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구정민·고성진 기자]



봄감자 수확을 시작한 전북 김제 광활면의 한 하우스에서 3월 31일 진행되고 있는 출하 작업 모습. 구정민 기자 



봄감자 수확을 시작한 전북 김제 광활면의 한 하우스에서 3월 31일 진행되고 있는 출하 작업 모습. 구정민 기자 

저장감자 반입량 증가에
총선 앞두고 소비침체 여파
전년비 1만원 이상 하락


일조량 부족에 작황 부진
생산량은 줄어든 데다
농약값·인건비 더 들어 ‘애로’


전북 김제에서 햇감자(하우스감자) 수확이 시작되면서 출하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도매시장 시세가 전년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산지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일조량 부족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출하 개시 시점이 전년보다 늦어져 비용은 더 들어간 반면 생산량이 줄어든 상황이라 봄감자 초반 시세를 바라보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3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최근 1주일간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감자 도매시세(20㎏ 상품)는 최소 6만778원(3월 28일), 최대 8만1257원(4월 1일)로 평균 7만원대 초반에서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동기(8만원 초중반대) 대비 1만원 이상 하락한 시세다. 지난해 3월 27일 도매시세(20㎏ 상품 평균가격)는 9만5000원 나왔는데, 이보다는 2만원 넘게 떨어진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잦은 강우로 인해 일조량이 부족해 출하 시기가 늦어지면서 농약값과 인건비 등 비용과 노력은 더 투입된 상황인데도 생산량이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여건이 좋지 않아 봄감자 시세에 거는 산지의 기대가 상당한 분위기다.





김제 광활면에서 감자 농사를 짓는 김성식(52) 씨는 “올해는 유난히 감자알이 작고 잘 자라지 않아 비상품이 늘었다”며 "올해 초 일조량이 적어 생산량은 줄었지만 잦은 비 때문에 농약은 더 자주 쳐서 약값과 인건비는 오히려 더 많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도매시장 초반 시세가 기대에 못 미치자 매년 이맘때쯤 가락시장에 반입되는 수입감자 유통 동향에도 신경이 곤두선 모습이다.

광활면에서 1000평 감자 농사를 짓는 박용(47) 씨는 “수입감자 때문에 출하 때 지평선 광활감자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20kg당 2만~3만원은 떨어졌다. 생산비는 계속 오르는데, 판매가격은 반대로 떨어지니 인건비를 건지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벼농사를 지어서 얻은 수익을 전부 감자 농사에 투자했는데,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남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3월 27일 첫 수확 현장을 방문한 임영용 광활농협 조합장은 “현재 가락시장에 풀리는 수입 물량만 해도 하루에 60톤가량 된다. 올해는 감자 작황도 부진해 농가들 피해가 극심한데 최근 시세 조금 올랐다고 성급하게 수입감자를 풀어서는 안된다”며 “감자 등 농산물 가격안정 대안 마련을 농식품부에 지속 요청하고 있다. 농협에서도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영농자재 지원 및 감자 재배기술 교육 등을 실시해 생산성 향상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광활감자는 280여 농가가 592ha 정도 재배하고 있으며, 국내 봄감자의 35%를 차지해 서울 가락시장 등 전국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3월 하순부터 수확을 시작해 5월 중순까지 출하된다. 광활감자는 간척지 토양에다 풍부한 미네랄과 서해에서 불어오는 해풍 등 생육에 천혜의 조건을 갖춰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아 포슬포슬한 밤 맛이 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가운데 도매시장에선 수입감자 반입 영향보다는 저장감자 반입량이 전년보다 증가했고, 경기 침체와 함께 총선을 앞두고 소비가 가라앉은 측면을 시세 부진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김부용 동화청과 경매사는 “작년 이 시기에는 최고가격이 10만원을 넘어가는 시기인 점을 감안하면 시세가 처지는 상황인데, 아무래도 저장감자 반입이 늘어나면서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작년 이 맘때쯤은 저장물량이 많지 않았다”고 했다.

이용호 한국청과 경매사는 “이 시기 수입물량이 지속적으로 반입돼 온 것은 사실이지만, 하우스(햇감자) 감자와는 수요 자체가 달라 햇감자 시세 영향은 아주 미미하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큰 선거를 앞두고 외식업체 장사가 덜 되기 때문에 수요 부진 측면이 시세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면서 “광활감자 출하시기가 예년보다 열흘 정도 늦어졌는데, 시세는 지금보다 좀 오르다가 출하 물량이 많아지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신선감자의 국영 수입을 관장하고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담당자는 2일 “감자의 경우 1~4월 물량이 가장 적은 단경기인 특성상 전년 연말에 감자 수입을 추진해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TRQ 물량 1000톤(989톤)을 도입했으며, 현재 수입량 759톤 중 400톤을 가락시장에 방출한 상황이며, 나머지는 4월에 진행할 것”이라며 “올해 봄감자 생산량이 늘 것으로 전망돼 수입량을 지난해(2330톤)보다 줄였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올해 3월 20일경부터 집중 방출됐는데, 산지 출하 시기와 맞물려 수입물량이 많아진 것으로 체감할 수는 있겠지만 전체 수입량 자체는 감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