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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농산물 수급 땜질식 처방...“이상기후 선제 대응 필요”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4-03-22 15:55
조회
27

공급 불안으로 값 상승때마다 
수입확대·할인지원 조치 반복
주원인은 일조량 부족 등 재해
생산기반 유지 근본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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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투데이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정부가 수입 확대와 할인 지원 등 사후 대책으로 가격을 잡으려는 모습이 반복된다. 여기에 해마다 예산이 수천억원 투입된다. 최근 농산물 가격 상승은 자연재해에 따른 공급불안정에서 기인하는 바가 큰 만큼, 정부가 재해 등으로부터 농가의 생산기반을 지킬 근본적 해법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른바 ‘금(金)사과’ 논란이 그칠 줄 모른다. 사과를 비롯한 농산물이 물가를 끌어올렸다며 언론이 집중 포화하자 물가당국은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한다는 입장을 연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과수기반을 무너트릴 수 있는 사과 수입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이에 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사과 수입은 과학적 검역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으로 국내 수급이 일시적으로 불안하다고 해서 서두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대신 농산물 가격 상승 국면에서 정부가 꺼내드는 카드는 수입 확대다. 정부는 최근 사태에도 할당관세 품목과 물량을 크게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할당관세는 특정 품목 관세를 한시적으로 깎아주는 것으로, 2022년 한해 할당관세에 따른 농식품부 소관 품목의 관세지원액(관세 인하액)만 6227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수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품목(46개)과 물량(1918만t)이 모두 늘어난 만큼 관세지원액도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역시 현재까지 50개 품목(1824만t)에 대한 할당관세가 계획돼 있고 하반기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 대책의 또 다른 축인 농축산물 할인 지원에도 막대한 재정이 소요된다. 2022년 1080억원, 지난해 1305억원이 투입된 데 이어 올해도 해당 사업에 1080억원이 편성됐다. 이에 더해 정부는 물가가 잡힐 때까지 할인 지원에 재정을 추가 투입한다는 방침을 최근 발표했다.

정부가 연간 7000억원 이상의 재정을 농산물 물가 잡기에 투입하고 있지만 해마다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는 건 근본적인 처방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나타난 과채류 가격 상승은 집중호우와 일조량 부족 등 이상기후 탓이다. 자연재해가 상수로 자리 잡은 이런 환경에 농가가 적응하고 생산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물가문제는 언제든 거듭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19일 성명에서 “근본적인 대책 없이 당장의 가격에만 천착해서는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킬 수 없다”고 꼬집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당장 올해도 사과(‘후지’)와 배(‘신고’)의 꽃 피는 시기가 평년보다 각각 11·9일 앞당겨질 것으로 예측된다. 꽃 피는 시기가 빨라지면 4월초에 저온피해를 보기 쉽고, 이는 지난해와 같은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농식품부가 다음달 발표할 예정인 ‘중장기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에 사후약방문이 아닌 국내 생산기반을 안정화하기 위한 선제적 정책이 담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윤종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생산성을 높이고 농가 노동력을 줄이는 다축형(평면형) 사과원 등이 국내에 소개되고 내재해·고온저항성 품종이 개발되고 있지만, 경제수령에 도달하기까지 농가가 경제적 손실을 감내해야 해 실제 보급은 더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산지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협력해 품종 갱신 시기에 경영비 일부를 농가에 지원하는 등 단계적·장기적 재해 대응 로드맵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농가가 재해 등으로 경영을 포기하지 않도록 다층적 경영안전망을 구축하자는 의견도 많다. 김영준 강원대학교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는 “보상책은 재해 복구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정비하고, 대규모로 재해가 발생했을 땐 보험의 보장 수준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자”면서 “특히 미국의 대재해보험(CAT)처럼 농가의 순보험료 부담 없이 기준 수확량의 50∼60%를 보장하는 기초 보험을 도입해 모든 농가가 대재해 충격에 대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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