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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금사과 논란에 들끓는 농심…“안정 생산에도 특단 조치를”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4-03-22 15:54
조회
18

“사과 이어 수박에도 불똥 튈라” 
물가상승 주범 호도에 애끓어
사후약방문 말고 예방약 필요
피해예방 기술·시설 적극 보급
정확한 기상 관측 데이터 제공
농작물재해보험 보상 현실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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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에서 수박농사를 짓는 김관식씨(왼쪽)와 이동한 부여군 수박연합회장이 일조량 부족으로 다 크지 못한 수박을 살펴보고 있다. 이들을 비롯한 수박농가는 4월 출하량이 줄어 가격이 일시적으로 올라가면 정부가 이를 잡기 위해 과일 수입량을 또다시 늘리지 않을까 우려한다.

“언론이고 정부고 사과가 비싸다고 아우성인데, 4월에는 불똥이 수박으로 튀어 ‘물가 상승 주범’으로 몰리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됩니다. 과일값 좀 올랐다고 호들갑 떨지 말고 이상기후에도 문제없이 농사지을 수 있는 튼튼한 생산기반을 구축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저석리에서 수박을 재배하는 김관식씨(64)는 최근 벌어지는 있는 ‘금사과’ 논란과 관련해 “지난겨울 일조량 부족으로 수박·멜론 등으로까지 피해가 확산하면서 4월부터 출하하는 수박 가격이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또 ‘수박값이 높다’며 과일 수입을 왕창 늘리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금사과 논란에 현장 농민들의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과일은 주식도 아닐뿐더러 기호식품이자 간식인 데다 대체 품목이 얼마든지 있지만 언론이 ‘물가 상승 주범’으로 호도하고, 정부가 이에 부화뇌동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서다. 물가 관리에만 매몰된 나머지 과일 수입을 확대하는 정책을 남발하는 정부에 농민이 겪는 어려움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충남 논산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한 농가는 “지난해 봄부터 저온피해·집중호우·우박 등 각종 자연재해와 사투를 벌였고, 지난겨울에는 흐리거나 계속해서 내리는 비로 일조량 부족 피해까지 겪었다”며 “정부는 이런 어려움을 겪는 농민을 어루만져주지는 못할망정 과일 수입 확대라는 ‘농민 죽이기’ 정책을 고수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일값이 비싸다고들 하는데 작황부진으로 생산량이 줄어들고 비용은 더 들어 손에 쥐는 돈은 오히려 줄었다”며 “제발 일시적인 과일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의 주범인 양 몰아가지 말라”고 정부와 언론에 하소연했다.

현장에서는 정부가 ‘물가 타령’ 대신 올해와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장기적인 예방·지원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상기후 피해가 하루이틀이 아닌데 여전히 피해가 발생한 뒤 사후약방문만 내 문제라는 것이다.

전남 곡성에서 1만6528㎡(5000평) 규모로 멜론을 재배하는 김현수씨(43)는 “햇볕을 대신해주는 보광등이라도 미리 보급됐다면 상황은 지금보다 나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동한 부여군 수박연합회장도 “일조량 부족문제가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인공적으로 빛을 내는 보광등 같은 장비가 필요하다”며 “다만 현재 보광등은 가격이 너무 비싸 비용을 낮추고 관련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일값을 안정시키려면 최근 과수에서 빈발하는 저온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지원책을 확대해 생산체계를 안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방상팬, 저온피해 방지 연소자재(고체연료), 과수꽃 동상해 방지 미세 살수시설, 통로형 온풍법 등 새롭게 개발된 예방시설이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확대 보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용 부담을 낮춰 농가들이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0여년간 애호박농사를 지어온 곽한신씨(58·충북 청주)는 “전기료와 자재비가 급등한 상황에서 날씨 탓에 사용량도 증가해 생산비가 크게 늘었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없었다”며 “농가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전기료를 큰 폭으로 인하하고 영양제·비료 등에 대한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농업시설 확대, 재해에 강한 종자 개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등 이상기후에 대응하는 보다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기후와 관련해 정부가 정확한 관측 데이터를 제공하고, 기술 지도에 힘써주길 바란다는 요청도 있다. 재배면적 등 생산기반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재호 강원 춘천 신북농협 조합장은 “현장에선 외국인 근로자가 올 걸 생각하고 3만3000㎡(1만평)에 농사를 지으려 하다가도 일할 사람이 들어오지 않으면 절반으로 줄이기 일쑤”라며 “이럴 때 기상이변이 발생하면 수급불안문제가 더 커지는 만큼 더 체계적인 노동력 공급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엇보다 농작물재해보험 피해보상 규정을 개정해 피해농가에 현실성 있게 보상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한목소리로 요구한다. 농가들이 재해보험을 믿고 농사를 지을 수 있어야 먹거리 생산도 안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2만3140㎡(7000평) 규모로 배농사를 짓는 신영환씨(49·경기 안성)는 “최근 들어 기후변화가 빈발하면서 저온피해 등으로 2∼3년간 생산량이 큰폭으로 줄어 피해를 산정하는 기준인 기준수확량도 크게 떨어져 실제 재해가 발생했을 때 충분히 보상받지 못한다”면서 “실제 농가들이 피해 본 만큼 보상받을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일갈했다.

한석호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엥겔지수로 보나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농축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나 농축산물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정부는 특정 품목의 일시적인 가격 등락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이상기후에도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반을 튼튼히 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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