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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공익’ 개념·‘농업인 상호준수의무’가 무엇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0-01-14 10:23
조회
5





농림축산식품부가 5월 ‘농업·농촌공익증진직불제’(공익직불제) 시행을 앞두고 세부 시행방안을 담을 하위법령 제정에 본격 착수했다. 농업인단체 대표자, 학계, 전문가, 지방자치단체 담당자, 소비자들과 함께 ‘공익직불제개편협의회’ 1차 회의를 6일 개최한 데 이어 지난해 단체 실무자급들로 구성한 TF팀도 수개월 만에 2차 회의를 9일 열고 재가동했다. 이번에 각각 열린 회의에서도 세부내용에 대한 정부안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 두 회의에 참석한 이들에게 향후 중점적으로 논의해야 할 점들을 들어봤다.

정부가 공익적 기능 제시
영농형태·환경보전 등 연관
농민부터 이해해야 국민 설득
상호준수의무 실천하려면
실효성 있게 만들어져야

‘부정수급 방지’ 최우선 과제
전담기관·부서 만들어
이행·점검체계 등 구축 모색

선택직불 확대 방안도 필요
쌀 수급·가격불안 대책 세워야


▲명확한 개념 정립 및 홍보=핵심 내용이지만 도입 과정에서 논의가 충분치 못했던 개념 정립 논의가 확산돼야 한다는 요구들이 많다. 중장기적 차원에서의 제도 정착 성패와 긴밀하게 관련돼 있고, 농업인 및 대국민(소비자) 홍보에도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태연 단국대 교수는 “농업이 수행하는 공익이 도대체 무엇인지, 직불제가 추구하는 농업의 공익적 기능은 무엇인가를 정부가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과거 농민들이 해 왔던 것들을 전부 다 공익이라고 할 수 있나. 공익이라는 부분을 직불제에 포함시켜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만큼 이 부분이 명확하게 정립돼야 농민, 소비자,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학철 전국쌀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도 “공익직불제라는 명칭부터 농민들에게 자긍심을 줄 수 있는 내용이 되려면 ‘공익’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영농형태나 환경보전 등이 연관돼 있기 때문에 농민들이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면 문제가 된다”며 “농민부터 설득해야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런 차원에서 농업인의 상호준수의무에 대한 개념도 마찬가지. 박준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농업인 준수의무는 농민들이 실천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농민들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하는 수용성이 있어야 하고, 모니터링도 가능해야 하니 실효성 있도록 만들어져야 하고, 이는 곧 납세자인 국민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김태연 교수는 “농업인 준수의무가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가 돼야 한다. 준수의무가 기존 직불제에서 하고 있는, 이를테면 농지형상 유지, 과다시비 방지 등만 가지고는 공익이 추가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고, 농업인 본인이 준수의무를 명확하게 기록하도록 하는 것 역시 개편 논의 과정에서 반드시 반영돼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개념 정립을 바탕으로 농민 대상의 교육과 홍보가 중요하다는 목소리. 김제열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수석부회장은 “공익직불제가 농촌사회에 갈등구조를 더 만들어낼 수도 있다. 공익직불제를 시행하는 당위성을 알리기 위한 접근방식을 논 농가와 밭 농가 등 영농형태에 따라 달리 해야 할 것이고, 계층별로도 달리 할 필요가 있다”며 “중앙정부 차원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에서도 다양한 접근방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제열 수석부회장은 “농민들이 자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호준수의무가 강제성을 띠게 되기 때문에 농민들이 공익형직불제가 좋은 제도임에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다”며 “하위법령 작업 시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농민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이해를 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정수급 및 이행 점검체계=기존에 나타난 부작용들을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도 요구된다. 대표적인 것이 부정수급 방지 문제다. 이는 농업인의 정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고문삼 한국농업인단체연합 상임대표(한국4-H본부 회장)는 “농업인의 정의를 소득 또는 면적 기준으로 할지, 부업농도 감안하면 쉬운 내용이 아니다”라며 “가짜 농민들을 어떻게 찾아낼 것이냐도 문제다. 부정수령 방지를 위해 심의위원회 등의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문삼 상임대표는 “부정수급 문제는 공익직불제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부분이며, 국민 여론이 바뀔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며 “앞선 직불제가 피해에 대한 보상 측면이라면, 공익직불제는 공익 기능에 대한 보상이기 때문에 부정수급 문제가 제도 자체의 신뢰성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고 봤다.

이행·점검 체계 구축 논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준기 선임연구위원은 “직불제 이행을 점검하는 체계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가 중요하다”면서 “부정수급과 농지 쪼개기 등의 문제들을 최소화하려면 시행 이전에 하위법령을 만드는 과정에서 잘 만들어야 할 필요가 크다”고 말했다.

정학철 정책위원장도 “소농직불금을 120만원 지급한다고 하면 이전에는 크게 신경을 안 쓰다가 서류를 갖춰 등록하는 소농들이 증가할 수 있고, 농지 쪼개기 등도 불거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향후 이행 점검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며, 임대료 상승 등의 부작용도 나타날 것”이라고 꼽았다.

김태연 교수는 “준비기간이 짧아 시기적으로 새로운 전담기관을 만들어서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직불제 이행과 점검, 예산 확보 방안 등을 다룰 수 있는 전담기관이나 부서를 만드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택형직불 확대=소농직불금과 면적직불금 등의 기본직불에 못지않게 선택직불 확대 논의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준기 선임연구위원은 “선택형직불의 경우 정책적으로 발굴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기존 친환경직불과 경관보전직불로만 이뤄져 있다. 5년마다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중장기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9일 열린 TF팀 2차 회의에서도 선택형 직불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김태연 교수는 “지급 단가 설정과 관련해 현재 논의는 생산비용과 생산감소분 등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공익 개념이 명확하게 들어간다면 선택직불 활동의 예시를 광범위하게 추가해 농민들이 그 부분을 잘 수행할 수 있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며 “선택형직불의 접근방식을 다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수급 및 가격 안정 대응=변동직불제 폐지에 따른 쌀 수급 및 가격 불안 우려에 대한 대책 마련 논의도 요구된다. 정학철 정책위원장은 “변동직불제가 폐지되면서 쌀 가격 안정 대책이 나와야 한다. 자동시장격리제 도입을 골자로 한 양곡관리법이 있지만, 쌀 시장격리 시 기획재정부 장관과 협의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현행 체계와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며 “쌀 수급 및 가격 불안에 따른 대책이 별도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타 작물 전환에 따른 수급 불안 우려도 있다. 고문삼 상임대표는 직불금 수령 농가에 정부가 부과할 수 있는 재배면적 조정 및 생산조정제 등을 언급하며, “논에서 밭으로 타 작물 전환 시 어떤 품목으로 갈 것인가 하는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다. 수급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익직불제 시행 이후 지난해의 경우처럼 밭 작물의 연쇄적인 파동이 되풀이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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