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마당

농업뉴스

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농민신문)개편 추진 송아지생산안정제 실효성 의문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4-06-12 09:14
조회
35

정부, 한우산업 발전대책 공개 
기준가격·가임암소수 상향 조정
평균 거래가 가중평균 산출 변경
한우농가 “발동 어렵긴 마찬가지”

20240610500686.jpg

정부가 2012년 이후 한번도 발동되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듣는 송아지생산안정사업을 개편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한 한우농가에서 사육 중인 송아지 모습. 농민신문DB

정부가 2012년 이후 한번도 실행되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는 송아지생산안정사업의 개편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 발동 기준이 까다로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지속되자 기준을 완화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전국한우협회 등에 따르면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우산업 발전대책안’을 공개했다. 정부는 그동안 농협·한우협회 등 생산자단체들과 대책안을 마련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다.

대책안에는 선제적인 공급안정체계 구축방안 중 하나로 송아지생산안정사업 개편안이 담겼다. 이 사업은 송아지의 평균 거래가격이 ‘송아지생산안정기준가격’ 미만으로 하락하면 그 차액을 일부 보전해주는 제도다.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 타결되면서 2001년 쇠고기시장의 완전 개방이 결정되자 국내 사육기반 보호를 목적으로 1998년 도입됐다.



이 사업은 도입 후 2008·2009·2011년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발동돼 약 1000억원의 보전금을 지급했다. 이후 정부는 2012년 사업 발동 기준을 개정했다. 기존에는 송아지 평균 거래가격이 기준가격 미만으로 하락하면 보전금을 지급했는데, 개정을 통해 가임암소수를 새로운 기준으로 추가했다.

즉 송아지 평균 거래가격이 1마리당 185만원(기준가격) 이하로 하락한 동시에, 가임암소수가 110만마리 미만인 때에만 보전금을 지급하도록 한 것이다. 보전금은 가임암소수에 따라 10만~40만원을 차등 지급한다.

문제는 새로운 발동 기준이 생겨나면서 송아지생산안정사업이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실제 2012·2013년 송아지 평균 거래가격이 기준가격 아래로 형성됐으나, 가임암소수 기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사업이 시행되지 못했다.

농식품부가 공개한 개편안은 기준가격을 2022년 통계청이 산정한 송아지 경영비의 80% 수준인 250만원으로 높이고, 가임암소수 기준을 155만마리 미만으로 대폭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보전금을 가임암소수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현 체제는 유지하되, 보전금 수준을 경영비의 90∼98%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려 제도를 현행화한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같은 개편안에도 생산자들은 여전히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농식품부가 발동 기준 완화와 함께 송아지 평균 거래가격 산출 방식 또한 변경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기존 송아지 평균 거래가격은 수송아지와 암송아지 가격을 단순평균으로 산출했다. 수송아지 평균 거래가격이 300만원, 암송아지 평균 거래가격이 200만원이면 이를 단순평균으로 계산해 250만원을 전체 송아지 평균 거래가격으로 발표하는 식이다. 농식품부는 이같은 산출 방식을 가중평균으로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가축시장에서 거래되는 송아지 중 수송아지 비중이 80%에 달하고 통상적으로 수송아지가 암송아지보다 비싸기 때문에 가중평균 방식이 도입되면 송아지 평균 거래가격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생산자들의 시각이다.

서영석 한우협회 정책지도국장은 “기준가격과 가임암소수 등 발동 기준을 완화했지만 산출 방식 변경으로 송아지 평균 거래가격이 높아진다면 결국 발동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식품부 축산경영과 관계자는 “아직 발동 기준은 확정되지 않아 추후 논의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송아지생산안정사업의 목적은 농가소득 보전이 아닌 한우산업 생산기반 안정이고, 거래가격 산출 방식 변경은 현 가축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