식으로 변경된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형 채널의 비중은 연평균 54%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렇게 할인지원 대상이 대형마트로 집중돼 있다보니 다른 방식으로 납품하는 농민들은 제도 밖으로 밀려나고, 소비자 또한 구매처가 한정된다는 문제가 있다. 경기 양평에서 엽채류 농사를 짓는 농민 최요왕씨는 “할인 혜택에서 배제된 농민들은 할인지원 사업이 시행될 때마다 발주가 주는 것이 체감될 정도”라고 말했고, 정연희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은 “유통량이 많고 행정적으로 편의성이 있는 대형마트 쪽에 협조요청이 먼저 간다. 작은 슈퍼같은 경우는 아예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소비자들이 손쉽게 채소와 과일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중소마트들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지가 임미애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당초 1080억원(사업비 1060억원, 운영비 20억원)이었던 농축산물 할인지원 총 예산은 지난 7월말 기준 추가경정예산 등이 더해지며 역대 최대 수준인 4580억원으로 증가했다. 거기에 더해 이번 예산 추가로 대형유통에 편중된 사업에 과중한 무게가 실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임미애 의원실 관계자는 “현행 사업은 유통업체에게 예산을 사용하는 주도권이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제어하고 감독하기에 한계가 있다. 농민 지원을 통해 결국 소비자 이익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제일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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