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마당

농업뉴스

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한국농어민신문)쌀값 안정 귀막은 정부…올 수매도 걱정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4-06-12 09:04
조회
34

5일 기준 20kg 4만6968원
0.4% 하락…5월 이후 낙폭 커져
‘2022년 최악 쌀값’ 재연 우려
적자 못견딘 RPC 도산 위기

산지 쌀값 하락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단경기(7~9월) 시작을 한 달 앞두고도 쌀값이 추락하면서 수확기 벼 수매까지 우려되지만 정부는 현장의 요구에 귀를 닫은 모양새다.

통계청의 6월 5일 산지 쌀값은 20kg 정곡 기준 4만6968원으로 전회 대비 211원인 0.4%가 하락했다. 지난 5월 낙폭 수준이 다소 완화된 듯 보였던 쌀값은 이후 낙폭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지금의 상황이 ‘2022년과 판박이’라는 점에서 현장의 불만과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2022년엔 정치권까지 추가 시장격리 요구에 가세하면서 정부는 그해 7월 10만톤 추가격리 발표를 한 바 있다. 당시 현장의 반응은 발표 시기에 큰 아쉬움을 보였다. 발표 시기를 앞당겼더라면 최악의 쌀값이라는 오명을 벗는 것은 물론, RPC(미곡종합처리장)의 경영 손실을 일부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평가했다.

올해도 쌀값 하락이 계속되면서 15만톤 추가 시장격리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요구에 정부는 귀를 닫은 것처럼 보인다. 특히 쌀 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현장에서는 “지금 쌀 최대 판매처는 정부”라는 말까지 나온다.

현장의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쌀 수요는 위축돼 있고, 공급은 과잉 상태다. 농협이든 민간이든 재고가 넘치는데 쌀을 판매할 수 있는 곳이 어디냐. 정부 밖에 없지 않냐”고 하소연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또한 일각에선 3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한 RPC들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고 있다는 얘기에서부터, 일부 농협 RPC는 DSC(건조저장시설)로 전환하려는 움직임까지 있다는 것이다. 쌀을 도정해서 판매할수록 적자가 나는 상황에 RPC 운영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민간 RPC를 중심으로 4~5곳이 도산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여기에 일부 농협은 RPC 운영보다는 DSC로 전환하겠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민간의 한 관계자는 “매년 적자를 보는 상황이 지속되면 몇 년 사이에 절반 이상의 RPC가 문을 닫을 것이다. 아니면 소규모 임도정을 하면서 근근이 버티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대책이 늦어질수록 올해 수확기 벼 수매에 대란이 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8월부터 조생종 벼가 나올 시기고, 이후 강원도 철원 지역을 시작으로 수매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금의 재고를 소진하지 않으면 농협이나 민간의 벼 수매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 이럴 경우 수매가격을 놓고 농민들과 RPC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농협 통합RPC 대표는 “정부의 추가격리 발표가 없다면 2022년의 상황이 되풀이 되는 것은 물론 올해 벼 수매도 장담할 수 없다”며 “정부가 대책을 미루는 사이 우리만 농민 불만의 대상이 될 것 같다. 이러한 상황이 정말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