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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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농민신문]“물폭탄에 일년 농사 망쳐”…농업 기반시설 정비 급하다2026-07-13 13:33
작성자 Level 10
충남 부여 세도 방울토마토농가 
4년동안 해마다 침수피해 반복 

농업현장 곳곳 집중호우 직격탄 
이상기상 반복 불구 대응 한계 
배수로 확충 등 근본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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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충남 부여군 세도면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대추방울토마토 비닐하우스를 살펴보는 조남엽 세도농협 조합장(왼쪽부터), 농장주 정혜자·김종군씨 부부. 이상기후로 이같은 피해가 이어진 지도 벌써 4년째다. 부여=박준하 기자

“지난해는 7월3일, 올해는 7월9일. 트라우마가 생겨서 날짜까지 기억합니다. 이젠 7월초만 되면 겁부터 납니다.”

충남 부여군 세도면에서 40년째 농사를 짓는 정혜자(65)·김종군씨(65) 부부에게 7월초는 가장 두려운 시기다. 해마다 이맘때면 물폭탄이 쏟아져 애써 키운 농작물을 망치는 일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상기후로 같은 피해를 본 지도 벌써 4년째다.

9일 찾은 김씨의 대추방울토마토 비닐하우스 곳곳에는 흙탕물이 고여 있었다. 짧은 시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배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장화를 신지 않으면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물이 찼고, 대추방울토마토는 뿌리가 썩기 시작해 잎이 처진 채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세도면 농가들은 이날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쏟아진 집중호우를 견디지 못하고 큰 피해를 봤다. 김씨도 첫 수확을 마치고 본격적인 출하를 앞두고 있었지만 불과 3시간 동안 내린 폭우에 올 한해 농사를 사실상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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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일대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근 하천이 범람해 농경지가 물에 잠겨 있다. 청주=박종혁 기자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9일 오후 5시까지 충청권에는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지역별 강수량은 충남 천안 266.6㎜, 계룡 257.5㎜, 세종시 244.0㎜, 대전 239.5㎜, 부여와 충북 청주가 각각 235.5㎜를 기록했다.

김씨는 “수도꼭지에서 물을 튼 것처럼 하늘에서 비가 쏟아져 손도 쓰지 못하고 바라만 봤다”며 “원래라면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시기인데 이젠 7월이면 장마, 8월이면 태풍이 걱정돼 밤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고 한탄했다.

현장에선 반복되는 피해를 막으려면 미봉책에 그치는 대응이 아니라 이상기후를 전제로 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집중호우가 드물던 시기에 조성한 배수로와 수로는 지금처럼 짧은 시간에 쏟아지는 많은 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남엽 세도농협 조합장은 “정부 차원에서 배수로를 확충하고 기존 시설을 정비하는 등 수해가 반복되는 지역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전쟁 등의 여파로 농자재 가격이 30∼40% 오른 데다 이상기후까지 겹치면서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집중호우에 따른 농업피해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잇따랐다.

경기에서는 8일부터 10일 오전까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남부지역에 많은 비가 쏟아졌다. 특히 화성에는 1시간 동안 83.5㎜의 강한 비가 내렸다.

안성에선 오이·고추·쑥갓·엽근채류 등을 재배하는 시설하우스 3㏊가 침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안성농협은 피해농가에 관수 장비 30대를 긴급 지원했다.

강원에서도 농경지 침수와 토사 유출 피해가 이어졌다. 평창에선 농가 2곳의 밭에 토사가 유입돼 대파가 쓰러지고 콩밭이 침수됐다. 영월에선 산사태로 펜션 단지 주민 4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전남광주에서도 가축 폐사와 농업시설·농경지 침수피해가 잇따랐다. 장성에선 한우 4마리가 감전으로 폐사했고, 담양에선 시설하우스 20여동이 물에 잠겼다. 무정면의 한 토마토 재배농가에선 시설하우스 10동이 침수되면서 난방기 31대가 10㎝가량 물에 잠겼다.

영광군 백수읍에선 벼 195㏊와 논콩 5㏊ 등 농경지 200㏊가 한때 침수됐다. 10일 오전 7시 기준 대부분 물이 빠졌으며, 현재까지 생육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북 북부지역에도 8∼9일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문경에선 하천 수위가 상승하면서 영강 인근 농경지 일부가 물에 잠겼다. 문경·봉화·영주·예천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문제는 비가 그친 뒤에도 농가의 시름이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침수된 농작물은 뿌리 활력이 떨어지고 병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데다, 일부 지역엔 곧바로 폭염까지 예보됐다. 집중호우와 폭염이 번갈아 덮치는 극단적인 날씨가 일상화하면서 농업현장에선 기존의 재해 대응 체계를 넘어 달라진 기후에 맞춘 농업 기반시설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