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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뉴스

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농민신문)“의료인프라 열악한 농촌, 보건소 사업 효용 높여야”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4-03-26 09:34
조회
14

읍·면 주민 45% 연 이용 ‘0회’ 
‘농부병’ 관련 관리서비스 미흡
“수요 걸맞은 프로그램 확대해
만성질환 진입 최대한 늦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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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상운면에 사는 A씨(54)는 최근 농작업 중 요통을 자주 앓는다. 인근 광역시에 있는 종합병원을 찾아가니 만성 요통이 될 수 있다며 예방 치료를 권했다. 하지만 하루에 한두대 오는 버스를 30분간 타고 읍내로 가도 치료를 받을 곳이 마땅찮다.

고령화로 건강수명의 중요성이 커졌다. 건강수명은 평균수명에서 몸이 아픈 기간을 제외한 것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진 만큼 건강한 노후를 보내는 것이 화두가 됐다.

이런 기조에 맞춰 보건·의료 정책도 발병 후 치료에서 ‘사전·예방적 건강관리’로 무게추가 움직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내놓은 ‘성과관리시행계획’에는 사전·예방적 건강관리 강화가 주된 목표로 자리했다.



민간 의료기관이 적은 농촌은 보건소 등 공공의료 기관이 이런 건강관리서비스를 전담하지만 이용이 저조하다. 농촌주민의 수요에 맞지 않는 운영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만성질환 시달리는 농촌=농촌주민은 도시민보다 만성질환을 앓을 위험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농촌주민의 예방적 건강관리 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적 만성질환인 고혈압·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당뇨병·관절병증의 유병률은 모두 농촌주민이 도시민보다 높았다.

특히 이른바 ‘농부병’으로 분류되는 관절병증을 겪을 위험이 농촌주민에겐 더 컸다. 농경연 분석에 따르면 관절병증 유병률은 도시(8.1%)·도농복합시(8.8%)·읍(9.9%)·면(15.3%) 순으로 높았다. 면지역 주민 가운데서도 농민(17.9%)이 비농민(9.9%)보다 관절병증에 더 시달렸다. 장시간 이어지는 고된 농작업이 만성질환으로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김정섭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농촌지역, 특히 면지역으로 갈수록 특정 만성질환에 진입하는 시기가 빨라진다”며 “중년에 만성질환이 시작되면 노년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므로 농촌지역 중년층이 만성질환에 진입하는 시기를 늦추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농촌과 동떨어진 건강증진사업=만성질환 유병률을 낮추기 위해 정부는 예방에 초점을 맞춘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이 대표적이다. 보건소·보건지소·보건진료소 등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금연·절주·영양·신체활동 등 13개 영역으로 구성돼 있다.

민간 의료기관이 적은 농촌에서는 보건소의 역할이 크지만 효용성이 낮다. 농경연이 읍·면 주민 110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8월 설문조사를 펼친 결과, 연간 보건소 이용 횟수를 묻는 항목에 ‘이용 안함’을 표시한 응답이 44.7%로 가장 많았다. 평균 이용 횟수는 연 1.7회에 그쳤다.

우선 보건소가 적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을 주도하는 보건소는 2020년 기준 군지역 82곳 가운데 79곳에 있다. 넓은 군지역 1곳당 보건소가 1개꼴인 탓에 보건소가 없는 읍·면 지역의 주민은 군소재지 등으로 이동해야 이용이 가능한 형편이다.

건강증진사업이 농촌 수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은 8개 영역을 필수사업으로 지정했다. 전문가들은 농촌주민이 앓는 만성질환과 일부 필수사업 사이에 괴리가 크다고 본다. 의료 인력이 부족한 농촌에서 이런 필수사업이 정작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례로 농촌은 근골격계 질환 등 농부병을 앓는 주민이 많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이와 관련된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보건소·건강지원센터는 경남 함양군 한곳뿐이다.

농촌 수요 맞는 서비스 확대해야=전문가들은 농촌 특성·여건을 고려해 건강관리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지역사회 통합건강 증진사업은 농촌 현장에서 지역 사정에 맞춰 관련 정책을 유연화해야 한다”며 “필수 영역의 비중을 낮춰 지방자치단체가 독자적으로 (주민의) 필요를 확인해 정책사업을 기획할 여지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북 부안군보건소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통합건강증진사업을 펼쳐 주민 호응을 얻었다. 부안군은 지역민의 고혈압·당뇨 수치 인지율이 다른 지역보다 낮다는 특성을 파악, 이를 관리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마을회관 10곳과 연계해 참여 대상을 발굴하고 4주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결과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 인지율이 프로그램 시행 전 19%에서 시행 후 49%로 크게 개선됐다.

지자체가 농부병을 관리할 재활센터를 설치한 사례도 있다. 전남 곡성군은 2016년부터 ‘농업인재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근골격계 질환 등 농부병을 예방·치료하기 위해서다. 전문 재활의사와 물리치료사 등 인력을 확보하고, 재활운동실 등을 운영하며 농민의 고질적인 근골격계 질환을 체계적으로 진료·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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