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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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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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농민신문]수도권엔 일자리, 농촌엔 송전탑…“산업입지·자원배분 재검토해야”2026-04-20 15:46
작성자 Level 10
수도권 첨단산업 기지 조성 
전력 소비·일자리 수혜 쏠려 
농촌엔 대규모 송전탑 설치 
재산권·취수·방류 문제 전가 
산업입지·자원배분 재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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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을 중심으로 한 거대 클러스터가 수도권 남부를 축으로 빠르게 확장되면서, 막대한 전력과 용수의 공급원 역할을 하는 농촌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 중심의 첨단산업 기지 조성을 위해 송전선로 구축과 취수·방류 부담을 지방에서 전담하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농촌이 사실상 ‘인프라 공급 기지’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올해말 착공이 예정된 경기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에는 총 10GW(기가와트) 이상의 추가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제1회 전력망위원회에서 송전선로 70개 노선 등 총 99개 전력망 구축사업을 국가기간 전력망 대상으로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농촌지역은 대규모 송전망의 경유지로 설정됐다. 호남과 중부권 등 국토를 종단하는 장거리 송전망이 설계되면서 전남 영암·무안, 충남 등 농촌지역에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공익법률센터 농본 분석에 따르면 신규 송전선로 길이는 3855㎞에 달하고, 아파트 20층 높이 송전탑이 7000∼8000곳가량 설치될 것으로 추산된다. 2023년 기준 전력 자급률을 살펴보면 비수도권 지역은 충남(214%)·강원(213%)·전남(198%) 등으로 생산량이 소비량을 크게 웃도는 반면, 경기(62%)·서울(10%)은 현저히 낮다.

농본은 “송전선로 건설사업이 추진된다면 수도권은 부담 없이 전력을 소비만 하면 되고, 기업과 일자리는 계속 수도권으로 집중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구조적 모순에 대응해 전국 100여개 시민사회·농민단체가 참여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이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황성렬 충남 송전탑 백지화 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은 “충남에는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61기 중 29기가 몰려 있고, 이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4000개가 넘는 송전탑이 설치돼 있다”며 “하지만 지중화율은 1.4%로 전국 최저 수준이고, 도민들은 건강권과 재산권 침해 속에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용수 확보와 오·폐수 방류를 둘러싼 갈등도 언제 불붙을지 모를 뇌관이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A기업은 앞서 용인 산단 용수 확보를 위해 경기 여주 인근 남한강에서 하루 26만5000t의 물을 취수하기로 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농업용 저수지를 산단 겸용으로 다목적화하려면 용량 확대나 현대화, 인근 저수지와의 연결수 구축 등 복합적 논의가 필요하지만, 정작 현장 농민들에게는 제대로 된 정보 전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류를 둘러싼 파열음도 커지고 있다. A기업은 2027년부터 용인 산단에서 발생하는 1일 36만t의 처리수를 경기 안성 고삼저수지로 방류할 계획이다. 최호섭 안성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지난해 6월 본회의에서 “36만t 오·폐수는 안성시 하수처리 용량의 6배에 달하며, 43일이면 고삼저수지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라며 “총유기탄소(TOC) 수치가 1ℓ당 6㎎을 넘으면 친환경인증이 박탈되는데, 환경부 모니터링 결과 방류 이후 TOC가 최대 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농업계에선 균형발전을 강조하는 정부 기조에 맞춰 산업 입지와 자원 배분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본은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낼 것이 아니라 사람과 기업이 비수도권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했다. 강정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전력 소비지에서 일정 부분 원전 설치 등 위험과 부담을 함께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용인 산단과 관련해 “정책으로 결정해놓은 것을 지금 뒤집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수도권으로 (산업을) 다 몰아서, 지방에서 전기를 생산·송전하는 게 이제는 안된다”며 “균형발전 차원에서 전기가 생산된 지역에서 쓰이게 해야 한다는 것이 대원칙”이라고 했다.

주민 수용성 확보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은 전력망 건설 과정에서 지방의회 의견 청취를 의무화하고 주민 수용성 확보를 핵심 조건으로 명시하는 ‘전원개발촉진법 개정안’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개정안’을 지난해 11월 발의했다.

김소진 기자 sjkim@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