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찾아
여야 ‘수확기 쌀값 회복’ 대책 주문
생산-수요량 예측 오류 등 지적도
쌀 수확기에 접어들었지만 좀처럼 쌀값이 회복되지 못하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11일 오전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RPC)을 찾아 현장 국감을 열고, 쌀값 대책을 모색했다.
여야 의원들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올 수확기 쌀값이 얼마나 회복될 것인가’였다.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정부의 쌀값 회복을 위한 대책을 주문했다. 이병진 더불어민주당(평택 을) 의원이 “여주는 11월에 수매가를 결정한다고 했는데, 올해 쌀 수매가는 얼마로 예상하느냐”고 묻자, 신동민 여주시농협조합공동법인 대표이사는 “수매가를 말하기에 아직 이른 측면이 있지만, 지난해 진상미의 경우 조곡으로 8만5000원(40kg),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가격이었다”면서 “농가들은 올해 수매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농민들과 수매가격을 어떻게 조화롭게 조정할지 중지를 모아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여야 의원들의 관심은 수확기 쌀값에 대한 우려와 함께 지난해 쌀값 폭락으로 경영 사정이 어려워진 지역 농협으로 쏠렸다. 김선교 국민의힘(여주·양평) 의원은 “일선 지역 농협들이 현재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여주에서도 8개 농협의 적자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 부분을 위한 대책을 어떻게 세워나가느냐가 시급하다”고 우려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군산·김제·부안을) 의원도 “지역 농협에서 농민들에게 쌀을 수매할 때 높은 가격으로 샀는데, 쌀값이 계속 떨어지니 지역 농협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이라며 “재작년부터 이런 현상이 누적돼 왔는데, 이를 위한 해소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정부가 적정 물량을 조기에 과감히 매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김지현 가남농협조합장은 “올해처럼 정부가 찔끔찔끔 5만톤 씩 단계적으로 나눠서 격리하기보단 조기에 과감한 시장격리를 해야 한다”며 “20만톤이던 30만톤이던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시장격리를 하면 쌀값 지지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쌀의 구조적인 공급과잉을 줄이기 위해 대체작물 육성, 농지법 개정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이 모였다. 조경태 국민의힘(부산 사하구을) 의원은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쌀 대신 밀, 콩, 보리 등 대체 작물을 심을 수 있게 적극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각 흥천농협조합장은 “만약 대체작물로는 쌀 만큼의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하면 정부 정책을 통해서라도 소득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그는 “쌀 생산 감축을 위해서 이제는 농지법에 과감하게 손을 대달라”며 “농산물 판매장을 짓고 싶어도 농업진흥구역에선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날 현장국감에 자리한 이충우 여주시장도 “쌀 과잉 생산으로 인한 가격 하락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에 장기적으로 법을 개정해 농지를 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안했다.
정부의 쌀 생산과 소비 통계에 대한 문제도 언급됐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정읍·고창) 의원은 “이번 쌀값 폭락의 원인은 농정 당국이 생산과 수요를 잘못 예측해서 올바른 진단을 못 한 게 아닌가”라며 “재고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예상보다 10만~20만톤 정도의 재고가 더 남았고, 그게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쌀값이 폭락했다”고 질타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여주시 농민들이 ‘구곡 20만톤 즉각 격리’ 등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쌀값 안정을 위한 목소리를 냈다. 어기구 농해수위 위원장은 “가격 걱정하지 않고 농사만 짓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게 농민들의 한결같은 요구였다”며 “남은 국감에서 농민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