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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한·미 FTA 발효 6년…미국산 농축산물, 발효 전보다 더 비싸게 들어왔다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8-03-20 10:03
조회
829

과일·채소·가공식품·축산물

수입액 2~3배 증가 수입단가도 올라

미국 수출업자, 시장점유율 무기 삼아 가격 좌지우지

개방확대 공세 더 거세질 듯 2017년 미국산 오렌지 1㎏의 수입단가는 1.6달러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직전 평년(2007~2011년)단가 1.2달러보다 30% 넘게 뛰었다. 시장점유율 2위인 스페인산 단가 1.1달러에 견줘서도 훨씬 높은 편이다. 미국 수출업자들이 90%를 웃도는 시장점유율을 무기 삼아 가격을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FTA가 15일로 발효 7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국내 소비자들은 과거보다 미국산 농축산물을 더 비싸게 사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 과일·축산물 수입 2배 넘게 늘어=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임산물을 포함한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81억2600만달러로 FTA가 발효되기 5년 전의 평년치 62억9500만달러에 견줘 29.1% 늘었다. 미국의 가뭄 여파로 곡물과 임산물 수입액만 줄었을 뿐 과일·채소·가공식품·축산물은 2~3배 늘었다.

미국이 가장 욕심을 냈던 축산물은 쇠고기가 4.2배(3억100만달러→12억5600만달러), 치즈는 3.7배(5600만달러→2억900만달러) 증가했다. 쇠고기에 가려 주목을 덜 받은 돼지고기는 같은 기간 수입액이 2배(2억2500만달러→4억5500만달러) 늘었다. 관세 폐지 영향이 컸다. 미국산 냉동 삼겹살 관세는 2014년, 냉동 목살·갈비 관세는 2016년에 완전히 사라졌다.

과일 역시 오렌지·체리·포도·레몬·자몽 수입이 2~5배 늘었다. 특히 FTA 발효 전까지 수입이 미미했던 미국산 체리는 최근 5년 동안 5억8600만달러(약 6000억원)어치가 한국 땅을 밟았다.

◆ 관세 내려가도 수입단가는 올라=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이 늘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산 체리 관세 24%는 FTA 발효와 동시에 사라졌다. 그렇지만 1㎏당 수입단가는 발효 직전 평년의 8.4달러에서 2017년에는 9.1달러로 올랐다. 포도 수입단가 역시 같은 기간 2.4달러에서 3.2달러로 뛰었다. 미국 수출업자들이 견고해진 시장지배력을 무기로 수출단가를 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산물도 마찬가지다. 농경연이 지난해 수입 쇠고기단가를 분석했더니 미국산(6.71달러)이 호주산(5.87달러)과 뉴질랜드산(4.68달러)보다 훨씬 높았다. 관세감축의 과실이 국내 소비자가 아닌 미국 수출업자에게 돌아간 셈이다.

◆ 미국 “농축산물 더 열어라” 공세=한·미 FTA가 7년 차로 접어들면서 미국산 농축산물의 공습이 본격화됐지만, 미국은 한국 농축산물시장을 더 열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월12일 중국·일본과 함께 한국을 호혜세 적용 대상국으로 거론했다. 상대 국가가 미국에 관세를 매기면 미국도 그만큼의 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얘기다.

현재 한국이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산 상품은 기초화장품과 몇몇 수산물을 빼면 거의 농축산물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혜세 주장을 ‘농축산물 관세를 폐지하라’는 일종의 경고로 해석한다.

백일 울산과학대 유통경영학과 교수는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할 수 있는 영역은 고관세 농축산물이 될 것”이라며 “관세 철폐가 한참 후에 이뤄지는 쇠고기, 그리고 사과·배 같은 주요 과일이 자칫 추가로 개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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