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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한국농어민신문]농지 전수조사 앞두고 ‘쫓겨날까’ 불안···임차농 보호대책 시급2026-04-28 09:54
작성자 Level 10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단속·강제 처분명령 피하려

계약 해지·위장 자경 우려


한시적 처벌유예·감면 등

실질적 구제방안 세워야


농지 전수조사를 앞두고 임차농 보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재지주 소유 농지에서 실경작 중인 임차농들이 쫓겨날 수 있다는 불안이 확산되면서, 전수조사가 오히려 임차농 피해는 물론 음성적 이용 실태를 숨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와 지역 관계자들에 따르면 농지 전수조사 추진 발표 이후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임대차 단속과 강제 처분명령을 피하기 위해 부재지주들이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거나 임차농을 내쫓고 위장 자경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강마야 충남연구원 연구위원은 “임차농 부분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전수조사가 추진되면서 당장 농지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임차농의 불안이 심각하다”며 “쫓겨나지 않으려면 불법이 드러나지 않도록 임대인과 말을 맞출 수밖에 없어 조용한 지역도 많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음성적 이용 실태를 수면 위로 드러내 실경작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전수조사의 핵심인 만큼, 이를 위해서라도 임차농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장 농민들도 임차농 피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농민 119명을 조사한 결과 실경작 농지의 75%가 부재지주 소유로, 기존에 예측해 온 60%를 크게 웃돌았다”며 “행정 당국은 소외된 임차농들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보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전수조사 이전에 임차농 피해를 구제할 수 있도록 처벌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석두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이사는 “임차지 회수 문제는 수년 전 전수조사 시행을 요구할 때부터 지적돼 온 사안이다. 불법 임대차는 물론, 합법 임대차에 해당되지만 임대차 사실을 숨기는 위장 자경도 적발 이후 처분명령을 받아도 임대인은 자경 의사를 밝히면 유예를 받는 등 처벌을 피해갈 수 있다”면서 “반면 현행 농지법상으론 임차농 피해를 구제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임대차 문제가 적발되더라도 처벌을 1년가량 유예하는 한시적인 조치를 우선 시행하고, 후속으로 임대차 활성화를 위한 농지임대차관리법을 마련해 내년 제정을 추진한다면 임차농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채광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임대차 문제는 퇴로를 먼저 열어준 뒤 조사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현장 혼란이 예상된다”며 “불법 임대차를 자진 신고할 경우 처분명령을 유예하거나 계도기간을 두지 않으면 선의의 임차농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강마야 연구위원은 “8월 현장 조사 이전에 처벌 유예나 감면 등 실질적인 피해 구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농민 중에는 본인이 불법 임대차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홍보와 교육을 강화하고, 계약서 작성 업무를 지자체가 위탁 수행하면 농가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임대차 계약 과정에서 경작권을 보장해 주는 예외 원칙을 마련하면 불법 임대차에서 합법 임대차로 전환하는 사례들이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와 함께 정부가 공공 농지 비중 확대 의지를 피력해 임차농이 농지에서 쫓겨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주고, 이번 전수조사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정책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조만간 관련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기환 농식품부 농지과장은 “정식 임대차 계약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추진하고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등 기본조사 전까지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며 “현장에서 임대차 관계를 사전 정리할 수 있도록 한 이후에 전수조사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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