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뉴스

농업뉴스

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제목[농민신문]“최악 산불로 소 죽었는데 지원금은 쥐꼬리…보험 안 들었는데 어떡하나”2025-04-14 11:15
작성자 Level 10
[최악 산불, 이제는…] (6) 소 가축재해보험 가입률 높여야 
축산농가, 축사 전소 등 피해 커 
복구 더디고 정부 지원 역부족 
육성우 폐사때 1마리당 91만원 

대축종 한우 보험료 비싸 부담 
보험금·산정기준 현실화 목소리

대형 산불이 강타한 경북 일대 축산농가의 피해가 시간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폐사한 소가 속출하는 데다 살아남은 소도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값어치가 크게 떨어져서다. 대부분 소농가가 화재를 대비할 가축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피해 보상도 난망하다. 농가는 ‘소 축사의 화재 위험성’을 자각해 가축재해보험에 관심을 기울이고, 정부도 가입 문턱을 낮춰줘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화재에 농가 경영난, 지원금은 쥐꼬리=“사료며, 축사 지붕이며, 주택까지 다 타버렸어요. 수억원의 재산 피해가 났는데 폐사한 소 한마리당 지원금이 100만원도 안된다니….”

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에서 한우를 키우는 이구식씨(70)는 산불로 소 75마리 가운데 21마리가 타는 피해를 봤다. 축사 절반 이상은 물론 창고·주택이 전소돼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 이씨는 “겨우 목숨을 부지한 소도 죽을 날만 기다린다”면서 “화상을 입은 소는 공판장에서 제값 받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복구 작업도 더디다. 축사 내부를 치우거나, 먹이가 될 짚을 옮길 농기계마저 타버린 탓이다. 박윤영 경북 안동봉화축협 계장은 “트랙터·스키로더가 전소된 농가가 많아 복구 작업에 엄두가 안 난다”면서 “금전적 도움뿐만 아니라 인력·농기계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농가는 정부 지원에 기대기도 어렵다. 정부의 ‘자연재난 복구비용 산정기준’에 따르면 ‘한우 육성우’가 폐사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은 한마리당 91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안동시 남선면 구미리에 있는 한우농가 권순형씨(54)는 “보통 출하 전 한우값이 한마리당 600만∼1000만원 하는데 100만원도 안되는 지원금으로 어찌 생계를 이어갈지 갑갑하기만 하다”면서 “앞으로 축산업에 계속 종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가축재해보험 가입률 높여야=실질적으로 화재를 대비할 수 있는 가축재해보험이 소농가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축재해보험 가운데 소 축종 상품을 살펴보면 화재를 포함한 자연재해를 봤을 때 가축과 축사에서 발생한 손해를 보상한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따르면 소 보험가입률은 15%에 불과해 돼지(98%)·가금(97.4%)과 견줘 크게 뒤처진다. 박하늘 농금원 농어업보험부 선임은 “소가 다른 축종보다 폐사율이 3∼5%로 매우 낮은 데다 소값이 비싼 만큼 보험료가 부담스러울 수 있어 가입률이 저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봄철 대형 화재가 거의 매년 발생하고, 짚과 같은 화재위험 요소가 축사 주변에 산재한 만큼 소농가가 재해보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박준호 영덕울진축산농협 축산종합지원센터장은 “축사에 적재된 볏짚은 쉽게 불이 붙을 뿐만 아니라 깊은 곳까지 불을 품고 있어 진화하는 데도 오래 걸린다”며 “농가도 위험 분산 차원에서 재해보험 가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NH농협손해보험 홍보부 관계자는 “총보험료의 절반은 국고에서 지원하고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보험료를 최대 50% 부담한다”면서 “축사 화재를 예방하고 가축재해보험 가입률을 높일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고 말했다.

보험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보험 가입농가가 보험금을 좀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농금원 등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보험금 산정 기준이 되는 표준 개월령·도체중을 현실에 맞게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