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공공형 계절근로제에 참여한 경북 안동와룡농협은 인력 중개 전용 누리집인 ‘NH 시즌워크’를 도입했다. 농가가 누리집에 접속해 원하는 농작업과 날짜를 지정하면 농협이 실시간으로 확인해 외국인 근로자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이 농협에는 올해 외국인 근로자 70명이 들어왔는데, 누리집 덕분에 직원 1명이 외국인 근로자 모두를 관리할 수 있다. 김영호 안동와룡농협 상무는 “안동시와 협력해 약 250만원을 들여 누리집을 구축했다”며 “근로자별 작업 이력을 파악할 수 있고, 근로자 파견 알림 문자메시지 발송 기능도 갖춰 농가와 농협 모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공공형 계절근로제에 참여하는 농협이 올해 70곳에 달하는 가운데, 각 농협들은 사업 성공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다.
사업 운영을 총괄하는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참여 농협들이 특히 힘을 쏟는 부분은 외국인 근로자 관리와 소통이다. 근로자 이탈을 최소화하고, 농가의 작업 만족도는 최대화하기 위해서다. 한 예로 전북 무주농협은 외국인 근로자를 관리하는 외국인 리더 2명과 통역 1명을 배치하고, 법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설해 지급했다. 이를 통해 근로자와 농가의 민원을 수시로 파악한다. 또 이용 농가를 대상으로 근로자 작업 후기를 받아 농가 특성에 맞는 근로자를 배치한다.
농협중앙회는 올해 사업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농협이 외국인 근로자 ‘간담회’와 ‘화합의 장’ 등을 수시로 연다고 설명했다. 전남 고흥 풍양농협의 경우 농협 직원과 근로자 사이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저녁 식사 등을 농협 경제사업장에서 함께하도록 하고 있다. 곡성농협은 평소에는 외국인 근로자의 음주를 제한하지만 월 1회 조합장·농가·근로자가 참여하는 화합 마당을 열어 근로자들의 사기를 높인다. 농협이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이·미용 봉사활동에 미용 기술을 보유한 외국인 근로자가 참여하도록 해 지역주민과 친밀도를 높인 점도 눈에 띈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도 공공형 계절근로제 성공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강원 정선 여량농협과 임계농협은 지난해 정선군, 지역 주요 기관과 ‘외국인 근로자 도입 공동 협력체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농협이 공공형 계절근로자 관리·운영을 맡고, 정선군자원봉사센터가 근로자 차량 지원, 정선우체국이 국제특급우편 발송 지원, 정선의료재단 군립병원이 진료와 응급처치를 분담하는 것이다. 경기 안성 고삼농협은 안성시의 지원으로 근로자 산재보험료와 숙박시설 이용료의 일부를 해결하고, 충남 논산 연무농협은 논산시와 함께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주말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기도 했다.
민간 또는 농협 간 협력도 활발하다. 충남 당진 대호지농협은 지역 한의원과 협력해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저렴한 비용에 진료서비스를 지원한다. 무주농협과 장수농협, 경남 함양군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은 ‘유휴인력 교류 MOU’를 체결했다. 농협·조공법인 간 거리가 가까운 점을 활용해 특정 농협에 인력이 여유 있을 때 협약을 맺은 농협 소속의 농가에 이들을 파견해 인건비 부담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