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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43주년 특별기획] 축산, 탄소중립시대를 앞당긴다 1)탄소중립 프로그램 본격 가동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4-05-27 10:27
조회
43

정부 지원 퇴비화 시설
온실가스 저감장치 의무화
바이오차·에너지 시설 확대
분뇨 처리 과정의 저탄소 기반 구축 예정

소 단기사육 모델 마련 시범사업 통해
유전형질에 따른 최적 출하월령과
사육기간 단축 방법 제시
생산비 낮추고 1++ 소고기 등급 출현율
전국 평균 상회 농가 늘어

이천바이오에너지, 올해 공동자원화시설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이천지역 33호 농가 돼지 5만8000여 마리
발생 축분에 대해 1일 140톤
연간 4만6000톤 자원화할 예정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축산부문에서 올해 처음으로 탄소중립 프로그램 시범사엄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가스 재생에너지를 인근 농가에 공급하고 있는 원천에너지전환센터.

축산부문에서 올해 처음으로 탄소중립 프로그램 시범사엄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가스 재생에너지를 인근 농가에 공급하고 있는 원천에너지전환센터.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증가를 막기 위해 인간 활동에 의한 배출량을 줄이고 흡수량은 늘려 순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을 ‘탄소중립’ 또는 ‘넷제로(Net-Zero)’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고 건강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2020년 10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지난해 12월 ‘2050 탄소중립’을 선포했다.

축산부문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탄소중립 프로그램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사육 단계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한우 사육기간 단축 연구도 진행 중이다. 또한 가축분뇨를 바이오가스로 전환해 에너지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탄소중립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축산 부문에서 추진되고 있는 정책과 사례 등을 살펴봤다.

# 정부, 탄소중립 프로그램 운영

농림축산식품부의 2024년 농식품부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올해 축산 부문의 탄소중립을 위해 정부 지원 퇴비화 시설의 온실가스 저감장치를 의무화하고 바이오차·에너지 시설을 확대해 분뇨 처리 과정에서의 저탄소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사료 보급과 저탄소 축산물 인증 대상도 한우에서 돼지고기·우유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공익기능증진직불의 탄소중립 프로그램 시범사업 예산 49억4300만 원을 축산농가의 저탄소 영농활동 지원을 위해 활용함으로써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앞장설 예정이다.

주요 내용은 축산부문 저탄소 기반 실현을 위한 메탄저감·질소저감사료 급여에 따른 활동비 지원으로 소 사육 농가가 메탄저감사료 급이 시 마리당 연 2만5000~5만 원을, 돼지사육 농가가 질소저감사료를 급이할 경우 마리당 연 5000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한육우 사육농가는 마리당 연 2만5000원, 젖소농가는 마리당 연 5만 원을 지원받는 것이다.

아직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을 통해 메탄저감제로 인정받은 물질이 없어 메탄저감사료 개발에는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게 축산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질소저감사료는 CJ피드앤케어가 지난달 22일 출시한 신제품을 1호로 등록했다.

장길원 축과원 축산환경과장은 “서울대가 공인 실험기관으로 인정받기 전까지 국립순천대에서 사료업체들이 신청한 메탄저감제에 대한 실험이 이뤄졌는데 아직 1호로 인정받은 물질은 없다”며 “메탄저감제 실험 이후 사료공정규격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등록이 가능한데 업체에서 승인에 불리한 데이터를 누락시키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데이터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질소저감사료는 사료로 공급하는 잉여 질소를 감축해 가축분뇨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 배출을 저감하는 환경친화적인 사료로 기존 사료와 구분해 질소저감사료로 표시·판매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온실가스 감축, 분뇨 냄새 저감, 적정 영양소 공급 등을 유도하기 위해 양돈사료는 2021년 단백질 수준을 1~3%포인트 낮췄다. 질소저감사료는 현행 사료에 비해 단백질 최대 함량이 1~2%포인트 낮아졌고 양돈사료는 필수 아미노산에 해당하는 라이신의 등록 최소량을 마련하는 등 품질관리 기준이 강화됐다.

# 한우 사육 단계 감축 연구 결과 발표 예정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환경에 부담을 덜 주고 탄소를 보다 적게 배출하는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강원대, 전남대 등과 2022년부터 올해까지 소 단기 최적 사육모델을 개발 중이다. 2022년 송아지 600마리를 구입해 안성목장에서 유전형질, 사육기간, 영양 수준별 사양시험 프로그램을 각각 적용해 24개월, 26개월, 28개월의 경제성 분석과 맛 등을 평가하고 있다.

사육기간 단축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박병기 강원대 교수는 “현행 30개월 사육 대비 24개월 사육 시 사료비용이 32%가량 절감되고 온실가스 배출은 약 25% 감소한다”고 밝혔다.

단기 사육된 한우의 맛 평가 연구를 진행한 김형상 국립한경대 교수는 “일정 수준 이상의 근내지방을 유지할 경우 25개월에 출하해도 소비자가 느끼는 맛의 차이는 미미하다”고 전했다.

농식품부는 축산분야의 향후 사육기간과 규모 확대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소 단기사육 모델 마련 시범사업을 통해 유전형질에 따른 최적 출하월령과 사육기간 단축 방법을 제시할 방침이다.

축산현장에서는 사육기간 단축을 통해 생산비는 낮춘 반면 1++ 소고기 등급 출현율은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김문석 전북 고창 중우농장 대표는 “암소 유전능력 분석을 통해 매년 능력이 떨어지는 암소를 번식에 활용하지 않고 고기소로 비육하고 있다”며 “출하월령은 24개월이지만 1++ 소고기 등급 출현율은 49%로 전국 평균 35%를 웃돌고 생산비는 마리당 150만 원을 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정민 강진 장수팜 대표는 “소 한 마리당 사육공간을 기준보다 50% 이상 추가하고 넓은 초지를 별도로 확보해 자연스럽게 풀사료 섭취량을 늘린 것이 출하가 빨라진 비결”이라며 “출하월령을 27개월로 단축함으로써 생산비가 240만 원가량 절감됐다”고 설명했다.

# 축분을 에너지로 탄소중립 앞장

농식품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가축분뇨 처리 방식을 기존 퇴액비화 위주에서 벗어나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바이오가스 등 에너지화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또한 지역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에너지화 시설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하는 에너지 자립형 단지를 2030년까지 8개소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가스 재생에너지를 인근 농가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원천에너지전환센터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원천에너지전환센터는 이도헌 농업회사법인 ㈜성우 대표가 2018년 농식품부 가축분뇨 에너지화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추진됐다. 이 대표는 2019년 홍성군 결성면 금곡리 일원에 공동에너지화 사업을 진행하고자 주민설명회를 거쳤으며 2020년 완공 이후 주민들과 함께 협의를 통해 원천에너지전환센터를 운영 중이다.

원천에너지전환센터에서는 1일 110톤의 분뇨처리가 가능한데 처리된 분뇨는 100% 퇴액비화된다. 또한 농식품부의 에너지 사업 지침 변경에 따라 정화방류 시설을 도입할 계획이다. 정화 방류 시스템 도입 시 1일 처리용량은 140톤까지 가능하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가축분뇨에 음폐수까지 처리하면서 시간당 200~220W 수준에서 발전기를 가동 중이며 발생한 에너지를 원천마을 가구에 공급하고 있다.

2022년에는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도 발급받았다. 원천에너지전환센터는 지역주민들과 상생을 통해 가축분뇨 에너지화시설을 근간으로 하는 농촌 에너지화 생태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대표는 “주민 공동으로 운영하는 태양광시설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나머지 절반은 인근 마을의 에너지 취약계층에 기부할 계획”이라며 “에너지 효율과 재생에너지 생산을 넘어 협동조합, 일자리, 문화 등의 성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천바이오에너지 조감도.

이천바이오에너지 조감도.

이천바이오에너지는 지난 2월 농식품부가 주최한 2024년 공동자원화시설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이천바이오에너지는 이천지역 33호 농가의 돼지 5만8000여 마리에서 발생하는 축분에 대해 1일 140톤, 연간 4만6000톤을 자원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하루 기준으로 8225N㎥의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1만4736kwh 전기 생산을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