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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한국농어민신문]최악의 농업 여건 속 CPTPP 재추진···농어업계 강력 반발2026-08-07 10:51
작성자 Level 10

농민 38개·어민 12개 단체 공동 기자회견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와 농민의길, 한국농축산연합회 등 농어민단체는 6일 국회 소통관에서 전종덕 진보당 의원실과  CPTPP 가입 강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4년 만의 CPTPP 재추진에 강력 반발했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와 농민의길, 한국농축산연합회 등 농어민단체는 6일 국회 소통관에서 전종덕 진보당 의원실과  CPTPP 가입 강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4년 만의 CPTPP 재추진에 강력 반발했다. 


생산비 폭등·가격 하락·기록적 폭염에 ‘벼랑 끝’

“식량자급률 대책 마련, 농어업계와 협의부터”


정부가 4년 만에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을 공식화하자 농어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치솟는 농가 경영비와 기록적인 폭염·가뭄, 농산물 가격 하락 등 삼중고 속에서 최고 수준의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CPTPP 가입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농어민단체들은 “농어업 말살이자 식량주권 포기”라며 가입 철회를 촉구했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와 농민의길, 한국농축산연합회 등 종합농어민단체는 6일 국회 소통관에서 전종덕 진보당 의원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CPTPP 가입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38개 농민단체와 12개 어민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CPTPP 가입 규탄 농어민단체연합’ 명의의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가 지난 4일 산업통상부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CPTPP 가입 추진을 공식화한 것은 농어업계와 충분한 협의 없이 이뤄진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최근까지 가입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다 돌연 가입 추진을 공식화한 것은 농어민을 기만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농어민단체는 CPTPP가 농산물 관세 철폐율 96%를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시장 개방 협정인 만큼 값싼 수입 농축수산물 유입으로 국내 농어업 생산기반이 약화되고 식량주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기후위기와 국제 분쟁으로 세계 각국이 식량안보를 국가 생존 전략으로 강화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추가 시장 개방에 나서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동식물 위생·검역(SPS) 규정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국가가 아닌 지역 단위의 검역을 인정하고 있어 특정 국가에서 가축전염병이나 병해충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농축수산물의 수입을 제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검역주권이 약화되고 국민 먹거리 안전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관세장벽(TBT), 국영기업(SOE), 투자 관련 규정 역시 공공정책과 농업 보호정책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협정 내용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당시 시장 개방 피해 보완책으로 조성하기로 했던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목표액의 30%에 그쳤고, 이 가운데 대기업 출연은 목표액의 5.8%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정부가 약속한 시장 개방 피해 보완 대책이 번번이 이행되지 않았던 만큼 CPTPP 가입에 앞서 실효성 있는 피해 대책 마련과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농어민단체연합은 “정부는 농어민의 생존권과 식량주권을 위협하는 CPTPP 가입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식량자급률 55% 달성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과 농어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며 “국민 먹거리와 농어촌의 지속가능성을 희생시키는 통상정책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노만호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농가경영비는 치솟는 반면 양파·배추·무·마늘·오이·애호박·토마토·딸기·수박·참외 등 생산되는 농산물 가운데 제값을 받는 품목은 거의 없다”며 “여기에 기록적인 폭염까지 겹쳐 농지는 갈라지고 농작물은 타들어가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어 “농업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CPTPP 가입 추진은 농업인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행위와 다름없다”며 “정부가 식량안보를 국가 전략이라고 말하면서 정작 농업을 희생시키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노 상임대표는 “정부가 CPTPP 가입을 강행한다면 농어민들은 생존권과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며 “일방적인 가입 추진을 중단하고 농어업계와 충분한 협의, 사회적 합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CPTPP는 일본·호주·캐나다·멕시코·영국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농산물 관세 철폐율이 96%를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시장 개방 협정으로 평가된다. 지난 2022년 문재인 정부 당시 CPTPP 가입을 추진하며 공청회와 사회적 논의를 진행했지만 농어업계의 강한 반발과 사회적 합의 부족 등으로 가입 신청을 보류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